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단독 회담이 종료됐다.

로이터 통신은 협상 종료를 전하며 13일(현지시간)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전쟁, 군사, 북한의 위성 프로젝트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아무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13일 오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지난 2019년 4월 이래 약 4년 만이다. 2023.09.13 wonjc6@newspim.com

◆ 크렘린 궁 "양국 관계는  군사적 상호 작용과 같은 민감한 분야의 소통 포함"

이날 공식 회담에 앞서 양국 정상은 우주 강국 러시아의 상징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나란히 걸으며 소유스-2 우주 로켓 발사시설 등을 둘러보았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로켓 기술에 특히 큰 관심을 보이며 어떤 로켓이 발사되는지 등 상세한 질문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몇 시간에 걸쳐 양국 고위 관리가 배석한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후 일대일로 대면해 총 2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눈 뒤 공식 만찬을 함께했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국 간 군사 협력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음을 암시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양국 정상이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해 두 정상 간 무기 협상 가능성을 암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국의) 모든 관계는 군사적 상호 작용과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 대화와 소통까지 포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문제는 오직 두 주권 국가와 관련된 것으로 제3국이 이를 우려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북한의 위성 프로젝트를 도울 것인지를 묻는 러시아 현지 언론의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그래서 우리가 여기(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온 것"이라고 답해 북한의 우주 위성 개발 사업을 돕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또한 북한과의 군사, 기술 협력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서두르지 않고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방러 일정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에 도착한 장면이 12일 현지 매체인 RBK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북러 접경 핫산역에서 김정을을 영접한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부 장관이 촬영해 텔레그램에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RBK] 2023.09.12

◆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등 경제 협력 및 인도주의 지원도 논의된 듯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첫 정상회담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당초 이번 회담은 경제 포럼이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뤄질 것이라 예상됐으나, 김 위원장의 열차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나 북쪽에 위치한 우주 센터로 향했다.

로이터 통신은 북한이 지난 수개월 정찰 위성 발사에 두 번이나 실패한 상황에서 회담 장소를 우주기지로 고른 것은 주목할 만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포탄 등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인도적 지원과 위성 관련 기술을 요구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또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등 양국 간 경제 협력 및 인도주의 지원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농업 분야의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러시아가 농업 분야에서 북한에 제공할 것이 있다"고 말해 대북 식량 지원 가능성을 암시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종료 후 어떤 문서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크렘린궁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와 관련 "정상회담 뒤 공동선언문을 포함한 어떤 형태의 문서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담을 마친 뒤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