그리스의 경우 유로존의 정책만 믿고 리스크에 대해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안일한 대처가 화를 불렀으며, 포르투갈의 경우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집권 여당이 정치적 리더쉽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그리스, 유로존 믿고 부실 대처로 화 불러
그리스 국채 가격 급락 사태는 이미 심각한 재정위기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 배경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담보 정책을 과신한 그리스 당국의 부실한 위기관리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가을 세계적인 투자은행 리만 브라더스의 몰락 이후 ECB는 유로존 주요 은행들에게 효과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담보 규정을 완화했다. 이로 인해 자금시장 운용대상이 되는 국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 등급 이상으로 낮췄다.
이는 당초 일시적 정책으로 지난해 말까지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2010년 말까지 연장됐다. 최근까지도 많은 전문가들은 이같은 담보 정책이 내년 또는 그 이후까지도 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동안 은행들은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ECB의 자금지원을 거쳐 다른 자산으로 사실상 교환할 수 있었다. 결국 이는 그리스 국채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요인이 됐다. 또한 그리스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은 사실상 위기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의 재정 적자를 비롯한 거시 경제적 위기로 인해 그리스 국채는 올해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그리스 국채는 ECB의 정책적 보호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해 초 ECB 고위 관계자들은 올해 출구전략의 일부분으로 통화 정책의 정상화를 검토하고 있다. 결국 그렇게 되면 그리스 국채에 대한 중요한 매수세가 사라지는 셈이 된다. 이에 따른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며, 예컨대 그리스 채권을 많이 보유한 독일 보험사도 유동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리스 재정 위기는 단순히 ECB 담보 문제 뿐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 거시 경제적 요인의 부실에 따라 헤지펀드 자금의 공격으로 시장이 일거에 흔들렸다. 이에 따라 국가 경제적인 위기로 부각됐다는 사실이다.
월스트리트 헤지펀드들은 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고 유로존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로존 정치지도자들은 이같은 헤지펀드의 공격을 유로존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정치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헤지펀드들은 그리스 경제의 상황이 과도한 재정적자와 출구전략 논란 등에 휩싸여 있다고 보고 과감히 배팅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는 지난해 동안 가려져 있던 충분히 예견됐던 문제라 할 수 있다. 당국의 부실한 위기 대응으로 결국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포르투갈, 정치적 혼란이 위기 증폭
반면 포르투갈의 재정 위기는 정치적 혼란 양상으로 파문이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포르투갈의 테이세이라 도스 산토스 총리는 유럽정책위원회에 강력한 긴축재정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그리스의 예산안에 못지 않은 강력한 긴축 정책이다.
그는 포르투갈이 비이성적인 금융시장 흐름으로 인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며 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르투갈 정계의 경우 지난해 9월 중도우파가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해 여소야대 정국이 됐다.
이에 따라 좌파와 우파가 연합한 야당세력이 법안 통과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여당의 무책임과 정책 실기 등으로 위기가 계속 재발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전일 포르투갈의 페르난도 테세이라 도스 산토스 총리는 야당이 제시한 재정 지출확대 법안에 대해 반대하면서 "야당의 재정 지출 확대안은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언에 따라 포르투갈 주식시장은 전일 5%가까이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1월 이후 일최대 규모의 하락세다. 포르투갈의 CDS 프리미엄도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여당의 말처럼 포르투갈의 재정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데 시장이 신뢰를 보이지 않으면서 채권수익률도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