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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의 눈] "상속세 60% 내는 대주주가 주가 올리겠나"...공허한 밸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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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최고세율 50%, 최대주주는 20% 할증
문제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정치가 제일 문제
130조 돌파한 해외 주식투자 더 가속화될 것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일을 하는 척 하는 건 아주 쉽다. 하지만 실제로 일이 되게 만드는 건 훨씬 더 어렵다. 현재 한국 증시의 부진에 유관기관, 정부, 정치권 내에서도 수 많은 대책과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모두가 부지런히 일하는 척만 하고 있다. 실제로 일이 잘 될 리는 없어 보인다.

지난 2년 9개월 간 주요국 증시는 모두 상승했지만 한국 증시만 유독 부진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3%, 한국 코스닥 지수는 -26%의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인도, 일본, 대만, 미국 증시는 활황이다. 수익률 격차가 심각하다. 이에 지난 2월에는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발표되기도 했다.

◆ 공허한 밸류업…60% 상속세 내며 주가 올릴 대주주는 없다

그 후속작업으로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했다. 주주환원,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을 따진 100개 종목이 확정됐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주요 증시 게시판에는 "코스피200 모방한 밸류업100 지수 발표로 주가가 왜 오르겠냐?", "밸류업 지수로 한국 증시가 상승한다는 순진한 생각에 놀랄 지경" 등의 부정적 반응 일색이다.

한국 증시 저평가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따라서 1-2개의 문제 해결만으로는 개선이 불가능한 고차방정식이다. 하지만 그 중 영향력이 가장 큰 문제점을 1개만 꼽으라면 60%의 상속세율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향후 상속을 앞 둔 최대 주주들은 절대 자기회사의 주가가 올라서는 안 된다는 강박까지 있다는 게 실제 현장 분위기다.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기를 기대하는 대주주들이 상당하다. 이들은 소액주주의 배당 확대 요구를 일축한다. 주가상승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요구는 아예 듣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20% 할증과세를 한다. 따라서 30억원을 초과하는 주식평가금액의 상속세율은 무려 60%(50%+20% 할증과세)가 된다.

여기에 주가마저 오르면 상속세는 그야말로 폭증하게 된다. 최대주주 할증과세는 상속인의 재산을 피상속인보다 정부가 더 많이 가져간다는 점에서 논란이 많다.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있는 나라 중에서는 이례적인 케이스다.

삼성그룹 오너 일가도 주식상속가액 19조원 중 약 12조원(주식상속세 11조원+기타재산 상속세 1조원)의 상속세 폭탄을 맞아 아직도 보유 주식을 팔아 상속세를 납부 중이다.

삼성 오너가의 주식 상속가액은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날인 2020년 10월 25일 기준 상장주식의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 종가 평균으로 결정된다. 이를 계산해보면 삼성전자 평균가격은 약 6만2400원이다. 그 외에도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주식도 상속됐다.

만약 단순 가정으로 상속 당시 삼성전자 주식이 2배 오른 12만5000원으로 상속가액이 결정됐다면 상속세는 12조원의 2배인 24조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몇 년 뒤에 다시 삼성전자 주가가 6만2400원으로 돌아가게 되면 쓸데없이 상속세만 2배 납부한 꼴이 된다.  

이런 상황이니 상속을 앞 둔 최대주주들 중 주가가 오르기를 바라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최대주주들이 주가가 떨어지기만을 기도하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 밸류업을 운운하는 건 공허한 구호다. 이 문제를 유관기관인 한국거래소가 해결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오직 입법권한이 있는 정치권에서만 해결 가능하다. 하지만 진영논리에만 사로잡힌 한국 정치권에서 이 약탈적인 60%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요원하다. 한국 증시 상승이 앞으로도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금융투자세 시행해 해외주식투자 장려?

어제는 170석이 넘는 의석수로 강력한 입법권한을 가진 더불어민주당 내의 '금융투자소득세' 정책토론회도 시장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금투세 시행팀과 유예팀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일부 시행팀의 발언은 1400만 개미투자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유예팀이 "(금투세 도입 시) 한국 증권시장이 우하향할 텐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시행팀의 답변이다. 김영환 의원은 "우하향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계시면 인버스에 투자하시면 되지 않느냐"고 답변해 논란이 있었다. 그 밖에도 몇몇 의원들의 수준 낮은 논리에 대한 실망감도 상당했다.

토론 종료 후 각종 주식게시판은 뜨겁게 달궈졌다. "국회의원이 맞냐?", "한국 기업 망하기를 바라는 건가", 대한민국도 팔라는 얘기냐"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넘쳐났다. 또 "역시 미국 주식이 답이다", "한국 주식 탈출은 지능순" 등의 현실적인 반응도 상당하다. 한국 투자자 중 상당수는 이미 한국 증시를 대 탈출하는 중이다.

2020년에 한국인의 해외 주식 보유금액은 62조5000억원(470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런데 3년9개월만에 110% 폭증한 131조3000억원(987억달러)을 기록했다. 가파른 증가세다. 조만간 200조원도 돌파할 기세다. 금투세가 실제 도입될 경우 한국 증시 탈출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 금투세 도입 시 해외주식과 국내주식 세율 비슷해져

현재는 비과세인 국내 주식 양도차익이 과세로 바뀐다는 점이 금투세 도입의 핵심 이슈다. 양도차익 5000만원까지는 비과세지만 5000만원 초과분에는 22%(지방세 포함), 3억원 초과분에는 27.5%(지방세 포함)의 세율이 적용되는 게 쟁점이다.

물론 금투세 도입 시 해외주식에 대한 과세율도 올라간다. 현재 해외주식 직접투자로 차익 발생시 250만원까지는 비과세, 초과분에 대해서는 분류과세로 22%(지방세 포함)의 세율이 일률 적용된다. 그런데 금투세를 도입하면 해외주식에서 3억원 넘는 차익 발생 시 세율이 27.5%(지방세 포함)로 올라간다.

결국 해외주식과 국내주식은 기본공제 차이만 있을 뿐 세율은 동일해 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주식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은 더 급감할 수밖에 없다. 똑같은 세율이라면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보다는 글로벌 1등 기업인 애플,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에 투자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 해외주식 세금 90%로 올려라? 세금은 해결책 못 돼

지난 19일에 이재명 대표가 추석민심을 전하는 과정에서 얼마 전 지방의 노인들이 "우리 주식 팔아야 되냐?"고 물어서 "지금 상태라면 안 사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다고 밝혀 논란이 있었다. 거대 야당의 대표가 한국주식을 사지 말라고 대답한 게 본심일 리는 없다. 금융시장에서는 이 대표가 금투세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한국의 모든 투자자가 자국 증시를 외면하고 미국 주식투자에만 몰두한다면 투자수익률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일반화되면 한국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어려워진다. 결국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도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된다.

일부 정치인들의 주장처럼 '조세 정의 확보'를 위해 금투세를 시행하는 게 최선일까? 만약 조세정의가 가장 중요하다면 세율을 90%로 올리는 게 더 공정하지 않은가? 실제 프랑스에서는 2013년에 올랑드 대통령이 소득세 최고과세율을 기존 50%에서 75%로 인상한 적이 있다.

그러자 세계적 명품 그룹인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프랑스의 높은 소득세와 최고 45%(직계존비속)의 높은 상속세를 피할 목적으로 벨기에 국적을 신청했다. 결국 2년 뒤 프랑스 정부는 소득세 최고과세율 75% 부과를 슬그머니 취소했다.

이 취소가 부자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에서의 자본이탈을 방지하고자 어쩔 수 없이 세율을 낮춰준 측면이 강하다. 전 세계 국경이 열린 지금 시대에는 기업들도 얼마든지 해외로 떠날 수 있다. 고율의 세율로 조세저항을 부추기기 보다는 자본유출을 막는 게 훨씬 더 이득이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원활 하려면 한국 증시가 살아나야 한다. 한국 기업 경쟁력 강화에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한국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금융투자세 논쟁은 하루 빨리 정리돼야 한다.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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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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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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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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