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4/4분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던 국내 경제는 미국의 테러 사태이후 뒷걸음질 쳤다. 이에 따라 결국 내년도 경제전망의 화두는 경기 회복 시점으로 낙점됐다. 국제 정세의 불안과 불확실성의 그늘에서 국내 경제가 기지개를 펼 수 있는 공간은 넓지 않다. 이미 국내 경제의 성장 동력원이었던 수출의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정부는 내수 증진을 통한 경기 지탱의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소비 심리마저 위축돼 가고 있다는 진단은 무엇보다 수출 증진이 필요한 과제임을 인식시켜 주고 있다. 내년도 경제를 놓고 회복 시점을 다루는 문제는 수출이 얼마나 견인차 역할을 해 주느냐가 가장 큰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의 비중이 50%를 넘어선 대외의존적인 상황은 이같은 상황을 잘 대변하고 있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2차에 걸친 추경 예산과 서비스업에 대한 세제·금융지원을 통한 내수 부양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결국 제한적인 경기 반등을 꾀할 수 있는 정책의 조합이란 점이다. 내년도 경제전망은 테러 사태와 이후에 전개되는 국제 정세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그 사이를 뚫고 햇살이 얼마나 많은 지역을 비출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올해 성장세 약화 불가피올해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보다 크게 낮은 2% 전후의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상반기 3.2%를 기록했던 경제성장률은 하반기 내수 부양을 바탕으로 한 미국 경기 및 반도체 경기 회복 등을 전제로 대다수 기관이 4∼5% 성장까지도 바라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테러사태 이후 급전직하한 미국 경제의 경착륙, 반도체 시장 침체 등 대외적 요인과 더불어 내부 구조조정의 지연, 기업신용위험에 대한 경계심은 금융시장 기능을 원활히 작동시키지 못했다.이에 따라 하반기중에는 1% 전후의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감소세를 이어 성장잠재력을 크게 약화시켰으며 수출 역시 3월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성장의 버팀목이었던 소비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며 테러사태로 인한 추가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는 경제주체의 활동은 물론 심리까지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같은 실물경제 부진과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증대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당분간 이같은 저성장은 지속된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의 진단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경제 전문가 9명한테 조사한 결과 평균 전망치는 2.29%로 조사됐다. 다만 경제주체들이 이른바 연착륙(soft landing)에 대한 환상을 깨고 발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경기회복은 내년 상반기 이후경제전문가들은 적어도 경기 저점이 2003년으로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인 경기저점 예상시점보다 더 뒤로 넘어갈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으나 현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경기 부양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경기 저점은 내년 상반기나 3/4분기중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들은 내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4%, 하반기는 4.5%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현재의 침체양상이 이어지고 하반기에는 금년 하반기 부진에 따른 기술적 반등 효과로 상반기보다는 다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수치는 기술적 반등 이상의 회복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경기 회복의 시점을 논하는데 있어 중요한 전제는 미국 경기, 특히 해외의 정보기술(IT)수요 회복에 의존하고 있다. 테러로 인한 불안감이 조금씩 장막을 걷는다는 가정을 두고 각국의 정책 공조와 경기부양 노력으로 세계경제는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재고조정에 여념이 없는 IT 경기 회복의 절차는 좀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V자형 회복은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이같은 전망의 근거에는 세계경제의 침체국면속에 2/4분기 이후 각국의 금리인하와 경기 부양 노력이 회복세를 보이고 국내 정부의 재정정책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있다.통화당국의 신축적인 통화공급과 저금리 정책은 아직 실물경제를 견인할 만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6개월 이후 본격적으로 드러난다는 금리인하의 효과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이후 3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와 향후 추가 금리인하의 여지에 무게중심을 두는 견해는 바닥에 대한 기대감을 상반기 중에 심어놓고 있다. 상약 하강의 거시경제지표수출은 세계 경기회복 지연이 가져올 파장으로 상반기까지 회복이 불투명하다. 완만한 회복세를 꾀할 것이란 전망속에 경상수지 흑자폭은 올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 예상됐다. 다만 내수 침체가 수입 감소를 함께 불러 흑자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교역환경의 악화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는 채 5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나마 하반기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다.우리의 수출구조상 미국 IT부문 과잉투자 해소가 중대한 관건이다. 일단 미국의 비IT부문 경기회복이 선행된 뒤라야 가능하다. 결국 IT투자의 증가는 가계 및 기업부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선택, 즉 인프라임을 감안하면 비IT부문을 토대로 한 가계소득과 소비수요 증가가 전제되어야 한다. 신규 IT투자 또한 생산성 향상 믿음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 비IT경기의 내년 중반 회복을 가정하더라도 우리 IT수출 회복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다. 민간소비는 2%대 증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정부의 내수 증진을 위한 각종 대책과 저금리 기조 유지, 월드컵과 대선 등이 회복을 주도하면서도 구매력 개선은 소폭에 그치고 소비회복은 제한적이다. 물가는 선거로 인한 불안요인이 있지만 낮은 총수요와 환율안정 등의 비용면에서는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해보다 낮아진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질 GDP가 잠재 GDP를 하회하면서 디플레이션 갭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물가는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대체로 3∼4%대 범위의 상승률이 예상됐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경제 외적인 요인과 재정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변수다. 다만 올해 상반기 급등 후 하반기 안정을 이룬 패턴과 달리 상반기 안정, 하반기 상승 확대의 양상이 지배적이다. 위험요인에 대한 불확실성의 상존그러나 테러사태 이후 가중된 불확실성이 여전히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그 상처가 얼마나 치명적이냐는 문제와 부정적 파급효과를 추정하는 것이 어렵다. 문제는 미국 공습에 대한 확산과 기간의 정도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과시하는 미국 경제는 이같은 문제에 민감한 영향을 받아 신규투자 여력이 매우 낮은 편이다. 한편에서는 최근 설비가동률이 70%이하로 급락했지만 과거 경험상 이는 생산과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진 적도 있다는 견해가 있다. 그럼에도 IT에 대한 과대포장은 일시적인 재고조정으로 수습되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 아울러 미국의 실질 GDP가 2%대로 회복돼도 그 수준은 잠재성장률인 3%에 못미친다는 점이다. 이는 세계경제의 호황을 유도하기엔 힘에 딸린다. 미국과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경제는 내년 미국 경기회복이 불발에 그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내년 침체의 깊은 골로 빠져들 수 있다. 이는 내부적으로 한계기업의 연쇄도산이라는 구조적 위기와 함께 남미, 동유럽, 동남아국가의 부도 여지 확대라는 외부충격의 재현을 야기할 수 있다. 결국 2002년 미국 경기의 회복 여부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경제의 체력과 또 한번의 위기 가능성을 시험받는 장이 될 수도 있다. 한편 내년으로 예정된 선거가 가져올 파장도 변수다.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크고 선거 휴유증이 불거진다면 경제주체들은 주요 경제적 의사결정을 내후년으로 미룰 수도 있다. 체감경기는 악화된 상태에서 경기회복은 내년 말이나 2003년으로 미뤄진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