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앞다퉈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선물업 인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했거나 내년초부터 개시할 예정이다. 계열사로 선물사를 두고있던 증권사 중 일부는 합병을 통해 선물업에 뛰어든다.
선물업을 둘러싸고 여의도 증권업계가 또다시 전쟁같은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경쟁을 통해 시장규모를 확대하고, 투자자의 편익을 고취시키는 장점도 있지만 제살깎아먹기식 과열경쟁, 모두가 패자(敗者)가 되는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터넷 종합경제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이 같은 여의도 증권업계의 선물업 전쟁에 대해 3회에 걸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뉴스핌=문형민 박민선 변명섭 조슬기 기자] 올해초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서 증권사들은 선물업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증권사들의 진입으로 기존 선물회사들은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해보인다. 문제는 새로 진입하는 증권사들간에 어떻게 시장내 지위가 정해지는가이다.
대형사는 대형사대로 그간 쌓아온 브랜드파워를 앞세우고, 모회사로 은행이나 대기업을 가진 증권사는 그룹내 시너지 강화를 강조하는 상황이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내년 선물업에 사내 역량을 집중하면서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 전략을 펼치겠다는 등 한발 앞서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말 현재까지 선물업 겸영 인가를 취득한 증권사는 총 24곳에 달한다. 내년에 진출하는 증권사까지 합하면 총 40여개사가 선물업을 영위할 전망이다. 시장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플레이어는 3배가량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 증권사 선물업 영업력 강화, 자회사 있는 경우 인수합병
증권사들이 선물업으로 영업력을 확장하려는 목적은 물론 새로운 수익원의 창출이다.
한국거래소(KRX)에 상장돼있는 국채선물의 경우 월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기준으로 310만 3000계약에 달한다. 통화선물도 상당한 거래가 이뤄진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한해 국채선물과 통화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수수료로 20억원 가량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증권사가 선물업 인가를 받게되면 이렇게 지출되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영업력을 확대해 새로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영업초기 투자비용이 있겠지만 증권사들의 선물업 진출은 그리 잃을 게 많지 않을 분야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먹을 게 많다는 건 아니다.
한 증권사 법인영업본부장은 "선물회사에 지출했던 비용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증권사들이 영위하는 사업을 같이 하며 구색을 맞출 수도 있다"며 선물업 진출의 이유를 밝혔다.
이 본부장은 "진출하기는 했으나 솔직히 큰 기대를 갖고있지는 않다"며 "경험도 없고, 경쟁도 치열한 분야라 아직까지는 지켜보면서 확대여부를 결정하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의 선물업 진출로 시장이 일정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존 선물회사들은 규모가 작아 광고홍보나 마케팅 활동이 제한적이었다. 증권사들의 대거 진출은 지금까지와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장을 키워 나눠먹기 보다는 기존 물량을 뺏어오려는 증권사간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다.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신규진입자들이 많으면 '뺄셈'의 생존경쟁은 필수불가결흔 것이다.
KRX 통화선물의 경우는 기존 선물사들의 포지션이 상당기간 유지되고 있어 증권사로의 신규 이관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증권사들의 경쟁은 국채선물 시장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한정된 시장에서 누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해외선물의 경우 야간에 주로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고객수 확대가 용이하지 않다.
선물회사에서 증권사로 이직한 한 관계자는 "해외선물은 '와타나베부인'등이 사회적인 화제가 되면 반짝 증가하지만 시장성장 속도가 아주 더디다"며 "증권사들의 경쟁은 국채선물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은행이나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은 관계사 물량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태세다. 통상적으로 은행이나 기관들은 자기 관계사인 증권,선물사에 물량의 50% 정도를 몰아주고 있다.
결국 계열사로 묶여있지 않은 증권사들은 나머지 물량 중 비중을 높이기 위해 영업에 사활을 걸어야하는 입장이다. 거래처를 뺏어오기란 그리 만만치 않다.
주요 대형증권사들은 이미 지난 14일 주요 장내파생상품을 HTS에서 매매 가능토록 하고 있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회사들도 새해초에는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 기존 선물사가 활발한 영업력을 발휘하는 곳은 일단 관계사 선물사 위주의 공략법을 택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선물사를 관계사로 가지고 있는 증권사의 경우는 선물사를 통한 거래를 일단 활발히 하고 있는 것은 안다"고 언급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달 24일 지분 95.8%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동양선물을 인수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선물업 겸업이 가능해진만큼 증권사들은 기존 선물사들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중소형 증권사도 여력 타진 '선물업은 대세'
이러한 경쟁구도 속에 파생상품시장 파이가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와 선물사간의 시장잠식 우려가 있지만 중소형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이트레이드증권은 지난 18일 장내파생상품 영업 본인가를 취득하면서 조직을 신설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본인가 취득을 계기로 법인영업 사업본부내 '해외선물팀'을 신설하고 비철금속 등 원자재 파생상품 부문도 비중있게 추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LS그룹이라는 매출처를 확고하게 보유하고 있어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
토러스투자증권 원재웅 애널리스트는 "선물업 인가후 LS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연 20억원 정도의 상품선물 수익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수익전망은 올해 예상 세전이익 400억원의 25% 수준에 달해 이미 국내 및 해외선물 영업팀이 완성된 이트레이드증권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판관비 증가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이외 여타 중소형 증권사들 중에서도 장외파생상품 예비인가를 받고 활발히 준비하는 등 수익성 확보의 계기로 삼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향후에 외환 선물 거래 등에서 수익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고 펀드 투자 상품 등도 다양화되고 있어 환위험 헷지를 위한 선물거래는 증권사들의 공통적인 문제의식으로 자리잡을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상품 등으로 인한 선물 거래의 전체적인 거래량이 늘고 선물사에 주던 수수료 등을 절감할 수 있는 잇점이 있어 내년에는 증권사들의 선물업 진출 경쟁이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금융위원회, 2009년 12월 현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