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3일 과천 경마장 부지에 9800가구 공급계획을 제시했다
- 마사회는 이전에 16년 9개월이 필요하다며 2029년 착공에 이견을 보였다
- 이전비 2조4000억원 재원과 주민·노조 지원책이 확정되지 않아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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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정과 간극...경마장 이전비만 2.4조
비용 분담·주민 설득이 과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가 과천 경마장 부지의 주택 착공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전 재원과 지원 조건은 확정하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후보지 선정이 지연된 데다 한국마사회도 일부 부지의 우선 착공에 각종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급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 시설부터 옮겨 착공 앞당긴다지만…이전 일정부터 '이견'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과천 경마장 이전을 전제로 한 주택공급 계획이 재원 확보와 이전 절차, 지역 협의 등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공급대책을 통해 과천 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를 이전한 뒤 두 부지 총 143만㎡를 통합 개발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곳에 주택 9800가구와 업무시설 등을 갖춘 직주근접 도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후 8월 공급계획을 구체화하며 경마장 일부 시설을 먼저 옮기고 부지 조성과 인허가를 병행해 2029년 12월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이전이 끝나기 전 공사를 시작해 일정을 당기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마장 이전을 맡아야 할 마사회는 일정부터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희종 마사회장은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 "일반적인 절차라면 6년 내 이전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사회가 지난 7월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한 계획에서도 완전 이전에 필요한 기간은 최소 16년 9개월로 추산됐다.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일부 부지 우선 착공에도 이견이 있다. 국감에서 공개된 마사회의 9월 5일자 공문에는 경마 운영과 현장 안전 등을 고려할 때 우선사업구역 선착공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담겼다. 전체 이전에 앞서 주택 공사부터 시작하겠다는 정부 구상 역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전 후보지 선정도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정부는 9월까지 이전 대상지를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같은 달 17일 마사회 이사회에 후보지 공모 관련 안건이 오르지 않았다. 당시 농식품부는 "조속히 임시 이사회를 열어 공급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 땅값 뺀 이전비만 2조 넘어…재원 미정에 시민·노조 반발
이전의 최대 걸림돌은 돈이다. 마사회가 추산한 금액은 약 2조4000억원으로, 새 부지를 사들이는 비용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필요한 자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기존 과천 부지를 팔아 이전 비용을 충당하더라도 부족분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정해야 한다.
우 회장은 정부의 차액 보전 여부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협의 중"이라며 "부지 매입 주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확정됐는지도 확인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전 관련 지원은 약속했지만 대부분 관련 부처의 검토나 향후 논의 형태로 제시됐다는 것이 마사회 측 입장이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종사자 2450명의 고용과 처우, 경주마 1337두의 관리 대책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건물과 땅을 옮기는 비용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과천시와 주민들의 반발도 넘어야 한다. 시는 과천대로와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남태령 일대가 이미 상습 정체를 겪는 데다 기존 개발사업에 따른 교통 수요도 늘고 있어 추가 주택 공급이 혼잡을 가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하수도와 교육시설 확충 부담, 경마장 이전에 따른 연간 500억원 이상의 지방세 수입 감소도 반대 이유로 꼽았다.
주민들은 집회와 차량 시위로 이전 반대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과천경마공원이전반대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6일 과천 중앙공원에서 제6회 시민 촛불문화집회를 열고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신계용 과천시장 또한 같은 달 14일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과천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결정할 때 시와 시민의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사회 노조와 말산업 종사자들도 지원책 없는 이전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전에 앞서 정부의 재정 지원과 경마산업 유지 대책을 확약해야 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존 부지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과 재정 지원 ▲마권 구매 상한 등 규제 개선 ▲레저세율 인하와 지방교육세 폐지 ▲수도권 경마공원 내 본사 기능 존치를 선결조건으로 제시했다.
박근문 한국마사회 노조위원장은 "일부 마사부터 옮기고 주택 공사를 시작하는 방안은 소음과 분진에 민감한 경주마의 특성상 정상적인 경마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이전부터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재원 마련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이전지 결정보다 재원 마련이 시급…"공급 실행 세부계획 필요"
경마장 이전이 현실화되려면 이전 비용 부담과 경마 운영 공백 최소화를 먼저 합의해야 하지만, 이와 별개로 새 시설을 유치하려는 지자체들의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의정부·양주·포천·동두천·연천은 경기 북부 유치를 위한 공동선언에 나섰고 가평군도 후보지를 자체 검토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절차 간소화와 이전 비용 보전 등 필요한 지원방안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용 보전의 규모와 방식은 제시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 또한 "과천시가 우려하는 교통 문제에 대해 개선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설득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경마장 이전과 공급이 실제로 이뤄지기 위해선 재원과 지원 조건이 구체적으로 마련되는 것이 급선무라는 의견이 나온다. 주택이 들어설 과천의 기반시설 확충 방안도 시급하다. 공급 물량이 실제 주택 수요에 부합하도록 임대·분양 비중 등 세부 계획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WM추진부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국유지를 활용한 공급은 임대주택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 참여자 입장에선 민간 분양 수요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 지켜보며 구체 계획이 나올 때까지 판단을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도심 핵심지에 대규모 물량을 집중하는 만큼 지자체 협의와 민간 참여 유도뿐 아니라 도로 등 인프라 증설을 포함해 도시 기반 수용능력을 충분히 고려한 속도감 있는 개발 계획이 함께 가야 한다"며 "교통 정체나 기반시설 부족 없이 쾌적한 주거환경이 담보돼야 공급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