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모레노가 6일 우즈베키스탄전 2-0 승리로 A매치 4연전을 마쳤다.
- 한국은 네 경기 내내 전반 부진 뒤 후반에 전술 수정으로 나아졌다.
- 모레노는 11월엔 전반부터 해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문제를 읽고 고치는 능력을 보여줬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매번 전반 45분이 필요했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첫 A매치 4연전을 2승 1무 1패로 마쳤다.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은 뒤 우루과이에 1-4로 패했고,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긴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며 분위기를 추슬렀다.

결과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하지만 네 경기를 하나로 이어놓고 보면 모레노호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었다. 경기 시작부터 상대를 압도한 경우는 드물었고, 오히려 전반에 문제를 드러낸 뒤 하프타임을 거치면서 경기력이 좋아지는 모습이 반복됐다.
모레노 감독도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이를 인정했다. 그는 앞선 세 경기에서 후반보다 전반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지적에 동의하면서 하프타임에는 전술을 수정할 시간이 있지만 전반 경기 중에는 즉각적인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경기 시작부터 상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은 코칭스태프가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인정했다.
문제를 찾는 능력은 분명하다. 문제는 왜 항상 그 답을 찾는 데 45분이 필요하느냐다.

◆ 에콰도르전부터 시작된 '전반 탐색-후반 수정'
첫 경기였던 에콰도르전부터 그랬다. 한국은 전반 수비 조직과 압박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공격에서는 답답했다. 이재성(마인츠)이 높은 위치로 움직이는 동안 박진섭(저장)에게 후방 연결 부담이 쏠렸고, 센터백이 공을 잡아도 상대 1차 압박 뒤에서 받아줄 선수가 부족했다. 손흥민(LAFC)과 오현규(베식타시)까지 내려와 공을 받다 보니 정작 상대 수비라인을 뒤로 밀어낼 움직임도 줄었다.
변화는 후반에 나왔다. 이재성이 전반보다 낮은 위치에서 중앙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센터백과 공격진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겼다. 중앙으로 상대를 끌어낸 뒤 측면으로 넓히고 다시 가운데를 공략하는 패턴이 살아났고, 한국은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넣으며 3-0으로 승리했다.
첫 경기였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변화였다. 부임 이후 준비 기간이 짧았고 선수들도 새로운 감독의 축구를 처음 실전에서 경험했다. 오히려 하프타임에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낸 모레노의 대응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같은 패턴이 다음 경기부터 반복되기 시작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대가가 너무 컸다. 한국은 전반에만 세 골을 허용하며 사실상 승부가 기울었다. 풀백이 올라간 뒤 공간 관리가 되지 않았고 전방과 중원의 압박 간격이 벌어지면서 우루과이는 한국의 첫 압박을 통과한 뒤 넓은 공간을 이용했다.
모레노는 후반 시작과 함께 대대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선수 교체와 함께 수비 밸런스를 조정하면서 전반처럼 쉽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고, 한국도 한 골을 만회했다. 결국 후반만 놓고 보면 1-1이었다.
그러나 축구는 후반 45분만으로 승패를 결정하지 않는다. 아무리 정확한 처방을 내려도 이미 0-3으로 뒤진 뒤라면 감독의 수정 능력이 결과를 바꾸기에는 늦다.

◆ 베네수엘라전, 황인범이 돌아와도 풀리지 않았다
베네수엘라전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이어졌다. 황인범(FC포르투)이 돌아왔지만 한국은 상대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황인범과 박진섭 앞에 공격 자원들이 높게 위치하면서 대형이 사실상 4-2-4처럼 벌어졌고, 황인범이 공을 받아도 다음 전진 패스를 받아줄 선수가 부족했다.
여기에 선수들의 단순 패스 미스까지 겹쳤다. 패스가 몇 차례 연결되지 못하고 끊겼고, 공을 잃은 뒤에는 전방 압박까지 동시에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 45분이 돼서야 첫 슈팅이 나왔다는 사실은 당시 공격이 얼마나 답답했는지를 보여줬다.
후반에는 이강인(AT 마드리드)이 중앙으로 움직이는 빈도가 늘고 선수 사이의 간격도 조금씩 좁아졌다. 전반보다는 나아졌지만 에콰도르전처럼 경기 전체를 뒤집을 정도의 변화는 아니었다. 결국 한국은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겼다.
세 경기가 끝나자 모레노도 반복되는 현상을 외면하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전반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앞선 경기에서 나타난 문제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은 모레노에게 또 하나의 시험이었다.

◆ 선제골 넣고도 답답했던 전반, 또 후반에 달라졌다
이번에는 출발부터 달랐다. 전반 6분 손흥민이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골로 연결하면서 한국이 빠르게 리드를 잡았다. 손흥민에게는 A매치 통산 59번째 골이자 차범근을 넘어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다 득점자로 올라서는 역사적인 골이었다.
하지만 선제골이 좋은 경기력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이후 한국은 오히려 우즈베키스탄의 공격에 고전했다. 상대가 중원에서 빠르게 공을 연결하면서 한국의 압박을 벗어났고 수비 뒷공간까지 위협했다. 조현우(울산)의 선방과 이한범(클뤼프 브루게)을 비롯한 수비진의 대응이 필요했다. 전반 30분 조현택(울산)의 슈팅과 추가시간 손흥민의 프리킥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공격 흐름은 매끄럽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도 경기 후 한국이 기록한 유효슈팅이 두 차례에 불과했다며 경기 내용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국이 2-0으로 승리했지만 스코어만큼 일방적인 경기는 아니었다.
그리고 또 후반에 변화가 나타났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 교체와 위치 조정을 통해 중원에 변화를 줬다. 후반에는 황인범까지 투입되면서 중앙에서 공을 연결하는 힘이 생겼고, 전반보다 공격 전개가 안정됐다. 후반 15분에는 오세훈(시미즈)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 황인범이 중원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의 반격도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결국 마지막 경기까지 비슷했다. 전반에는 문제가 나타났고, 모레노는 이를 확인했다. 그리고 후반에는 수정했다.

◆ '수정 능력'이라는 장점, '수정이 필요하다'는 약점
바로 이것이 첫 4연전에서 드러난 모레노의 가장 흥미로운 딜레마다. 감독에게 경기 중 수정 능력은 중요한 자질이다. 준비한 전술이 언제나 계획대로 작동할 수는 없다. 상대 역시 한국을 분석하고 나오며 예상하지 못한 압박이나 선수 배치가 등장할 수 있다.
그때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짧은 하프타임 동안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분명 감독의 능력이다. 에콰도르전에서는 중앙 연결을 살렸고, 우루과이전에서는 무너진 수비 밸런스를 조정했다. 베네수엘라전에서도 전반보다 선수 사이의 거리를 좁혔고 우즈베키스탄전 역시 후반 들어 중원과 공격에 변화를 줬다.
모레노가 선수들에게 하나의 포메이션만 고집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전 이후에도 경기마다, 순간마다 다른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자신의 축구를 설명했다.
문제는 수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칭찬이 네 경기 연속 이어지면 다른 질문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왜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이다. 에콰도르전은 첫 경기였다. 우루과이는 강팀이었다. 베네수엘라는 강한 일대일 압박이라는 변수를 가져왔다. 우즈베키스탄 역시 최근 상승세를 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각각의 이유는 있다. 그러나 네 경기에서 계속 전반보다 후반이 낫다면 이를 상대의 특성이나 우연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모레노 스스로도 이 부분을 인정했다. 아무리 상대를 분석해도 실제 경기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하프타임에는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전반부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자신과 코칭스태프가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표팀 감독에게 '45분'은 너무 길다
모레노에게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가 부임한 지 이제 한 달 남짓이다. 클럽팀처럼 매일 선수들을 데리고 훈련할 수도 없다. 짧은 소집 기간 동안 새로운 압박 방식과 빌드업, 선수별 위치까지 모두 완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오히려 이런 환경에서는 경기 중 대응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준비한 플랜이 실패했을 때 그대로 끌고 가는 감독보다 빠르게 인정하고 수정하는 감독이 낫다.
그러나 대표팀이기 때문에 반대 논리도 성립한다. 훈련 시간이 부족하다면 처음부터 선수들이 이해하기 쉽고 실행하기 쉬운 플랜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전반 45분을 상대 분석에 사용하는 순간 승부가 끝날 수도 있다. 우루과이전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모레노는 시험지를 받아든 뒤 답을 찾아내는 능력은 보여줬다. 하지만 그 답을 찾기 위해 매번 전반 45분이라는 수업료를 낼 수는 없다.
더구나 임시 감독으로 보장된 여섯 경기 가운데 이미 네 경기가 끝났다. 모레노는 첫 4경기를 2승 1무 1패로 마쳤고 이제 11월 두 차례 평가전을 남겨두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 일정을 포함한 평가를 거쳐 정식 감독 전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모레노 감독 역시 아직 자신의 축구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본다.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현재 대표팀을 건물을 올리는 과정에 빗대면서 더 높은 단계까지 발전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11월에는 다음 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 11월에는 '후반의 모레노'를 전반부터 보여줘야 한다
첫 4연전에서 모레노가 보여준 가장 큰 장점은 문제를 인정하고 수정하는 능력이었다. 동시에 가장 큰 숙제 역시 계속 수정이 필요했다는 사실이었다.
2승 1무 1패라는 성적만으로는 이 모순을 설명하기 어렵다. 에콰도르전 후반에는 기대했던 새로운 축구가 나타났고, 우루과이전 전반에는 모든 것이 무너졌다. 베네수엘라전에서는 다시 답답해졌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승리했지만 경기력까지 완벽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 과정에서 모레노는 자신이 경기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감독이라는 점은 보여줬다. 상대가 무엇을 노리는지 파악하고 선수의 위치를 바꾸며 필요하면 과감하게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한 단계 앞선 대응이다. 상대가 압박을 시작한 뒤 황인범 주변에 선수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탈압박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상대가 풀백 뒤를 공략한 뒤 수비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 전부터 공격과 수비의 숫자를 계산해야 한다. 전방 압박이 끊어진 뒤 간격을 좁히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킥오프 순간부터 누가 뛰고 누가 패스길을 막을지 명확해야 한다.
하프타임에 내놓았던 답을 경기 시작 전에 준비하는 것. 결국 그것이 모레노호가 11월에 보여줘야 할 가장 큰 변화다. 첫 네 경기에서 후반의 모레노는 분명 매력적이었다. 문제는 그 모습을 보기 위해 항상 전반 45분을 기다려야 했다는 것이다.
11월 두 경기에서는 더 이상 45분이 필요하지 않아야 한다. 모레노가 첫 4연전에서 스스로 찾아낸 답을 킥오프 순간부터 그라운드 위에 꺼내놓을 수 있느냐. 어쩌면 남은 두 경기에서 그의 정식 감독 전환 가능성을 판단할 가장 중요한 기준도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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