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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화량 통제 못하면 위안화 약세 당분간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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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화폐의 특징 '위험 프리미엄'도 절하 촉발 요인

[뉴스핌=배상희 기자]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움직임이 장기화되면서, 이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에 대해 궁금중이 더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을 비롯한 관영언론은 연일 중국의 통화정책이 ‘온건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며, 위안화 지속절하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외무역, 경제성장률, 외환보유액을 변수로 두고 위안화 환율의 향방에 대한 해답을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부진한 대외무역과 경제성장 둔화 측면에서는 평가절하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중국 외환보유액 감소와 자본유출 현상을 고려할 때 중국 당국이 평가절하를 용인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위안화 평가절하의 지속 여부는 중국의 통화공급량 조절 성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 신흥국 화폐 ‘위험프리미엄’…평가절하 가능성 높여

중국 해통(海通)증권의 리쉰레이(李迅雷)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달러화 강세 속에 위안화가 과도하게 평가절하 되는 것은 선진국에 비해 위험가중치가 높은 신흥국 화폐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선진국 화폐와 비교해 신흥국 화폐는 유동성과 자유태환성,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진다. 신흥경제체 화폐는 위험프리미엄이 높은 편이어서 과도하게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는 중국증시에서 유동성, 재무투명도가 강한 메인보드(主板∙규모가 크고 우량주가 포함돼 있는 시장)와 비교해 신삼판(新三板∙ 중국 중소 벤처기업 전용 장외거래 시장)의 가치가 더 낮게 평가되는 상황에 빗댈 수 있다고 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신흥국의 명목상 국내총생산(GDP)이 낮게 평가되는 것도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절하되는 원인 중 하나다. 2011년 기준 명목상 전세계 GDP 총액은 72조 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제통화기금(IMF)이 매년 각국 통화에 대해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산정하는 GDP는 90조 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화폐가 25% 정도 낮게 평가된 데 따른 것으로 설명된다. 특히, 신흥국가의 화폐가 매우 낮게 평가되면서 전체 명목상 GDP를 끌어내렸다. 구매력 기준 GDP는 국가 간 경제력을 비교함에 있어 1차적으로 공식 인정되는 명목상 GDP와는 다르지만 실제 생활수준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의 1인당 명목상 GDP는 구매력 기준 GDP에 비해 0.83배 낮게 평가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은 구매력 기준 GDP에서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현재는 여전히 미국이 명목상 GDP 기준으로 세계 1위 부국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해를 기점으로 미국과 중국의 부국 순위는 바뀐 셈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또한 이같은 중국을 겨냥한 조치의 일환으로 설명된다.  

다른 신흥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의 2016년 구매력 기준 GDP는 2만6109달러였으나, 명목상 GDP는 8058달러에 불과했다.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2.24배, 인도의 루피는 2.87배, 브라질의 헤알화는 0.77배 평가절하돼 있다. 이 수치들은 앞서 언급한 위험프리미엄으로 평가해도 무방하다. 즉, 중국 위안화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들 중 인도와 러시아에 비해 위험프리미엄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1976년말부터 현재까지 지난 40년간 달러당 루피 가치는 644% 평가절하됐다. 이에 비해 중국의 경우 지난 40년간 250% 평가절하 돼 상대적으로 다른 신흥국에 비교해 평가절하 폭이 적었다. 중국과 인도 모두 관리형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인도의 변동폭은 중국보다 큰 편이다.

◆ 외환보유액과 GDP...환율과의 상관성 크지 않아

리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액과 환율결정의 상관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외환보유액이 많은 국가일수록, 화폐시장의 안정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다만, 신흥국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적은 편이 아님에도 미국 달러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매우 큰 편이다. 특히, 브릭스 멤버인 중국은 외환보유액 1위이고, 러시아, 브라질 인도의 외환보유액 또한 상위 10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다만, 외환시장에 매일 고시되는 환율인 명목환율은 물가환율을 반영한 실질환율보다 매우 낮은 상황이다.

리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경제성장률과 환율의 상관관계 또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왕샤오둥(王曉東) 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1973년부터 현재까지 유로화, 엔화, 파운드 등 7개 주요 국제통화 대비 달러인덱스는 15% 정도 평가절하됐다. 단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20개 신흥국가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인 OITP 인덱스는 70배 이상 평가 절상됐다. 같은 기간 7개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의 경제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졌음에도 달러대비 환율은 오히려 큰 폭으로 절하됐다.

실례로 인도의 경우 최근 2년간 중국을 넘어 최고의 경제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달러화 강세 속에 루피의 평가절하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경제성장 및 수출 둔화, 마이너스 금리 단행 등에도 불구하고 달러대비 엔화 가치는 장기적인 평가절하 또는 평가절상 흐름이 나타나지 않는다. 현재 달러대비 엔화 환율은 106엔정도로, 10년전의 100엔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 위안화 평가절하 여지…통화공급량 조절이 관건

외환보유액 부족, 경제성장둔화 모두 원인이 아니라면 신흥국 통화가치가 이렇게 낮게 평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환율 결정의 본질적 매커니즘에서 접근, 통화와 통화간 공급과 수요 관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시중 유동자금량 판단 지표인 광의통화(M2)와 환율결정 연관성에 주목한다. 환율결정의 주요 요인은 통화공급량이며, 신흥국의 과도한 통화 공급에 따른 유동성 과잉이 본원통화 평가절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6년 현재 일본의 M2는 940조엔으로, 2006년 기준 M2인 714조엔과 비교해 지난 10년간 단 32% 증가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일본의 GDP 상승에도 불구, 일본의 대출잔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지난 2008년이래 통화공급량을 늘려온 중국의 지난 10년간 M2는 345% 증가했다. 중국의 M2 성장률은 GDP 성장률의 배에 달한다. 2014년 중국의 GDP 성장 목표치는 7.5%였으나, M2 증가율 목표는 13%였다. 2015년에도 중국의 GDP 목표치는 7%인 반면, M2 증가율 목표는 12%였다. 2016년에는 각각 6.5~7%와 13%였다. 통화공급량이 GDP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현상은 자산과 환율 모두에서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중국의 통화공급량 과잉 현상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아닌, 상업은행의 통제관리 부족에 따른 결과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 또한 통화공급을 늘려왔으나, 상업은행들이 강력한 통제를 가하면서 통화가치의 안정성을 이어갈 수 있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본원통화 공급량은 많지 않다. 올해 8월 인민은행의 총 자산은 33조4000억 위안으로 지난 2008년 19조9000억 위안에 비해 지난 8년간 67.8% 증가했다. 아울러 본원통화 공급의 일부인 26조 위안은 모두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발생했다. 외국환평형기금은 중국의 본원통화를 공급하는 주요 경로로 이용된다.

다만, 문제는 중국 상업은행이 예금지급준비율(지준율)을 15% 높인 상황에서 신용대출 규정을 완화한 것이 시장의 유동자금을 늘리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다. 2000년 초 중국 대출잔액은 9조3000억 위안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08조3000억 위안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신용대출 증가 속도는 이미 GDP 증가 속도를 넘어선 상태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통화공급량 과잉이 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자산거품과 인플레이션, 통화 평가절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경제성장속도, 무역흑자, 자본유출 규모 등 또한 환율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는 모두 간접적 영향에 불과하며, 오히려 명목환율보다 실질환율에 대한 영향력이 더욱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외환관리 영향권 여부에 따른 영향 또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중국 당국의 통제를 덜 받는 역외 위안화 환율이 역내 위안화 환율보다 높은 편이지만, 그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즉, 다시 말해 중국 당국의 관리 여부와 위안화 평가절하의 상관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우선적으로 자산거품 억제 등의 리스크 방지를 위해 외환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점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통화공급 규모를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면 위안화 평가절하 폭 또한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DP 성장률 둔화와 상관없이 통화공급 규모가 조절되지 않는다면, 위안화 평가절하 또한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배상희 기자(b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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