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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철통보안'에 지역주민 불만 고조...정부와 갈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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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앞두고 지난 2월부터 보안강화
가게 매출 반토막·주차난 심화에 지역주민 '고통' 호소

[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경기 개최지역 주민들이 강화된 보안통제를 두고 정부와 갈등의 골이 깊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미 수개월째 잡음이 일어온 터라 월드컵 개막 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 경기장 외관에 설치관 현수막.[사진=로이터 뉴스핌]

◆ "경기장 옆 동물원"…삼엄한 통제 속 주민 '불편'

갈등은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어느 날 예카테린부르크 경기장 인근 아파트 단지에 대형 금속 펜스가 들어섰다. 오는 6월14일 개막하는 월드컵을 앞두고 한층 강화된 보안 때문이다.

하루 아침에 생긴 '철벽'에 주민들은 난감해졌다. 메인도로뿐만 아니라 자가 주차장과 마당을 이용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월드컵은 아직 4개월 남은 시점이었다.

높이 3m에 이르는 금속 안전벽은 여러 블록에 걸쳐 길게 뻗어있다. 월드컵은 7월15일에 폐막하지만 안전벽은 8월에 철거될 예정이다. 이 펜스는 CCTV로도 감시되고 있다.

2018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도시 보안이 한층 강화됐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월드컵 개막 후 보안은 한층 삼엄해진다. 

경찰은 경기장 인근 거주지에 발코니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경기가 열리는 날엔 창문을 열거나 창문 가까이에 서 있는 행위도 일절 금지된다. 경찰 저격수가 테러 의심자로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크릴로바 스트리트 27번가에 거주하는 엘레나 모르몰(Elena Mormol)은 "울타리 뒤 동물원에 살고 있다"며 "아파트 건물 입구는 경찰에 포위당했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곳 주민들은 창문으로 경기장 스탠드에 앉아있는 관중들을 내려다볼 수 있을 정도로 경기장과 인접해 있다.

그는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갈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도로 사용을 통제하면서 포장도로 접근이 용이하도록 설치된 시설물을 당분간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배달 서비스 이용에도 제약이 생겼다.

강화된 보안정책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건 예카테린부르크 시민들만이 아니다. 월드컵 경기는 예카테린부르크를 비롯해 총 11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다른 개최지 시민들 역시 월드컵 보안강화로 인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겪고있다고 토로한다. 정작 개최지 주민들의 관심사는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예브게니 체르노브(Yevgeny Chernov)는 "지금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축구 팬이나 평범한 시민,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펜스로 둘러싸인 건물에서 스포츠 용품점을 운영하는 그는 반 토막 난 매출에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안전벽 문에 가게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그와 인터뷰를 하는 내내 가게를 찾은 고객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 11개 개최지 '특별 보안'…매출 '반토막'에 견인차량 급증

예카테린부르크는 특별 보안지역으로 지정됐다. 모스크바, 소치를 비롯한 다른 10개 경기 개최 도시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정부 당국은 축구 팬들을 안전을 보장하고 테러 위협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그 어떤 불편함도 일시적일 뿐"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월드컵 토너먼트가 열리는 동안 보안통제는 엄격히 이뤄진다. 드론 비행과 개인 총기류 판매가 금지되고 바베큐 사용도 불가하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안전벽에 매출이 줄어든 가게는 한두 곳이 아니다. 체르노바와 같은 건물에서 바(bar)를 운영한다는 시민 역시 고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러시아 정부는 일단 달래기에 나섰다. 경기장 인근의 한 여행사는 정부가 상점들에 상황을 납득시키려 설득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타티아나 스트라키나(Tatyana Strakhina)는 "경기가 열리는 날엔 가게 문을 닫도록 권고받았으나 휴점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여행사에게 월드컵 기간은 성수기"라고 못 박았다.

그는 경기장 시설 공사작업으로 인해 주차난도 극심해졌다고 설명했다. 견인되는 차량도 많아졌다. 불편을 겪는 고객들이 늘자 스트라키나는 사무실 위치를 옮기는 고민도 했다고 한다.

상공에서 내려다 본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 경기장.[사진=로이터 뉴스핌]

해외 출국절차도 까다로워졌다. 일부 항공편은 인근 도시 첼랴빈스크로 우회 운항한다. 월드컵 기간 예카테린부르크 공항 이용객이 갑자기 늘어나는데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해당 항공편 여객들은 첼랴빈스크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첼랴빈스크는 예카테린부르크에서 200여 km 떨어져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주민들은 "월드컵 개막 후가 더 걱정"이라고 우려한다.

경기 당일엔 예카테린부르크 52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특별 통행증을 소지해야만 자가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보안통제 구역 자가용 출입은 거주민에 한해 허용된다. 근무지가 구역 내 있더라도 비거주민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근해야 한다.

크릴로바 스트리트 27번가에 거주하는 드미트리 셰브닌(Dmitry Shevnin)은 "월드컵 개최기간 동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모르몰 역시 경찰이 이미 지역 주민들에게 행동 지침이 담긴 엄격한 안내문을 배포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불시에 신분 검사를 받고 있다.

다만 모두가 강화된 보안에 불만스러운 건 아니다.

딸과 손자들이 통제구역 내에 거주한다는 율리아 니코라에바(Yulia Nikolaeva)는"축구 팬들이 경기장 인근을 어슬렁거리고 병을 부수거나 후미진 골목에서 말썽을 일으키기 전에, 차라리 주민들에게 요구하는 특별 주문이 많은 지금이 더 평화롭다"고 말했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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