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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폭파] 北, '북미회담 재검토' 엄포 놓은 4시간 뒤 핵실험장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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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께 최선희 담화 "美에 구걸 안해"...펜스 부통령 맹비난
오전 11시 풍계리 서쪽 갱도 첫 폭파..5시간 만에 3개 갱도 폐기
조진구 "폼페이오, 방북서 많은 합의했을 것.. 北 계획대로 할 것"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한이 최선희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며 북미정상회담 재검토를 위협한 24일, 단 몇 시간 후 비핵화 조치의 상징이자 첫 걸음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예정대로 진행해 주목된다.

최 부상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조미(북미)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고 한 바로 다음날 담화를 통해 맞대응했다. 최 부상은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있다"고 강경한 어조를 사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무지몽매한 소리' '주재넘게 놀아댔다' '아둔한 얼뜨기' 등 강하게 비판했지만 북미회담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마이크 펜스 부통령으로 한정지었다. 펜스 대통령이 지난 2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이 실패할 경우 북한이 리비아의 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급이 낮은 최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정상회담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펜스 부통령을 공격한 것은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접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주도권 잡기의 연장으로 해석했다.

◆ 北 오전 11시부터 핵실험장 폐기 진행...
    5시간 만에 3개 갱도 연쇄적으로 '쾅~쾅~캉~' 폭파

이어 북한은 최 부상의 담화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한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1시 경부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 폐기를 일정대로 진행했다.

CNN 등 취재팀에 따르면 북한은 최소 세 개의 갱도와 관측대, 단야장(금속을 불에 달구어 버리는 작업을 하는 자리), 거주 구역을 파괴했다. 첫 번째 폭파는 오전 11시 경에 이뤄졌으며 북한 관리들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의 핵실험에 사용된 북쪽 갱도가 폭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 폭파는 오후 2시 20분 경 서쪽 갱도에서, 세 번째 폭파는 오후 4시 경 남쪽 갱도에서 이뤄졌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유예-동결-파기-검증으로 이어지는 비핵화의 단계를 북한이 정상적으로 밟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사진=38 노스 홈페이지 캡처]

◆ 조진구 교수 "北 자신들의 약속 지키겠다는 것...계획대로 진행할 것"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는 "자신들이 약속한 것을 지키겠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나 최선희 부상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간접적으로 회담에 방해가 되고 있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나 펜스 부통령에 대한 관리를 요구한 것"이라며 "이미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두차례에 걸친 방북으로 많은 부분을 합의했다고 본다"고 예측했다.

조 교수는 향후 북한 비핵화 과정에 대해 6개월 이내, 2년 이내의 두 단계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국내 사정 때문이었다.

조 교수는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핵무기 일부를 해체하거나 반출하는 등의 모습을 미국 지방선거 전인 6개월 이내에 보여줘야 한다. 또 다른 단계는 재선이 걸려 있는 2년 이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방선거에서 '전 정권에서 못했던 북한의 실질적 위협에서 내가 벗어나게 해줬다'고 말하기 위한 조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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