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주식

속보

더보기

[홍승훈의 리턴즈] SK바이오팜의 악몽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내 이름은 SK바이오팜. 요즘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몸값. 표정관리조차 어렵다. 이러다 연예인병에 걸리는 거 아닐까, 걱정이다.

지난 주 일반투자자 공모청약 경쟁률은 323대 1. 증거금으로 1억원을 쐈다면 많게는 16주(78만4000원어치), 적게는 11주(53만9000원어치) 받아갔다. 앞서 이뤄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선 경쟁률이 무려 836대 1. 이때 몰려든 자금만 575조원이다. 우리나라 1년 정부 예산을 넘는 규모다.

그래서 시장에선 온통 내 얘기다. 나 때문에 주식계좌를 처음 텄다는 '이들'과 청약하려고 퇴직금을 온전히 증거금으로 넣었다는 '그들',  그리고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을 생애 최초 만들었다는 '저들'까지 다양한 분들이 나를 추종하고 있다나 뭐라나. 덕분에 많은 기록이 이번에 깨졌다. 청약증거금 31조원. 6년여전 증거금 최고치를 기록한 제일모직(30조원)을 뛰어넘었다. 내가 삼성을 이기다니. 생애 최고의 날이다.

 

그런 내가 드디어 이틀 뒤 링에 오른다. 본 게임 시작이다. 공모 때 날 사지 못한 이들이 미친듯 달려들 테지. 그래서 다들 기보유 종목 팔아 현금 챙기기에 바쁘단다. 그렇다고 날 쉽게 갖게 될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다. 당분간 '점상'(개장직후 상한가)을 예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내 몸값이 치솟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일단 수급이다. 한마디로 역대급이다. 우리 주인이 날 너무 아끼느라 시장에 물량을 조금만 풀었다. 대주주 지분과 우리사주를 빼면 시장물량이 20%. 여기에 락업(보호예수)된 기관들 지분(15%)을 감안하면 당분간 유통물량은 달랑 5% 안팎이다. 아무래도 이참에 '묻지마 투자' 본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때 마침 바이오업황은 왜 이리도 좋은건지. '셀트리온' 3형제는 물론이고 형님인 '삼성바이오' 분위기도 아주 좋다. 다들 신고가다. 우리야말로 진정한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주가 아닐까 싶다. 이런 분위기라면 코스피200지수 조기편입도 확실시된다. 이후 이어질 패시브 자금 유입은 덤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여의도 형님들 얘길 들어보면 일단 상장직후 공모가(4만9000원)의 2배인 10만원은 족히 갈 것 같다. 평소 바이오를 썩 내켜하지 않는 여의도 꼰대 형님들도 상장초기 내 몸값에 대해선 왠지 말을 아낀다. 시간이 지나면서 적정가치를 찾아갈 것이란 어정쩡한 중장기 전망만 읊조릴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 밤만 되면 악몽에 시달린다. 지금이야 다들 나를 찾고 치켜세우니 좋긴 하다. 하지만 상장이란 게 하루 이틀, 일년 이년하다 말 것도 아니지 않나. 이렇게 비행기 태우다 냅다 패대기친 경우가 한두 번인가.

지금의 나 역시 쉽게 만들어진 게 아니다. 오랜기간 피땀흘려 그 어렵다는 미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만 2개다. 현재 임상중인 출중한 약들도 꽤 된다. 물론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다. 잘 만들면 뭐하나. 잘 팔려야지. 먼저 상장된 형님들에 비해 부족한 게 많다. 그런데 이런 나를 깊게 알려는 이들은 별로 없다. 그저 내 겉 모습만 보고 흥분한다.

아직 이렇다 할 실적도 없다. 작년 기술 수출을 해서 선계약금으로 잡힌 1000억원 남짓이 역대 최대 연매출이다. 지난 달부터 팔기 시작한 세노바메이트(뇌전증치료제)도 갈 길이 구만리다. 아무리 좋은 약을 만들어도 글로벌 빅파마의 유통체인에 얹혀지지 못하면 쉽지 않은 게 현실. 미국 의료보험 적용 건도 솔직히 높은 벽이다. 차라리 라이센싱 아웃을 할 걸 그랬나 후회한 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같은 대기업 계열이다보니 '삼바' 형님과 비교해 내 가치를 부풀리는 것도 솔직히 부담이다. 그 형님은 바이오 위탁생산(CMO)와 바이오시밀러가 주력이다. 미래 안정성 측면에서 꽤 안정적이다. 요즘 수주현황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든다. 나와는 결이, 이익모델 자체가 다르다. 과거 나와 같은 신약개발사인 LG생명과학, 한미약품, 코오롱 인보사 등 쟁쟁했던 선배들의 시련과 아픔도 익히 들었다. 나 또한 그처럼 되지 말라는 법 없다.

무엇보다 유통주식수가 너무 적어 단기 버블로 끝나는 게 아닐까 걱정이다. 자칫 단기 급등했다 추락해 가뜩이나 힘받고 있는 동학개미에 누를 끼치는 건 아닐까. 이럴 경우 내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 시장에 상장돼 있는 수많은 바이오 동료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싶은 것도 내 진심이다. 다만 여의도에서 나를 두고 좋은 점만 부각시키다보니 마음이 무겁다. 증권사나 운용사야 '물 들어올때 노 젓는' 심정이겠으나 중장기 관점에서 내공을 쌓으면서 크고 싶다. 단기 트레이딩과 먹튀, 이런 분들이 그래서 무섭다.

어찌됐든 악몽은 여기까지다. 기왕 지금껏 달려왔는데 힘들다고 멈출 순 없지 않나. 이혼 앞둔 우리 주인님 지갑도 채워드려야 하고, 자신의 경영실적평가(KPI)가 주가에 달린 그룹 계열사 CEO 분들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그러잖아도 실적이 떨어져 주가가 톡톡 부러지는 우리 그룹주를 위해서라도 내 한 몸 바칠테다. 그게 내 롤이자 운명이니까. 

deerbear@newspim.com

[관련기사]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