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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자의 고백(54)] 마약 취해 스스로 손가락 절단한 남성

기사입력 : 2019년07월30일 13:50

최종수정 : 2019년07월30일 13:50

고등학교 시절, 약물 과다복용으로 응급실행
입대 후 첫 휴가서 마약 취해 엽기적 행각..장군 되겠다던 꿈 '물거품'
의학적 도움 없이 기도원서 단약 성공.."나 같은 아이들 더는 없길"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2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최종훈(가명)씨는 어릴 적부터 군인이 꿈이었다. 최 씨는 아버지에게 늘 “육군사관학교 졸업해서 꼭 장군이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런 최 씨는 훗날 마약으로 인해 군대에서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던 최 씨에게 그늘이 드리운 건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전교 1등을 놓쳐본 적 없을 정도로 명석했지만,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이사가 잦아졌다.

도시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던 최 씨는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사춘기를 겪었다. 특히 최 씨는 부유한 친구들과 어울렸는데, 이들과 달리 지하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구겨지듯 살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는 했다. 자존감은 곤두박질쳤고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성적 역시 끝없이 추락했다.

최 씨는 술과 담배를 배운 것도 모자라 비슷한 가정환경에 있는 친구들과 약물에도 손대기 시작했다. 약물에 취해 돈을 훔치거나 또래 친구들을 위협해 돈을 뺏기도 했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매일 반복되는 일탈도 최 씨의 자존감을 회복시킬 수는 없었다.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최 씨는 본드나 약물 등 환각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닥치는 대로 투약했다. 처음 20알 정도로 시작했던 약물은 내성으로 인해 점점 복용하는 양이 늘었다. 약물을 과다복용해 기절해 병원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최 씨는 선배의 소개로 한 술집 지배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최 씨는 그곳에서 대마초를 알게 됐고 곧 약물과 대마를 함께 남용했다. 그 시기 최 씨는 멀쩡한 정신으로 깨어있는 시간보다 마약에 취해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최 씨 앞으로 입영통지서가 배달됐다. 어릴 적, 육사 출신 장군을 꿈꿨던 최 씨는 입영통지서를 본 순간,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비록 육사에 입학하지는 못했지만, 또 그 시절 꿈꿨던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 씨는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최 씨는 군에 입대해 빠르게 적응했다. 군 생활이 적성에 맞았고 선임들과도 잘 어울렸다. 마약을 끊고 새로운 삶을 살 수도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

입대 6개월 만에 처음 나온 휴가, 최 씨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못 나눈 회포를 풀었다. 친구들은 당연하다는 듯 대마초와 약물을 꺼내 즐겼다. 한 친구가 머뭇거리는 최 씨에게 “딱 한 번인데 뭐 어때?”라며 약물을 내밀었다. 고민도 잠시, 최 씨는 마약에 몸과 정신을 내맡겼다.

안일한 생각이 화근이었다. “손가락 없으면 곧장 전역할 수 있다”는 친구의 우스갯소리에 마약에 취한 최 씨는 실제로 자신의 왼쪽 손가락을 잘랐다. 119구급대와 경찰이 출동했고 최 씨는 곧장 헌병대로 인계됐다. 마약 투약은 물론 전역을 노리고 고의로 신체를 훼손했다는 사실로 최 씨는 불명예 전역을 맞아야만 했다.

삶은 지옥으로 변했고 거기서 빠져나올 유일한 방법은 마약뿐이라고 생각했다. 약물 중독이 심각해지면서 최 씨의 몸에도 큰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건을 어디에 놓았는지 전혀 기억할 수 없었고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심지어는 탈모증세까지 겪었고 눈썹까지 빠질 지경까지 됐다. 체중은 눈에 띄게 줄었고 성격은 폭력적으로 변했다. 최 씨는 조금만 화가 나도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렸다.

불행하게도 악마의 약 ‘필로폰’이 이쯤 최 씨를 찾아왔다.

또 가까운 친구로부터 필로폰을 알게 되었고 각종 새로운 마약을 접하게 되었다. 몸이 망가지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다. 10개 이상 치아가 망가져 틀니를 해야만 했고 피해망상 등 정신병 증세까지 나타났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자 최 씨는 오매불망 자식만 기다리던 어머니를 찾아갔다. 곁을 떠나 있던 16년 동안 어머니는 몰라보게 늙은 모습이었다. 노모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느님께 “아들이 마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어머니의 권유로 최 씨는 기도원에 들어가 단약을 시도했다. 성경 구절을 일일이 필사하며 마약의 유혹을 견뎠다. 의학적 치료 없이 단약에 성공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최 씨는 해냈다.

최 씨는 기도원을 나와 신학의 길을 걸었다. 단약에 성공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이 확연히 좋아졌다. 8년 동안 자라지 않던 눈썹도 거뭇하게 올라왔다. 이 과정에서 최 씨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홀로 자식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물론 친구들과 목사님의 도움이 컸다.

최 씨는 방심하지 않았다. 지인이 알려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찾아갔다. 그는 이곳에서 자신의 치료는 물론 전문적인 공부를 마친 후 다른 마약 중독자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최 씨는 청소년들의 마약류 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장군을 꿈꿨던 자신의 어린 시절 ‘누군가 이를 막아줬다면 인생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 속에 최 씨가 결정한 일이었다. 비록 자신은 마약으로부터 인생을 송두리째 뺏겼지만, 자라나는 아이들만은 자기와 같은 길을 걷지 않도록 돕는 일, 최 씨는 남은 평생을 그렇게 헌신하겠다고 마음먹었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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