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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학교 밖에도 꿈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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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시끄러운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모처럼의 여름 휴가였지만 계속되는 소음에 휴가를 망쳤다고 생각할 무렵 베란다로 나가서 창밖을 보니 우비를 입고 뛰어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날씨에 돌아다닐 생각을 하다니.. 젊음이 좋아. 나도 저러던 시절이 있었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괜히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나는 방학이 없는데 너넨 방학이라 좋겠구나"

방학이면 동네 친구들과 오락실,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내가 제일 게임을 잘했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걸 떠나서 친구들과 같이 보내던 그 시간 자체가 즐거웠다. 그 시절이 정말 행복했지만 돌이켜보면 딱히 남는건 없었다. 그래서 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자격증 하나라도 더 땄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남았다. 그마저도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하는 후회였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목공 작업장, 생각하는 손에 간 기자(가운데 남색 옷). 이재성 대표가 김익준 학생이 만든 수리검(?)을 들고 던지는 시늉을 하고 있다. 밖에서 이걸 던지면 다친다고 조심하라고 했다.[사진=생각하는 손] 2020.08.07 kh10890@newspim.com

후회로 가득한 학창시절이었다. 제도권 안에서 잘하지는 못해도 남들이 하는 만큼만 따라가자는 주의였다. 그래서인지 대학교를 졸업 직전까지도 뭘하고 싶다는 생각은 크게 없었다. 

그래서 꿈 많은 친구들이 부러웠었다. 내가 그러지 못했기에 꿈 많은 청소년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지 만나보고 싶었다.

'광주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취재를 돕겠다고 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기술을 배우고, 일 경험을 할 수 있는 작업장은 8곳이 있다고 했다. 8월 5일과 7일 이틀에 걸쳐 드론·미용·목공 작업장 3곳을 다녀왔다.

다양한 이유로 제도권 학교를 그만뒀지만, 배움을 그만두지 않은 청소년들이 있다. 이들을 사회에서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부른다. 더 자세히는 9~24세 청소년 가운데 초·중·고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을 말한다.

교육에 학교 안과 밖이 달리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같은 학생이다. 혹시 '문제아', '비행청소년'을 좋게 포장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 생각은 접어둬도 좋다. 끝까지 읽어보면 안다.

◆ 학교 자퇴하면 끝?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죠"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드론은 만들어진 완성품으로 작동하는건줄 알았는데 직접 조립해야 된다는건 이날 처음 알았다. 다들 손재주가 좋았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5일 오전 10시 광주 광산구 허니비 드론 작업장에 도착하니 이미 4명의 학생들이 한데 모여 드론을 조립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지난달부터 온라인으로 교육을 받다가 이번주부터 오프라인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다들 설레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들 열심히 조립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기자님도 같이 드론 만들어보세요"라며 드론을 건넸다. 손재주가 별로 없어서 살짝 겁났다. 괜히 고장낼까봐. 어쨌든 설명서에 나온 그대로 드론 조립을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할 무렵. 옆에서 한마디가 들려왔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나사가 정말 많았다. 작은 구멍에 끼워넣는게 정말 힘들었다. 이런 기자의 모습을 보더니 "기자님 문과시죠?"라고 뛰어난 통찰력을 보이기도 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기자님 문과시죠?"

드라이버를 돌리는 손 동작만 봐도 나사 몇 번 안돌려본게 딱 느껴진다고 했다. 초짜 티를 안내려고 나름 장인 정신을 발휘하고 있었는데 시작하자마자 미숙한 걸 들켜버렸다.

민망한 드라이버질을 멈추고 다른 4명의 학생들을 쳐다보니 차분하면서 민첩한 손놀림으로 능숙하게 조립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별로 없어서 무언가 만드는 걸 별로 안좋아했다. 아니 좋아는 했지만 사실 실패가 두려워서 좋아하지 않는 척 했다.

드론 조종이 처음이라 신난 전경훈 기자 [사진=허니비] 2020.08.07 kh10890@newspim.com

이들도 처음부터 잘하지는 않았을거다. "손재주가 없어서 못할거야"가 아니라 "한번 해볼까"라는 '도전·용기'가 결과를 바꾼거다.

지난해 학업 등의 이유로 자퇴 후 '드론'이라는 분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조하은(19) 학생은 이미 자신의 목표를 일찌감치 정했다. 그는 "인턴을 통해 돈도 벌고 검정고시도 준비해서 대학교도 컴퓨터 공학과에 진학할 예정"이라며 자신의 확고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기특했다.

◆ "학교 안다닌다고 전부 문제아는 아니에요. 오히려 꿈 많은 친구들이죠"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미용분야 작업장인 예손 뷰티 아카데미. 헤어파츠를 1분 안에 묶기 위해 마네킹에 연습이 한창이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은 558만 4249명이다. 이 중에서 학교 밖 청소년은 5만 2539명이다. 광주는 14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비율로 따지면 100명 중 1명이 조금 안되는 꼴이다.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봐도 자퇴하는 친구들은 몇 명 안됐던 것 같다. 그마저도 흔히 생각하는 '문제아'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 중에는 기자를 때린 친구(친구라고 부르기도 싫다)도 있었다.

물론 학교를 자퇴하는 친구들 모두 문제아는 아니었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학교를 떠나기도 했고, 자신의 확고한 꿈이 있어서 제도권의 학교를 떠난 친구들도 있었다.

5일 오후 1시. 광주 서구 예손 뷰티 아카데미에서 만난 학생들이 바로 그런 학생들이었다. 미용 분야에 뜻이 있어서 고등학교를 자퇴한 친구들이다.

이곳에선 헤어, 메이크업, 피부관리, 네일아트, 맞춤형 화장품 조제까지 다양한 분야를 체험하며 학생들의 재능을 찾아주고 있었다.

헤어에 관심이 있어서 왔는데 막상 접해보니 메이크업에 소질이 있어서 취업에 성공한 친구도 있다고 했다.

조심스레 실습 중인 현장으로 가보니 마네킹 가발에 열심히 빗질을 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기자를 반겼다. 레게머리를 연상케 하는 알록달록한 긴 줄을 머리에 달고 다녀서 그게 뭐냐고 물으니 '헤어파츠'라고 했다. 머리카락을 두 갈래로 나눠서 그 사이에 줄을 넣고 레게머리처럼 꼬는 방식인 것 같았다.

행사장에 가면 사람이 많아서 이걸 1분 안에 완성해야 한다고 했다. 예전에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마네킹 말고 사람으로 실습하는 기회가 흔치 않아서 연습생들끼리 실습을 한다는 말이 떠올라서 "제 머리에 연습해도 된다"고 모델을 자처했다.

모델을 자처했다. 임서연 학생이 기자에게 헤어파츠를 달아줬다.[사진=백선우 학생] 2020.08.07 kh10890@newspim.com

"물 뿌릴게요" 칙칙 분무기 소리가 침묵을 깼다. 임서연(18) 학생은 헝클어진 기자의 머리를 빗질하는 것도 조심스러워 했다. 몇 번 머리를 꼬더니 곧 예쁘게 모양이 잡혔다.

기자의 머리에 달린 헤어파츠가 부러웠나 보다. 다른 학생들도 모델을 자처했다. 이렇게 순수했다.

영락없는 어느 학교에서든 마주칠 법한 순수한 학생들이었다. 사연이 궁금했다. 왜 학교를 그만두게 됐는지. 이렇게 웃음 많은 학생들에게도 자퇴 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아'라는 사회적 편견에 사로잡힌 시선에 상처를 받은적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임서연 학생은 학교에서 정해주는 틀 보다는 자기 주도적으로 살고 싶어서 자퇴를 했다. 지금은 대안학교를 다니며 환경 오염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나유정(19) 학생은 자칭·타칭 네일 전문가다. 하지만 전문가로 인정 받기 전까지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수근거림도 있었다. 다른 또래의 학생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다들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있는데 왜 남들과 다른걸 하냐"며 "차라리 공장 가서 돈이나 벌어라" 이런 말들을 주변에서 수 없이 들었다.

또래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을 시간에 밖을 돌아다니고 있으면 주변에서 '문제아', '비행 청소년' 등 안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을 것 같아서 "자퇴를 하기 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물었다. 학생들의 용기 있는 선택이 사회의 편견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지는 않았을까 싶어서.

물음이 다 끝나기도 전에 학생들은 "전혀~ 후회가 없다. 다시 돌아간대도 자퇴를 할거다"라고 했다. 오히려 자퇴를 하고 학교 밖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모델이 된 백선우 학생. 주진영 학생, 임서연 학생이 열심히 헤어파츠를 묶는 연습을 하고 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어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걸림돌이 될 뿐이었다. 이들도 다른 또래 친구들과 똑같이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합격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격증 시험, 사회 공헌 프로젝트들을 준비하는 등 어느 수험생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미래를 위해 직업 교육도 받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다들 스스로 선택해서 자퇴를 했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삶을 사는 멋있는 친구들이다"며 "하고 싶은 것은 없고 부모님이 시켜서 공부를 하는 그런 친구들보다 어쩌면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유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 걱정은 괜찮습니다..."꿈이 있으니까요"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생각하는 손. 목공 작업장에서 이재성 대표가 학생들에게 합판을 자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안전이 최우선이야". 7일 아침 '생각하는 손' 목공 작업장에서는 장난기 가득해 보이는 남학생들이 목공용 앞치마를 두르고 일찌감치 교육을 받고 있었다. 다른 청소년 작업장과 달리 날카로운 도구들이 있어서 더욱 안전교육에 힘 쓰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교육만 받다가 날카로운 톱날로 합판을 자르는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생각하는 손' 이재성 대표가 시범을 보이자 옆에 있던 윤혜성(20) 학생이 우렁찬 목소리로 "제가 해보겠습니다"라며 곧 잘 따라했다.

그라인더 사용법을 익힌 뒤에는 30cm 크기의 합판을 만드는 실습을 했다. 이 합판으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합판에 밑그림을 그려보라고 하길래 다들 각자의 개성이 담긴 밑그림을 그리는데 그림에도 소질이 없는 기자는 별(☆)을 그렸다. 다들 유심히 살펴보더니 "기자님 왜이렇게 못그려요" 하고 웃었다. 민망해서 별을 다시 지우고 하트(♡)를 그렸더니 내가 봐도 참 못그렸다. 그림 오랜만에 그려서 그런거다. 연습 했으면 잘 그렸을거다.

톱질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민망했다. 작동 버튼만 누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잘하는거였다.[사진=생각하는 손] 2020.08.07 kh10890@newspim.com

합판을 고정하고 전동 톱으로 밑그림 부분을 따라서 자르는데 다들 처음이라면서 정말 잘했다. 그래서 그림은 못그려도 "저건 껌이지" 라는 생각으로 작동 버튼을 누를 때마다 덜컹 거리면서 톱이 멈췄다. 요령이 있었다. 톱 기계는 밑으로 누르면서 해야 됐는데 오른손으로 작동 버튼 누르는 것만 집중하느라 계속 삐걱거렸다.

이 대표님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하트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조금 투박하지만 처음 만들어본 작품(?)에 뿌듯했다. 다른 친구들은 무얼 만들었나 보니 서어진(20) 학생은 냄비 받침대를 만들었고, 김재원(18) 학생은 애플 로고를 만들었다. 의욕이 넘치던 윤혜성 학생은 고난이도의 열쇠고리를 김익준(18) 학생은 수리검(?)을 만들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이것은 놀랍게도 하트다. 혹시나 오해할까봐.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거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진지하게 작품을 만들던 학생들은 무슨 작품을 만들었냐는 질문에 어느새 다시 장난기 가득한 학생의 모습으로 돌아가 부끄러운 듯 모습을 보였다. 순수하게 배움이 좋아 제도권의 학교가 아닌 '세상'이라는 학교에 발을 내딛은 이들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서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떠나는 청소년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에서 느꼈다. 사회가 제 멋대로 씌워 놓은 편견 때문에 이들의 가치가 폄훼되고 상처 받아선 안된다고. 학교 안과 밖의 학생들은 다르지 않다고. 장소만 다를뿐. 모두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똑같은 학생들로 인식 됐으면 좋겠다고.

◆ 문제아는 무슨, 꿈 많은 친구들이더라

체험을 마치고 학교 밖 청소년들의 선생님들을 만났다. 최상희 허니비 대표도 처음에는 사회의 다른 어른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이유로든 학교에서 여러 트러블이 있어서 그만 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몇 번 만나보니 선입견에 사로 잡혀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 대표는 "제도권 내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을텐데 내 삶을 내가 주도하고자 하는 선택을 한 용기가 대견하다"며 "정말 자기들이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친구들이란걸 느꼈다"고 했다.

◆ 다름이 있을 뿐. 틀림은 없다

배움은 학교의 교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선생님도 교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배움의 장소만 다를뿐.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사진=백인혁 기자] 2020.05.19 dlsgur9757@newspim.com

선생님은 단순히 '수학', '영어' 문제의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 많은 직업 중 타인의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선생님'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청춘들이 그렇듯이 나도 '공무원'을 꿈꿨다. 공무원만 합격하면 인생의 성공처럼 보였다. 그러다 교수님을 만났다. 류한호 교수님과 윤석년 교수님이다. 꼭 한번 기사에서 언급하고 싶었다.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교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기자가 아니라 공무원이 됐거나 공시생이었을거다. 물론 다른 교수님들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혹시나 이름을 빠뜨려서 서운해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작업장의 선생님들이 기자의 교수님과 같은 존재일거다. 이은숙 예손 뷰티아카데미 원장은 "과거에 비해 많이 인식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학교라는 제도권을 벗어나면 문제아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안가본 길을 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 않냐"며 "다름이 있을 뿐이지 틀림은 없다"며 힘을 줘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자신의 뚜렷한 꿈을 향해 달려가는 학생들이다. 배움에 임하는 모습을 보라. 우리 사회가 이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재능을 받아들일 때 진짜 건강한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한다. 2020.08.07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체험하기 전까지도 편견이 있었다. '문제아'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의 학생들이 작업장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내면은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 편견은 오래 가지 않았다. 처음 학교 밖 청소년 작업장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부터 누가봐도 문제 한번 일으키지 않았을 모범생 이미지의 학생들이 반겨줬고, 에너지가 넘쳤다.

오히려 제도권의 학교에서 남들이 다 하는거니까. 부모님이 그렇게 시켜서.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뚜렷한 꿈도 보이지 않는 학생들보다 멋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학교 밖으로 나와 더 많은 것들을 배웠다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제도를 몰라 혼자서 방황하고 있는 친구들은 가까운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로 문을 두드려 보라고 했다.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남들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봤다. 사회가 제 멋대로 만든 테두리와 굴레를 벗어나면 '문제아'로 인식하는 편견을 기자로서, 어른으로서 목소리를 더 내야겠다는 이런 생각. "다름이 있을 뿐이지 틀림은 없다"라는 선생님의 말처럼 편견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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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실패·산책 주루·견제사까지…디테일 무너진 LG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가을야구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실력만이 아니다. LG는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작전과 주루, 수비까지 잇따라 허점을 드러내며 벼랑 끝에 몰렸다. LG는 1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PO 2차전에서 KIA에 3-6으로 패했다. 전날(17일) 1차전에서도 1-5로 무릎을 꿇었던 LG는 시리즈 전적 2패를 기록하며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서울=뉴스핌] 17일 KIA와의 준PO 1차전서 도루 실패와 주루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으로 논린을 일으킨 LG의 박동원.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선발투수의 부진과 타선의 침묵도 뼈아팠지만, 더욱 아쉬운 것은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반복된 실수였다. 1차전에서 작전 실패와 안일한 주루, 연속 수비 실책으로 흐름을 내줬던 LG는 2차전에서도 결정적인 견제사로 추격 기회를 날렸다. 가장 뼈아픈 장면은 2차전 3회초였다. LG는 경기 시작부터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선발 임찬규가 1회말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는 동안 6안타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5실점했다. 정규시즌 공동 다승왕이 0.1이닝 만에 강판되는 충격적인 출발이었다. 그러나 LG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존 케네디와 이우찬 등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막았고, 3회초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박동원이 2루타를 때려냈고, 구본혁이 중전 적시타로 박동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5로 추격한 LG는 박해민의 안타까지 나오면서 1사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송찬의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2사 1, 2루가 됐지만 여전히 기회는 남아 있었다. 타석에는 올 시즌 타율 0.338, 39홈런, 122타점을 기록한 오스틴 딘이 들어섰다. 안타 하나면 추가 득점을 기대할 수 있었고, 장타가 터진다면 단숨에 점수 차를 좁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서울=뉴스핌] 17일 KIA와의 준PO 1차전서 도루 실패와 주루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으로 논린을 일으킨 LG의 박동원.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하지만 오스틴이 승부를 마치기도 전에 이닝이 끝났다. 1루 주자 박해민이 리드 폭을 길게 가져가다가 KIA 포수 한준수의 견제에 걸려 태그아웃됐다. 어렵게 만들어낸 2사 1, 2루 기회가 허무하게 사라졌다. 박해민은 빠른 발과 주루 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선수다. 그러나 당시에는 무리하게 추가 진루를 시도할 이유가 크지 않았다. 이미 득점권에 주자가 있었고, 타석에는 LG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 중 한 명인 오스틴이 있었다. 한 베이스를 더 얻기 위해 감수한 위험이 지나치게 컸던 셈이다. 더욱 뼈아픈 것은 LG가 막 추격을 시작한 시점이었다는 점이다. 1회 5실점이라는 악재를 딛고 반격의 실마리를 잡았지만, 스스로 공격을 끝내면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LG는 5회초 박해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만회했으나 7회말 나성범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다시 2-6으로 벌어졌다. 8회초 문정빈의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KIA 선발 아담 올러는 6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를 챙겼고, LG는 3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이날의 견제사가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전날에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1차전 3회초, LG는 1-1로 맞선 상황에서 선두타자 박동원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1루 기회를 잡았다. [서울=뉴스핌] 17일 KIA와의 준PO 1차전서 도루 실패와 주루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으로 논린을 일으킨 LG의 박동원.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다음 타자 구본혁은 초구에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를 시도했지만 파울을 기록했다. 이후 LG 벤치는 같은 작전을 다시 시도했다. 그러나 KIA 배터리가 이를 경계했다. 제임스 네일은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바깥쪽 높은 공을 던졌고, 2루로 뛰던 박동원은 협살에 걸려 아웃됐다. 주자를 진루시키기 위해 선택한 작전이 오히려 주자를 지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더욱 아쉬웠던 것은 이후 홍창기와 박해민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작전 실패로 주자가 사라지지 않았다면 득점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경기 후 양 팀 감독의 설명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LG 염경엽 감독은 KIA 배터리가 의도적으로 피치아웃을 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이범호 KIA 감독은 초구 작전 이후 비슷한 상황에 대비했고, 배터리 코치와 포수 김태군이 바깥쪽 공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KIA는 LG의 움직임을 읽고 대응했지만 LG는 상대의 대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5회초에는 박동원의 안일한 주루가 도마 위에 올랐다. 1사 후 박동원이 좌중간으로 뜬공을 날렸다. 평범한 외야 플라이로 끝날 것으로 보였지만 KIA 중견수 김호령과 좌익수 박재현이 충돌하면서 공을 놓쳤다. [서울=뉴스핌] 18일 KIA와의 준PO 2차전서 견제사를 당한 LG의 박해민.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그러나 박동원은 타구가 잡힐 것으로 판단하고 전력 질주하지 않았다. 1루에 거의 도착할 무렵에야 뒤늦게 속도를 높였지만 2루 진루를 시도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전력 질주했더라도 2루까지 도달할 수 있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상대의 실수까지 대비해 끝까지 뛰어야 하는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운 장면이었다. 6회말에는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무너졌다. 송찬의가 박재현의 평범한 좌익수 뜬공을 놓쳤고, 이어 문보경도 김선빈의 땅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을 수 있었던 상황이 무사 1, 3루 위기로 바뀌었다. 결국 김도영의 희생플라이로 KIA가 추가점을 올렸다. LG가 공격에서는 스스로 기회를 날리고, 수비에서는 상대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장면이 반복된 것이다. 반면 KIA는 이틀 연속 상대의 작은 허점을 놓치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포수 김태군이 LG의 작전에 대비해 박동원의 주루사를 유도했고, 2차전에서는 한준수가 박해민의 긴 리드 폭을 포착해 견제사로 연결했다. 타격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KIA는 1차전 김도영이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점을 올렸고, 2차전에서는 카스트로와 나성범, 김선빈, 한준수가 해결사로 나섰다. LG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동안 KIA는 상대의 실수를 득점으로 연결하고, 수비에서는 위기를 최소화했다. [서울=뉴스핌] 18일 KIA와의 준PO 2차전서 견제사를 당한 LG의 박해민. [사진 = LG 트윈스] 2026.10.18 wcn05002@newspim.com 물론 두 경기의 패배를 기본기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1차전에서는 중심타선의 부진이 결정적이었고, 2차전에서는 임찬규의 조기 강판으로 경기 운영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전력과 경기 흐름에서 밀릴수록 작은 플레이 하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잡아야 할 타구를 확실하게 처리하고, 주어진 득점 기회를 끝까지 살리며, 불필요한 주루사로 공격의 흐름을 끊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LG는 이 기본적인 부분에서 이틀 연속 흔들렸다. 1차전에서는 작전 실패와 느슨한 주루, 연속 실책이 나왔고, 2차전에서는 추격의 불씨를 살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 견제사로 공격을 끝냈다. 결과는 2연패다. 정규시즌 막판부터 이어진 KIA전 연패도 9경기로 늘어났다. LG는 오는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한 번만 더 패하면 가을야구가 끝난다. 지금 LG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전술 변화만이 아니다. 평범한 타구를 잡고, 주어진 기회를 살리고, 불필요한 아웃을 줄이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가을야구의 승부를 가르는 디테일에서 밀리는 한 LG의 반전은 쉽지 않다. wcn05002@newspim.com 2026-10-1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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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스 멤버십 보안 뚫렸다…고객 개인정보 유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커피전문점 할리스에서 멤버십 고객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 비밀번호와 주소 등도 유출 항목에 포함됐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할리스는 지난 16일 멤버십 시스템에서 허가받지 않은 접근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파악했다. 사고 내용은 이날 고객들에게 문자로 안내했다. 18일 오후 8시에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할리스 홈페이지 모습. [사진=할리스 홈페이지 갈무리] 회사가 추정하는 유출 시기는 지난달 3일부터 이달 7일까지다. 2020년 2월 11일 이전 멤버십 가입 고객이 대상이며, 구체적인 피해 인원과 유출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유출된 정보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비롯해 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주소, 이메일, 중복가입확인정보(DI) 등이다. 서비스 이용에 관한 정보도 포함됐다. 할리스는 사고 확인 후 비인가 접근 경로를 막고 인증 절차를 보강했다. 비정상 로그인 시도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관계 기관에 신고를 마쳤으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이번 사고 이후 할리스 공식 홈페이지 접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8시 현재까지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고객에게는 할리스 계정의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른 서비스에서도 동일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한다면 함께 바꾸도록 권고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전화나 문자, 이메일에 응답하거나 링크를 누르지 말 것도 당부했다. 할리스는 문자로 링크를 보내거나 비밀번호 및 금융·결제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할리스는 "이번 사고로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객 정보 보호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nrd@newspim.com 2026-10-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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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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