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총재가 10일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내놓은 말은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판단을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금통위는 물가와 경기 모두를 고려해 7월 기준금리를 연 5.00%로 동결했다.
하지만 이성태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은 말을 곰곰 생각해보면 경기둔화보다는 물가상승에 보다 초점을 맞춘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기자 간담회 장으로 돌아가 보자.
이성태 총재는 먼저 모두 발언을 통해 "경기는 나빠지고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기는 하지만 다행히 수출이 받쳐줘서 감속하는 속도가 급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즉, 경기둔화가 가시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걱정할 수준의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반면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한층 더했다.
이성태 총재는 "공공요금이 동결된 부분이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런 것을 감안한다면 물가상승압력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은 더욱 컸다.
이성태 총재는 "물가안정을 제일의 목표로 삼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여 혹시나 임금이 상승하는 2차효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멘트 자체는 경기와 물가 모두를 우려하는 것 같았지만 한국은행 본연의 임무를 볼 때 물가를 더욱 중시하지 않을 수 없다는 뉘앙스도 풍겼다.
이성태 총재는 "이렇게 경기가 악화되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책을 선택할 때 여러가지 측면을 보고 균형잡힌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한은이 본질적으로 부여받은 임무가 뭐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물가잡기를 원하는 심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미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모두발언을 통해 이성태 총재는 경기둔화보다는 물가상승에 대해 초점을 맞춰 우려감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향후 금리인상까지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시간에도 이런 총재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의 확산이 한 단계 더 발전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무엇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답변을 내놔,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또 올해 하반기에 5%대까지 올라온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꺾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성태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이라는 게 실제로 올라왔고 우리는 그것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올 하반기에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 밑으로 내려가기도 만만치 않다"면서 "내년에 한은이 정한 물가목표인 3% 수준으로 갈 것이라는 자신도 없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현재 공공요금의 동결로 반영되지 않은 물가상승분을 감안할 때 물가상승률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물가상승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물가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성태 총재는 "내년도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에 갈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그 다음 해라도 3%로 와야 할 것 아니냐"면서 "그렇게 돼야 우리경제가 제대로 갈 수 있지 않겠냐, 이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에 따른 2차 효과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동성을 잡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은 통화정책이라는 것도 강조했다.
정부가 내놓은 유동성 관리 대책이 미시적인 상황에서 유동성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 이 같이 답변한 것.
이성태 총재는 "주택담보대출 담보물 심사 강화, 미래 손실을 감안한 대손충당금 쌓기 등도 유동성을 축소할 수 있는 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면서도 "유동성을 잡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통화정책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유동성 관리 수단이 별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경우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밖에 없음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는 유동성을 잡기 위해 애초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효과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면서 그는 비단 통화정책방향에 담은 문구를 통해서만 한은과 시장간의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닌 여러 경로를 통해 이 같은 소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즉,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나 조사국, 시장국에서 바라본 실물경제 동향 모두가 한은의 시그널이라고 볼 수 있다는 뜻인 것이다.
결국, 오늘 그가 내놓은 말들은 시장에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준 것일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채권시장은 금리는 상승, 국채선물은 하락하며 한은의 시그널에 맞게 거래를 하고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