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 국고채 AAA 등급의 채권이 다수 포함하고 있더라도 BBB등급 채권이 한 종목이라도 포함시킬 경우 'B급 펀드'로 인식되던 기존의 관행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거다.
(이 기사는 6일 오전 7시 46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법으로 규정된 것은 없지만 펀드에 편입할 수 있는 채권등급의 하한선을 BBB-로 정했던 내부규정도 점차 바뀌고 이로인해 펀드수익률과 운용자금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펀드 자체의 신용도와 리스크 등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어 이전에 비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도 보다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 "채권펀드 투자자, 정보 확대 이점"
펀드신용평가제도가 도입된 것은 투자자들에게 펀드의 신용등급과 위험성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동안 채권형펀드 투자자는 가입한 펀드에 어떤 채권이 편입됐는지는 알 수 있지만 펀드 전체적인 신용위험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약관만으로 그 펀드의 특성을 미뤄 짐작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펀드신용평가제도는 이런 차원에서 볼 때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고, 보호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의진 삼성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현재 펀드는 분류 자체도 단기, 중기, 장기형으로 상당히 애매한 상태"라면서 "신용도도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있어 각 개별 펀드의 신용도나 위험 등에 대해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정부가 제한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광호 한신정평가 팀장은 "펀드가 신용평가대상이 되면 단순히 펀드가 부도가 나는지 나지 않는지 차원이 아니라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투자자 입장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된다"면서 "투자자는 펀드의 수익률 뿐만 아니라 위험도까지 두루 고려하면서 투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위험 대비 적정한 수익을 보장 받고 있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하위등급 채권을 펀드에 포함할 경우 감독당국이 하위등급 채권의 편입비중을 전체 자산 대비 일정 비율로 정할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우호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운용사, 편입범위 확대 및 운용기술 업그레이드"
운용사들 내부적으로 펀드신용평가제도가 나쁠 게 없다라는 판단이다.
우선 펀드에 편입할 수 있는 채권을 다양하게 구성해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 기존에는 투자제한등급에 걸려 일정 등급 이하의 채권은 원천적으로 편입할 수가 없었다. 이제는 펀드의 평균적인 신용등급을 평가하기 때문에 AAA인 초우량채권과 BBB- 또는 그 이하 등급 채권을 적정한 비율로 구성해 펀드 전체적인 신용등급을 A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가 있다.
그만큼 펀드의 운용대상이 넓어지고 수익률은 높아져 펀드에 유입되는 자금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 아울러 BBB급 이하의 회사채로도 돈이 돌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 때문이다.
김의진 본부장은 "예전에는 BBB이하의 채권은 편입시키지 말라는 규정으로 펀드에 전부가 A 등급 이상만 들어갔는데 이 제도로 펀드의 99% 편입 자산은 AAA 등급이고 한 종목만 BBB 이하도 가능할 것 같다"면서 "운용자 입장에서는 하위등급에 투자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형호 아이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 채권형펀드에 다양한 종목, 다양한 등급의 자산을 포함시킬 수 있어 운용자산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금도 늘어나게 된다"면서 "펀드신용평가는 한마디로 채권시장의 또 다른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수익률로만 펀드를 평가했던 기존의 관행을 탈피할 수 있는 점도 운용사 입장에서는 괜찮은 점이다. 펀드 성과에 수익률 뿐만 아니라 신용도를 고려한 운용형태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 "업계 관행 및 부실채권 문제 풀어야"
하지만 펀드신용평가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과제도 있다.
펀드에 편입한 하위등급의 채권이 신용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다. 펀드 전체적인 신용등급은 우량하게 맞출 수 있지만 개별 채권의 부실로 인한 위험은 감수해야한다.
운용사나 판매사 입장에서는 이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등급의 채권을 묶어 팔아 추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것을 문제삼지 않겠다는 조항을 달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광호 팀장은 "업계 세미나를 하다보면 운용사나 판매사 입장에서 기관투자가들에게 펀드투자를 권유하고 추후 발생하게 되는 부실상황에 대해 그것이 적법하다면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정부 당국의 추가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나오고 있는 것이 펀드에서 편입할 수 있는 하위본드의 투자한도를 결정하는 문제이다. 정크본드 편입 비중을 전체자산의 10%이내로 제한하는 조치가 한 예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쉽지는 않다. 감독당국이 그 비중을 정할 경우, 운용사 입장에서 투자의 제약이 따른다는 이유로 꺼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BBB급 채권 편입을 꺼리는 업계 관행을 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제도가 BBB급 이하의 채권에 돈을 돌 수 있게 하는 직접적인 비책이 될 수는 없지만 제도가 안착이 되면서 그 효과로 하위등급 채권에 온기가 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
김형호 본부장은 "시간은 걸리겠지만 메리트가 있다면 또 다시 하위채권으로 돈이 돌 수 있을 것"이라면서 "관행이 바뀌는 게 중요하지만 바뀌기만 한다면 그 관행이 또 다시 굳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투신운용사 관계자는 "펀드신용평가제도에다 장기 회사채펀드의 세제혜택 확대 정책이 더해진다면 회사채시장이 훨씬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적극적인 정책이 신용경색을 풀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