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 개정된 법만으로는 지주회사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그룹의 현재 지배구조는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다.
에버랜드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주요 자회사로 삼성생명을 거느린 보험지주회사가 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7.21%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 지분이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목에 걸린 생선가시'와 같다.
이번 개정된 금융지주회사법은 보험지주사의 자회사인 보험사는 비금융회사(제조업체)를 지배할 수 없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보험지주회사는 지주회사가 직접 비금융회사를 자회사로 지배하는 것만을 허용한다.
이는 보험계약자로부터 수탁 받은 자산을 비금융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장에 사용하면 금융소비자와 이해상충, 보험회사의 건전성 등에 미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자회사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율을 5% 아래로 지분을 낮추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분율이 낮아지면 M&A 위험이 높아진다.
5%를 초과하는 지분 2.2%를 다른 계열사에 매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지분을 인수하는 데는 2조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에버랜드를 배제하고 삼성생명 중심의 지주사를 세우는 것은 어떨까? 삼성생명 지주사가 삼성전자을 자회사로 두려면 삼성전자 지분을 13% 가량 더 확보해야 한다.
지주회사법에서는 지주회사가 되려면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하기 때문이다. 비록 최장 7년의 유예기간이 있지만 삼성생명이 추가 매입해야 할 삼성전자 지분은 현재 시세로 15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결국, 어느 방법도 손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때 삼성은 백방으로 뛰어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에는 이번에 통과된 비은행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에 관한 규제완화(안)에서 자회사 규정 내용 자체를 바꿔보려고 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계열사이면서 최대주주관계인 회사’ 라는 공정거래법상의 자회사 정의와는 다른 ‘계열사이면서 지분이 10% 이상인 최대주주관계인 회사’라는 새로운 정의를 도입하자는 제안이었다고 한다.
무위로 돌아가긴 했지만 이런 행적들로 봤을 때 삼성그룹이 향후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지 흥미는 더욱 더 고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