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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채지민 "평면과 입체의 혼재…불편함, 멈춰서 바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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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아뜰리에 아키서 2년 만에 개인전
입체감과 평면성 뛰어넘는 인위적인 공간 배치
치밀하게 계산된 평면 회화의 새로운 시각 제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아트바젤 홍콩을 비롯해 아트 마이애미, 아트 파리스 등 세계의 주요 아트페어와 전시에서 매회 '솔드 아웃'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채지민 작가가 2년 만에 개인전을 가진다.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 포레 1층에 위치한 갤러리 아뜰리에 아키에서 채지민(39)의 개인전 'Walk Stay Gaze 걷고 멈춰서서 바라보다'가 지난 10일부터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평면 회화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채지민 작가의 구상 회화 15점을 볼 수 있다.

채지민 작가 작품의 특징은 평면성과 입체감의 혼재다. 인위적인 공간 배치와 구도적인 색의 조합을 통해 2차원에서 3차원의 경계를 허문다. 이는 작가의 철저한 계산에 따른 구상이다. 포토샵과 3D 프로그램으로 스케치 작업을 하는 그는 구상의 80%를 끝낸 후에야 캔버스 위의 작업을 시작한다. 채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캔버스라는 공간에 제가 만든 인위적인 형태로 구획하는 것"이라고 명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채지민 작가 2022.11.15 89hklee@newspim.com

"구상에 대해 기술적으로 말씀드리면 광활한 캔버스에 제가 만든 형태와 오브제로 공간을 인위적으로 나누는 작업입니다. 기본적으로 3D프로그램에 제가 만든 소스로 공간을 정하고, 포토샵에서 오브제와 인물을 배치하는 방식이죠. 스케치는 보통 3D프로그램과 포토샵으로 하는데 캔버스에 옮기기 직전의 과정까지 작업합니다. 때문에 스케치 단계에 시간을 가장 많이 투자해요."

채지민 작가의 작품은 영국의 팝 아트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떠올리게도 한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구상과 추상 그 어디에도 경계를 두지 않고 작업하며 1990년대부터는 컴퓨터를 활용한 작업을 시도하며 이어오고 있다. 채 작가는 "호크니는 저의 선생님"이라며 "색채와 구상에 영향을 받은 건 맞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유학 시절 '더 큰 첨벙(A Bigger Splash)'이 근처에 있어 즐겨 봤다"면서 "호크니를 닮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호크니를 동경하기 때문일까. 채 작가의 작품은 컴퓨터 그래픽의 느낌도 띠고 있다. 색상과 공간 구조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주로 포토샵과 3D 프로그램으로 스케치를 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이기도 하다. 채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추상성이 있지만 구상 회화"라며 "그래픽화하면서도 회화적인 성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Chae Jimin, Through the Strange Structure, 2022, Oil on canvas, 130.3x162.2cm [사진=아뜰리에 아키] 2022.11.15 89hklee@newspim.com

"제 그림은 3D 프로그램과 포토샵으로 구상하기 때문에 그래픽적인 요소가 있어요. 하지만 회화적인 부분도 분명하죠. 제가 색을 쓰는 방식이 추상적인 것을 그 이유로 들 수 있습니다. 'Through the Strange Structure'를 보면, 현실적인 산 이미지 아래 초록색 면이 등장하는데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질 거예요. 일정한 간격으로 구획을 나눴고 초록색을 써서 추상적이고 구상적으로 나타나죠. 평면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점에서 제 작품은 회화성을 띠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작품에는 현실과 비현실, 평면과 공간, 예술과 일상의 경계가 애매하다. 극과 극의 상태가 '혼재'되어 있어 관람객은 그 경계의 상태를 바라보게 된다. 채 작가는 "두 속성이 한 화면에서 부딪히면서 만드는 괴리감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전체를 보자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있는 모든 것이 한 테마에 등장합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게 아니라 '혼재'의 상태입니다. 쉽게 풀어서 '이상한 장면을 만든다'고 하죠. 두 속성이 한 화면에서 만드는 괴리감을 제가 좋아하는 거 같아요. 공간적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평면적이지도 않게, 자연적인 장면에 인공적인 구조를 함께 버무리기도 하고요. 특별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작업은 아니에요. 하지만 작업하면서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하는 걸 느끼게 하죠. 자연스럽게 저라는 사람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22.11.15 89hklee@newspim.com

채 작가는 자신 작품의 매력이 '불편함'이라고 했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과 구도, 그리고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인물까지. 불편함을 통해 낯선 요소를 발견하는 것이 그림을 보는 재미로도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사실, 불편하게 그림을 보는 방식은 그가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이기도 하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익숙하고 편한 구도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아요. 제 그림 속 인물의 시선을 차단하거나 뒷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보기에 불편하기도 하죠. 인물이 등장하면 작가에게 '저 사람은 누구냐' '아는 사람이냐?' 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작품 전체로 퍼져가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그 후로는 인물의 뒷모습을 그리거나 일부만 그리는 설정을 하기도 했죠. 그러니 구도가 더 어려워지고 더 치밀하고 치명적인 괴리감이 생겼어요. 관객도 장면 전체를, 완전한 타자로서 작품을 관람하게 됐고요. 제가 제 그림을 그렇게 보기도 하고, 그 불편함이 제 그림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관람객을 완전한 타자로 만들기 위해 인물을 꽁꽁 숨겨두는 작업을 한 그에게 '왜 인물을 그리느냐'고 물었다. 이에 채 작가는 "사람을 그리는게 익숙해서 그린다"고 답했다. 이어 "3년간 그림을 안 그리던 때도 있었는데 2013년 후부터 다시 그리게 됐다"고 첨언했다. 그는 또 "인물은 제가 가장 잘 다루는 소재이기에 오히려 인물을 그릴 때는 어떻게 쳐내고 불편하게 만들지 고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채지민 작가 2022.11.15 89hklee@newspim.com

 

작가는 추후 회화 작업에서 설치 작업으로 확장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는 구상 단계다. 2차원과 3차원의 혼재를 담은 회화가 3차원 세상에서 펼쳐지게 될 예정이다. 내년은 일부러 시간을 비워뒀다. 더 늦기 전에 채 작가는 한층 더 확장된 시야로 작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년에는 하고 싶은 전시가 있어요. 현재 10년 넘게 평면 회화를 하고 있는데 매체를 확장시켜 3D로 제 작업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3년 전부터 공간 설치를 하고 싶었는데 현재 구상을 시작하려는 단계입니다. 한 살이라도 더 어렸을 때 이런 시도를 해봐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요(하하). 좋은 작가가 되려면, 그리고 앞으로 20년 또 30년 더 재미있게 작업하려면 확장된 시야를 갖고 있어야 할 거 같아요."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Chae Jimin, A Reindeer, a Tree, James and a Falling Cone, 2022, Oil on canvas, 72.7x72.7cm [사진=아뜰리에 아키] 2022.11.15 89hklee@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Chae Jimin, Go Separate Ways, 2022, Oil on canvas, 72.7x90.9cm [사진=아뜰리에 아키] 2022.11.15 89hklee@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Chae Jimin, Companions or Competitors, 2022, Oil on canvas, 130.3x130.3cm [사진=아뜰리에 아키] 2022.11.15 89hklee@newspim.com

한편, 이번 개인전은 작가와 의류 브랜드 쿠어(COOR)와 협업 과정이기도 하다. 작가가 애용하고 후원하는 브랜드에 그가 10년 전부터 봐온 모델 제임스 리 맥퀀과 협업을 제안했다. 인물을 다 보여주고 싶으면서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채지민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에는 실제 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제임스 리 맥퀀을 등장시켰다.

작품에 인물을 그릴 때 사진을 참고해 그리는 편인데, 늘 의상이 구조와 어울리지 않아 편집 작업을 한 번 더 거쳤던 그는 미니멀을 지향하는 브랜드 쿠어와 뜻이 잘 맞아 작가가 직접 선정한 쿠어의 의상을 모델에 입히고 화보 촬영을 진행, 작품 안으로 옮겨왔다. 화보 촬영 과정에도 참여한 채 작가는 그가 모델에 디렉션 한 '걸어라, 멈춰라, 바라봐라'를 이번 전시명으로 정했다. 그림 속 인물의 행위처럼 관객도 걷고, 멈춰서서 그림을 바라봐주길 바란다. 전시는 12월17일까지.

채지민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런던 첼시 대학에서 서양화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한가람 미술관, 광주문화예술회관, 조선일보 미술관, 노블레스 컬렉션, 런던 Griffin Gallery, 뉴욕 아트모라 갤러리, 뉴욕 BBCN Bank, 상하이 KIC아트센터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2018년 아트 바젤에서 출품작 전체 매진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국제 미술계 내 자리매김을 반증했으며 한국과 런던, 뉴욕 등 다수의 기획전을 통해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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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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