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정책 결정자들은 8월 7일 하루 동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5.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6월과 마찬가지로 정책성명서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대로 완만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일차적인 정책 우려 대상"이라는 점을 재확인, 비공식적인 긴축 성향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결과를 본 미국 금융시장의 국채금리는 상승했고, 주식시장은 일시 하락했다가 반등했다. 그리고 달러화 가치는 장중 변동성을 연출했다.
그러나 이번 성명서에서는 ▲ 최근 금융시장의 동요와 신용경색 우려 인정 ▲ 고용시장 및 세계경제 주목 ▲ 경기 하방 리스크가 다소 증대라는 세 가지 변화가 가미됨으로써 비공식적인 긴축 성향이 다소 중립 쪽으로 이동했음을 시사해 눈길을 끈다.
이번 결정에 찬성한 멤버(Member)는 Ben S. Bernanke, Chairman; Timothy F. Geithner, Vice Chairman; Thomas M. Hoenig(캔자스); Donald L. Kohn; Randall S. Kroszner; Frederic S. Mishkin; Michael H. Moskow(시카고); William Poole(세인트루이스); Eric Rogengren(보스턴); Kevin M. Warsh 등이다.
7월 23일부로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캐시 미네한에서 에릭 로젠그렌으로 교체됐다. 참고로 부시대통령은 비어있는 2자리의 연준 이사직에 새 지명자를 올려둔 상태이며 상원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 기사는 8일 6시 57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세 가지 중요한 변화, 그러나..
금융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정책성명서 변화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다. 무엇보다 그 동안 유지되어 온 경기와 물가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의 변화와 향후 정책 변화에 대한 비공식적 기조의 전환 가능성이 주목대상이었다.
이런 점에서 8월 성명서는 기존의 기조가 그대로 유지된 것 같으면서도 중요한 세 가지 변화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첫째, 상반기 성장이 완만했다거나 주택경기 조정이 지속되는 중이라는 기존 표현은 그대로 사용되었지만, 연준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해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성명서에서는 "최근 몇 주 동안 금융시장의 동요와 일부 가계 및 기업의 신용여건이 좀 더 경색되었다(Financial markets have been volatile in recent weeks, credit conditions have become tighter for some households and businesses)"는 문구가 삽입됐다.
둘째, 경기전망과 관련해 경제가 앞으로 수 분기 동안 완만한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표현이 유지되었음에도 불구, 굳이 "이는 견조한 고용 및 수입 성장세와 왕성한 세계경제에 의해 뒷받침될 것(supported by solid growth in employment and incomes and a robust global economy)"이란 문구를 첨가했다.
이 같은 문구의 추가는 연준이 사실상 인플레이션 압력도 보지만 이제는 고용시장의 변화 쪽으로 관심을 이동하고 있음을 환기시키는 식으로 문장의 색깔을 바꾸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나아가 세계경제의 변화를 언급한 부분은 세계화의 영향을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판단과 전망은 6월과 마찬가지로 유지되고 있다. 비록 최근 몇 달간 근원 물가가 완만해지기는 했으나 확신을 가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셋째,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대한 대로 완만해지는데 실패할 위험이 일차적인 정책적 우려 대상이라는 기존 표현을 유지하였으나, 그 앞에 "비록 경기 하방리스크가 다소 확대되었으나(Although the downside risks to growth have increased somewhat)"라는 명백히 눈에 띄는, 전략적 변화를 예감하게 하는 강한 문장을 삽입했다.
경기 하방리스크를 마지막 문장의 최선두에 내세움으로써, 연준은 정책기조가 점차 중립 쪽을 선회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아마도 이는 금리인하를 강하게 원하고 있는 시장 참가자들의 '원성'을 수용하는 일종의 책략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물론 이상의 몇 가지 중요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고용시장이 본격적으로 둔화되고 실업률이 상승하기 전까지는 아직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일차적인 강조점으로 들고 나올 것이라는 고집스러운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 당분간 금리 동결
연준의 정책결정과 함께 새로운 성명서가 발표된 직후 금융시장은 10월 금리인하 기대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당초 35%까지 올라갔던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은 성명서 기조 확인 이후 5%로 줄었다. 그러나 연말까지 한 차례 금리인하 기대는 여전히 유지됐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연준의 새로운 변화를 천천히 곰씹는 모습이 여기 저기서 발견되었다.
실제로 이제까지 다수 월가 경제전문가들은 연준이 주택경기 악화와 신용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는 중이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나 밀러타박(Miller Tabak) 등 일부 기관 소속 전략가들은 이번 연준의 성명서가 "중립기조로의 전환"을 선보일 것이란 기대를 표명한 상태이기도 했다. 이런 기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셈이다.
연준은 여전히 "높은 자원 가동률"을 문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낮은 실업률과 높은 공장설비 가동율이 인플레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6월 이전 성명서에서 연준은 상품가격과 생산성 둔화 그리고 달러가치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이들 요인에 대한 언급은 더이상 성명서에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연준이 주목하는 요인들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주택경기 둔화 와중에 금융시장의 동요와 일부 신용 경색 우려가 대두되었으며, "경기 하방리스크가 다소 강화되었다"는 점에서, 연준은 금리동결 과정에서 이 같은 리스크를 좀 더 세부적으로 검토하여 정책 기조를 변경할 지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