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AI 시대 교사들 30일 행정업무 줄여달라 했다
- 서·논술형 평가는 질적 피드백 뒷받침돼야 했다
- 교육당국은 AI 안전망과 격차 해소를 마련해야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논술형 확대해도 100~200명 담당…질적 피드백 현실적으로 한계
개인정보 책임 우려에 AI 활용 위축…"국가 차원 안전장치 필요"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에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새로운 학습도구를 교실에 추가하기에 앞서 교사가 학생을 직접 만나고 피드백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특히 서·논술형 평가 확대와 AI 활용 교육을 추진하면서 기존 행정업무와 다수 학생을 담당하는 구조를 그대로 두면 정책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책임까지 개별 학교와 교사에게 맡기기보다 교육당국이 안전한 AI 활용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뉴스핌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무너진 교권, 교육 없는 교실, 쌓이는 사교육'을 대주제로 공동 특별기획 대담을 마련했다. 이번 대담에서는 '기술 도입을 넘어 역량으로, 미래 AI 세대를 위한 리터러시 교육'을 주제로 AI 기술 확산에 따른 학교 교육과 평가 체계의 변화를 논의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강한겨레 대원국제중 교사와 손윤하 서울 신화중 교감이 패널로 참여했다.

-AI 먼저 들어갈 곳은 행정…"교사에게 학생 만날 시간 돌려줘야"
▲좌장(양정호 성균관대 교수)
AI 시대에는 교사의 역량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에게 어떤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손윤하 서울 신화중 교감
교사에게 인공지능 활용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보장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만나고 학생에게 충분한 피드백을 해줄 수 있는 시간입니다.
AI 기술이 학생 맞춤형 수업이나 학습 콘텐츠 개발에 집중되고 있지만 학교에서 인공지능이 먼저 들어가야 할 곳은 오히려 행정업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들이 서류 작성과 시스템 입력에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문서와 증빙 중심의 행정업무를 줄여주고 그렇게 확보한 시간을 교사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AI 시대일수록 인간적인 교감과 상호작용은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서·논술형 평가 확대…"키워드 채점하면 또 다른 사교육"
▲좌장
AI 시대에는 학생의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해 서술·논술형 평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강한겨레 대원국제중 교사
평가 방식이 바뀐다고 사교육이나 변별력 문제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논술 역시 오랫동안 사교육 시장이 존재해왔고 문제 유형이나 글의 구조 등을 가르치는 방식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서술·논술형 평가가 확대됐을 때 학생의 문해력과 사고력이 실제로 높아질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가 형태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생각하고 내용을 구성해 표현하는 능력을 어떻게 기를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학부모들이 사교육 증가를 걱정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다만 학교 역시 입시와 평가 변화에 맞춰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손윤하 교감
서·논술형 평가를 왜 하려는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객관식 평가만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학생의 깊은 사고력과 독창성, 개성, 가치관 등을 발견하고 길러주자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객관식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면서 평가 기준에는 다시 공정성과 변별력을 앞세우고 수십 쪽의 채점 기준표를 만든 뒤 특정 단어가 들어갔는지에 따라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가면 서·논술형 평가의 취지와 맞지 않습니다.
이런 기준을 데이터화해 AI가 채점하도록 한다면 학생에게 키워드 암기라는 새로운 사교육 기술만 만들어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학생마다 다른 사고와 맥락을 읽어내고 교사가 질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한 교사가 최대 200명"…서·논술형 취지 살릴 수 있나
▲좌장
그런 질적 피드백을 실제 학교에서 충분히 제공할 수 있습니까.
▲손윤하 교감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중학교에서 한 교과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은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200명 정도입니다.
학생에게 과제를 주고 교사가 피드백한 뒤 학생이 다시 작성하고 재도전하게 하는 방식이 이상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이런 과정을 반복하려면 교사가 감당해야 할 학생 수가 너무 많습니다.
서류와 시스템 입력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재 구조에서 이 같은 교육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강한겨레 교사
저는 도덕 교과에서 수행평가 네 개 가운데 두 개를 서·논술형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담당 학생이 167명인데 수행평가 네 번을 모두 채점해야 합니다. 주말에 학교에 나와 채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여러 차례 피드백을 제공하면 실제로 글을 고치거나 아예 입장을 바꿔 다시 쓰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교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다만 그 과정은 매우 힘듭니다. 이런 도전을 교사가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정보 걱정에 "그냥 안 써요"…AI 활용 위축
▲좌장
에듀테크와 생성형 AI 활용이 늘면 학생 개인정보와 학습 데이터 보호 문제도 커집니다.
▲강한겨레 교사
학생과 교사가 에듀테크 기업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안전성을 보장하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수업에 활용하려면 개인정보 수집 문제 등을 검토하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할 수 있습니다. 안전 문제를 고려해야 하지만 교사 입장에서는 절차와 책임 부담 때문에 아예 사용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저도 개인정보가 개입될 가능성이 있는 도구는 정규 수업에서 사용하지 않고 이미 검토된 서비스를 중심으로 활용합니다. 결국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피하다 보면 교사도 보수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부나 교육청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공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에듀테크 업체와 학교를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AI 격차 해법도 결국 '사람'…"한 학생도 뒤처져선 안 돼"
▲좌장
가정환경에 따라 AI와 디지털 기술 활용 능력에서도 격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강한겨레 교사
AI와 디지털 기기가 결국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방향으로 사용된다면 격차 문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뿐 아니라 정서적·학업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도 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방학 동안 학생과 대학생을 1대1 또는 1대2로 연결해 독서와 학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격차라고 하면 기기 부족만 떠올리기 쉽지만 과의존 역시 문제입니다. 방학에 생활 패턴이 무너지고 스마트폰이나 게임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도 있습니다. 온라인 기술을 오히려 사람과 연결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규칙적인 생활과 학습을 돕는 방식도 필요합니다.

-AI 교육 또 '필수 몇 시간'?…"정책 하나 더 얹어선 안 돼"
▲좌장
AI 리터러시 교육이 학교 교육과정에 자리 잡으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손윤하 교감
가장 우려하는 것은 AI 리터러시 교육도 기존의 여러 필수교육처럼 운영되는 것입니다.
학교폭력이 사회 문제가 되면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몇 시간 이상 하고 결과를 보고하라는 지침이 내려옵니다. 안전교육과 생명존중교육, 금융교육, 인권교육, 통일교육, 아동학대 예방교육 등 학교에 요구되는 교육이 매우 많습니다.
현장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영상을 보여주거나 외부 강의를 한 뒤 결과를 보고하는 방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데이터상으로는 학생들이 모든 교육을 받았지만 실제 학생의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AI 리터러시 교육까지 이런 방식으로 추가해서는 안 됩니다. 교사는 학생을 직접 만나 교실의 맥락을 가장 잘 아는 현장 전문가입니다. AI 시대에는 그 역할이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교육당국은 교사가 새로운 교육에 도전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장애물을 줄이고 개인정보 보호와 법적 책임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좌장
오늘 말씀을 종합하면 AI 교육의 핵심은 새로운 기술을 학교에 얼마나 많이 들여오느냐가 아니라 학생이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며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교육뿐 아니라 교사가 AI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과 역량도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의 빈틈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AI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육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와 같은 제도적 기반도 함께 마련돼야 학교 현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