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젠(Stephen L. Jen) 모건스탠리 외환전략가는 19일 제출한 글로벌 이코노믹포럼(GEF) 보고서("KRW: No Instant Satisfaction from Liberalization of Outflows")에서 이상과 지적하면서, 올해 달러/원 하락 전망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장기적으로는 재경부가 자본유입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계정 자유화를 선택한 것이 좀 더 대칭적인 자본유출입 계정을 통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금융포트폴리오를 좀 더 잘 관리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22일 8시 22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한국 해외자산 보유규모 늘릴 필요 있어
젠은 먼저 한국이 이제까지 중국이나 일본 대만 혹은 미국 등에 비해 총 해외자산 보유규모가 작은 편이었다며, 1997~98년 위기 이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자산보유 규모가 GDP의 46%로 대만의 185%나 일본의 100%에 비해 크게 낮다고 소개했다.
특히 민간의 해외자산보유 규모는 GDP의 19%로 중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1978년 이래 주로 해외자산 축적인 외환보유액을 중심으로 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이 OECD 회원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민간부문의 해외자산 투자 수준은 매우 낮으며, 따라서 한국 민간부분의 투자의 '모국지향성(home bias)'는 극단적으로 강력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한편 미국에 대한 순 국제투자포지션(NIIP)은 -20.4%정도지만 한국 민간부문의 NIIP는 GDP의 -50%, 즉 해외투자자들의 한국 민간자산 보유액이 한국 민간부문의 해외자산 보유액보다 GDP 대비 50% 더 많은 정도다.
젠은 이 수치를 보면서 한국이 '해외투자자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식의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을 오류이겠지만, 어쨌거나 한국 민간부문의 해외자산 보유가 너무 낮다는 것이 핵심 쟁점임에는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 '97년 위기의 교훈을 폐기할 때
스티븐 젠 전략가는 이번 한국 정부의 해외투자활성화 대책을 보면서 아래와 같은 몇 가지 단상을 제출했다.
1. 1997년 아시아 위기의 교훈, 이제는 폐기할 때= 아시아 금융위기에서 도출된 두 가지 교훈은 ▲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유지할 것과 ▲ 섣부르게 자본계정을 자유화할 경우 자본도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위기 이후 정책적으로 외환보유액을 늘려왔으며, 자본 자유화는 주로 유입 쪽에 국한되고 유출 쪽은 너무 일찍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가 되어 왔다. 문제는 이런 정책적 대응이 지나치게 나간 결과 외환보유액이 너무 비대해지고 비대칭적인 자본통제로 인해 통화 절상압력이 계속 강해지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2. 장기적으론 중국과 함께 민간부문의 자본유출을 경험하게 될 것= 한국이 비록 외국인투자 포지션 면에서는 빚을 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면에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문제는 한국 민간부문의 해외자산 보유액이 중국과 마찬가지로 너무 낮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과 중국은 수입보다 수출을 많이 했고 자신들이 해외에 투자하는 것보다 너무 많은 투자자금을 유치해왔다. 따라서 이런 비대칭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민간부문의 자본유출과 수입증가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3. 재경부의 정책이 당장 원화 절상압력을 완화할 것인지는 의문= 자본유출의 문을 연 것이 곧바로 자본유출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또 최소한 그 유출규모가 원화 강세전망을 변경할 수준인지 의문이다. 여기서는 중국과 일본의 경우를 고려해 봐야 한다. 일본의 경우 1998년부터 2001년 사이 자본계정 자유화를 단행했지만, 사실 지난 해까지 달러/엔 환율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개인투자자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기 시작한 것은 ▲ 규제환경의 개선 ▲ 닛케이주가의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 수용의지의 변화 ▲ 일본의 초저금리 ▲ 해외자산투자에 대한 구조적 인식변화라는 다양한 요인의 성숙에 의한 것이며, 규제의 철회는 그 요인들 중 일부분일 뿐이다. 중국의 경우 민간의 행외투자를 독려하려 했지만, 위앤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광범위한데다 중국의 투자매력이 여전히 컸기 때문에 자본유출은 아직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역시 자본유출이 점진적으로만 이루어질 것이며, 따라서 2007년 원화는 여전히 절상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4. 어쨌거나 이번 조치는 분별있는 정책= 이번 한국 재경부의 조치는 최근 태국이 실시한 자본통제 정책과 대조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 자본유출을 자유화한 것이고 태국은 자본유입을 억제한 것이다. 핵심은 자본계정에 대한 규제 면에서 균형을 획득하는 것이며, 자본 자유화는 일단 한 방향으로 일관되게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후속 자유화 조치가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