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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보다 공존과 화합 추구한 가야 역사 520년
"한일관계 회복, 가야 중립적 외교론 본받아야"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지난 7월 시작된 일본의 경제보복 이래 6개월째 한일관계가 냉랭하다. 일본의 대응은 반일감정을 키워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이어졌다. 이런 움직임은 일본 기업의 한국 시장 철수와 여행객 급감 등 결과를 낳았다.

다만 지난달 23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종료 6시간을 앞두고 '일시동결'로 연기되면서 반전을 기대하게 한다. 이달 하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리란 기대도 커지면서 양국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문화교류의 끈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한일관계의 극적 전환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가야 역사와 문화를 재인식하기 위한 26년만의 가야 특별전 '가야본성 칼과 현' 전시장에 가야의 창고와 집을 표현한 토기가 전시되어 있다. 2019.12.02 dlsgur9757@newspim.com

일본과 관계가 얼어붙었던 지난 8월, 국립중앙박물관은 '가야 본성-칼과 현'의 전시 개최 소식과 함께 일본 순회전과 일본 국립도쿄박물관의 소장품 교류도 있을 거라고 예고했다. 

전시장에서는 국립도쿄박물관의 소장품인 가라국(대가야) 금귀고리를 볼 수 있다. 한일 간에 감도는 냉랭한 기운에도 국립도쿄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작게나마 성의를 보였다. 국립도쿄박물관과는 28년 전 '신비의 고대왕국 가야'전에서도 소장품 교류가 한 차례 있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년간 다져온 국립 기관과 문화교류의 끈이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가야본성' 전시는 순회전으로 기획돼 부산시립박물관에 이어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2020년 7월 6일~9월 6일), 일본 규슈국립박물관(2020년 10월 12일~12월 6일) 순으로 진행된다. 일본 순회전도 가야의 '화합'과 '조화', 더불어 '공존'의 메시지를 전한다. 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일본 규슈국립박물관에서는 '가야본성' 전시 중 왜와 교류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양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일본에 우리 전시를 빌려주는 거다. 국민 정서상 '순회전을 꼭 해야하냐'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가야본성'의 메시지가 '공존'이고, 양국이 조화롭게 공존해야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의미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 가라국의 금귀걸이 2019.12.02 89hklee@newspim.com

여섯 개의 도시 연맹 국가(가락국, 아라가야, 가라국, 고자국, 비화가야, 다라국)였던 가야는 고구려와 신라, 백제와 520여년을 함께했다. 신라와 백제처럼 영토를 정복하며 세력을 확장한 것과 달리 주변 도시 국가와 자율성을 담보한 교류를 강조하며 '공존'의 역사를 520년 이어왔다고 평가된다.

이양수 연구관은 "신라와 백제는 왕을 중심으로 하나의 통치권력을 만들었지만, 가야는 연맹을 맺고 자율권을 가졌다. 여섯 개 도시 국가 중 강한 왕도 있었지만 다른 국가를 침범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통합'이란 개념을 안 갖고 있떤 것 같다"고 풀이했다.

가야는 지리적으로 해안가에 위치해 외부인이 쉽게 오갈 수 있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번성했고, 문화 교류에 최적화된 국가였다. 2세기에 왜인 마을이 가야권에 있었다는 역사적 기록도 남아있으며 5~6세기에는 단순한 해상 교역을 통한 물건의 이동을 넘어 사람들도 오갔다. 가야권으로 건너온 왜인이 실제로 정치·사회적 활동을 했고 이는 가야권에서 발견된 왜인의 무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 홍보대사인 배우 정일우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가야 역사와 문화를 재인식하기 위한 26년만의 가야 특별전 '가야본성 칼과 현' 개막식을 마치고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2019.12.02 dlsgur9757@newspim.com

또 김해의 여러 유적에서는 왜계 토기가 자주 발굴되는데, 이는 왜에서 사람들이 이주해 생활했음을 보여주는 단서다. 일부 역사계에서는 왜인들이 항구 부근에 집단 거주하면서 교역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해시 신문리유적에서도 왜인들 생활용기인 하지키가 다량으로 출토돼 가야와 교류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왜는 철 생산과 기술이 뛰어난 가야와 굳건하게 교류했다. 당시 철을 다루는 기술은 나라의 국력을 상징했다. 가야를 통해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았던 일본은 가야와 문화 교류를 하면서 성장했고, 가야의 철 생산 기술을 배우기 위해 활발하게 교역했다. 가야의 철 주조 기술은 삼국시대의 갑옷에 쓰였을 정도로 명성이 대단했다.

가야가 '강한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공존'을 추구한 덕이지만, 망하게 된 이유도 '통합'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시대 변화에 따르지 못한 결과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가야 역사와 문화를 재인식하기 위한 26년만의 가야 특별전 '가야본성 칼과 현' 전시장에 가라국의 금관과 금제장식이 전시되어 있다. 2019.12.02 dlsgur9757@newspim.com

이번 '가야 본성' 전시도 자율성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현대 사회에서 '통합'의 의미를 일깨운다. 이양수 연구관은 "가야가 공존을 선택하고 통합하지 않아 망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오해다. 사실은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국과 달리 가야에는 공존의 역사가 500년 있었다. 공존과 통합의 역사는 같이 간다. 공존이냐 통합이냐, 이는 시점을 보고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관은 가야가 말 '통합'의 본질과 의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통합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런데 통합하지 않아도 북유럽 국가들을 보면 잘 먹고 잘 산다"며 "가야 사람들에게 있어서 '공존'은 내가 너를 위해 공존하는 개념이 아니다. 지금 이 상태로 공존해도 충분히 살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호남 동부지역이 가야세력이었다는 역사적 발견도 백제의 세력 확장보다 자율성을 갖고 싶던 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가야 역사와 문화를 재인식하기 위한 26년만의 가야 특별전 '가야본성 칼과 현' 전시장에 가야시대의 기마인물형 뿔잔이 전시되어 있다. 2019.12.02 dlsgur9757@newspim.com

윤태선 동국대학교 교수는 현재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가야의 외교적 중립론'을 배울 만하다고 강조했다. 가야는 외교에서 자유롭게 교역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거다. 윤 교수는 "가야가 외교에서 중립을 지켰기 때문에 주변 국가와 신뢰가 탄탄했다. 그렇기 때문에 왜도 가야의 뛰어난 철 주조 기술을 배우기 위해 가야로 왔고 교류할 수 있었다"며 "가야의 '중립적인 외교'는 동아시아의 넓은 세계관이라는 힘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외교문제는 역사로 인한 갈등과 생존 문제, 경제 분야에서 일어나는데 이를 중립적으로 다루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현재 일본과 과거사만 부각되고 있는데, 실제로 한일관계가 좋았던 적도 많다. 그러니 여러 면에서 일본과 관계를 바라봐야 한다. 다양하고 중립적인 방식으로 관계를 다져야 하며, 일본이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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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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