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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자의 고백⑮]일본여성이 건넨 필로폰..지옥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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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바 찾아온 일본인 여성 손님 권유에 '필로폰' 투약
절망의 순간마다 찾은 마약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부모가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켜.."호적 팠으니 오지 말라" 오열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마흔 두 살, 최현동(가명)씨도 처음부터 마약 중독자는 아니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면서 최 씨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최 씨가 어릴 적, 아버지는 최 씨에게 직접 한자를 가르칠 정도로 교육열이 높았다. 큰 공장을 운영해 집안 사정도 넉넉했다.

최 씨는 줄곧 학교에서 반장을 도맡았고 성적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공부 문제에 있어서는 자주 회초리를 들었던 아버지였지만, 최 씨에게 사랑을 아끼지 않았다. 아버지의 공장이 부도를 맞기 전까지는 그랬다.

빚쟁이들을 피해 아버지는 가족들을 데리고 작은 시골 마을로 숨어들었다. 작은 철물점을 운영하기 시작한 아버지는 더 이상 최 씨의 교육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다. 최 씨는 전학 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공부를 사실상 포기했다.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고 난 뒤에는 담배도 배웠다. 책가방 속에는 교과서 대신 만화책과 담배뿐이었다. 늘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오는 아버지는 “왜 공부를 하지 않느냐”며 최 씨를 마구 때렸다. 한겨울에는 최 씨를 홀딱 벗겨 집 밖으로 내쫓기도 했다. 이틀동안 물을 마시지 못하게 한 경우도 있었다.

아버지가 갈등을 겪던 최 씨의 반항도 점점 거세졌다. 최 씨는 보란 듯이 담배를 피우고 또 친구들과 함께 ‘본드’를 했다. 이 사실을 안 아버지는 불같이 화냈지만, 그럴수록 최 씨는 더 본드를 마셨고 가출을 반복했다.

그럼에도 최 씨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무사히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 입학했다. 그래도 상황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최 씨는 낮에는 친구들과 당구장을 다녔고 밤에는 나이트클럽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 나이트클럽에서 최 씨는 처음으로 ‘약물’을 접하게 된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나이트클럽에서 DJ를 맡은 최 씨는 필리핀 국적의 밴드와 가깝게 지냈다. 이 밴드의 멤버들은 수시로 작은 알약을 먹고는 했는데, 최 씨는 며칠 뒤 그 약이 환각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호기심에 이들에게 얻은 알약을 먹은 최 씨는 처음 느껴보는 환각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최 씨는 점점 약에 중독됐고 약 없이는 단 하루도 잠들 수 없는 지경까지 갔다.

최 씨는 이후 나이트클럽을 떠나 일명 호스트바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알게 된 한 일본여성 손님을 만나면서 최 씨는 결국 ‘필로폰’까지 손대게 된다. 이 여성이 업소를 찾아올 때마다 최 씨는 함께 필로폰을 투약했다.

그가 업소를 자주 찾아올수록 최 씨는 빠져나올 수 없는 마약의 늪으로 끌려들어갔다. 이 여성과 주사기 파트너 관계가 2년쯤 지속됐을쯤, 업소 사장이 최 씨의 마약 투약 사실을 알게 됐다. 사장은 최 씨에게 여성 손님과 관계를 정리할 것을 요구했다. 마약에 손 대 목숨을 잃은 직원들을 여럿 봤기 때문이다. 최 씨는 결국 여성과 관계를 정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최 씨는 5살 연상의 미국인 여성을 만나 동거를 시작한다. 최 씨는 이 여성의 소개로 호스트바를 나와 서울 이태원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카운터 업무를 맡게 됐다. 최 씨는 이곳에서 필로폰을 투약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환각제는 복용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알고 지내던 클럽 마담을 통해 다시 필로폰을 다시 만나게 된다. 우연인 듯 운명같은 재회였다.

어느 날, 클럽 마담은 퇴근하는 최 씨에게 “술에 너무 취했으니 집까지 데려다달라”고 부탁했다. 최 씨가 집열쇠를 찾기 위해 그녀의 손가방을 열자 안에는 몇 개의 주사기가 있었다. 최 씨는 심장이 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주사기를 본 것만으로도 최 씨의 머리는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

정신을 차리자 최 씨는 이미 그녀와 함께 서로의 팔뚝에 주사기를 찔러넣고 있었다. 이 날을 계기로 최 씨는 클럽 마담과 함께 마약을 투약하는 일이 잦아졌다. 또 여성은 침대 밑에 숨겨놓은 대마초를 꺼내 최 씨에게 권유했다. 둘은 환각제, 필로폰, 대마초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마약을 했다. 그럴수록 동거 중인 미국 여성과 다툼은 잦아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18.11.20 kilroy023@newspim.com

그렇게 5년이 지나고 미국 여성은 본사로 발령이 나 고국으로 돌아갔다. 마약에 빠진 최 씨였지만, 그녀 덕분에 풍족하고 나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미국여성이 떠난 빈자리는 다른 여성을 만나도 채워지지 않았다. 최 씨는 외로움을 달랜다는 핑계로 더욱 더 마약에 빠져들었다. 얼마 후 이 여성에게 장문의 편지가 도착했다. 최 씨에게 동거했던 집을 팔고 작은 가게를 차려 생계를 꾸려 나가라는 내용이었다.

최 씨는 서울의 한 여자대학교 인근에 카페를 차렸다. 최 씨의 쾌활한 성격 덕분에 꾸준히 단골도 늘었고 매출도 제법 괜찮았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하루 종일 일에 치여 산 덕분에 대마초는 가끔 피웠지만 필로폰은 손대지 않았다.

이후 카페를 처분하고 옷가게를 열었다가 곧 친구와 함께 컴퓨터 매장을 운영했다. 사업 수완이 좋았던 최 씨는 2년이 지나자 업계에서 자리를 잡아 탄탄대로를 걸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약속하면서 최 씨는 장밋빛 인생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를 드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 씨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옆 가게 사장의 말만 믿고 투자했던 돈을 모조리 잃게된 것이다. 최 씨 외에도 피해자는 여럿이었다. 옆 가게 사장은 사기 혐의로 구속됐지만, 돈을 돌려받을 길은 없었다.

최 씨에게 남은 건 가게를 처분하고 남은 3000만 원뿐이었다. 최 씨는 다시 ‘마약’을 찾았다. 구할 수 있는 마약은 모조리 구했다. 최 씨는 위기를 이겨내기보다 좌절과 마약에 취해 현실을 잊으려고만 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약혼녀는 최 씨에게 사람을 한 명 붙였다. 얼마 후 약혼녀는 최 씨가 사기사건으로 돈을 잃고 몰래 마약을 투약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약혼녀는 최 씨의 곁을 떠났다. 모든 것을 잃은 최 씨는 결국 15년 만에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모처럼 집에 온 아들은 어쩐지 이상한 행동을 하곤 했다. 하루 종일 알 수 없는 웃음을 짓다가도 급격히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어머니는 곧 최 씨가 집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최 씨가 지금까지 환각제와 필로폰에 취해 살았다는 사실도 듣게 됐다. 어머니는 최 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정신병원 생활은 견디기 힘들었다. 의료진은 금단증상으로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최 씨의 온 몸을 묶거나 독방에 가뒀다. 3개월이 지나자 병원 생활이 조금 적응됐지만, 최 씨는 병원에 왔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다. 심지어 자신을 병원에 넣은 어머니를 원망했다.

최 씨는 6개월 뒤 퇴원했지만, 여전히 필로폰을 찾아다녔다. 마약에서 깨어나면 최 씨는 심각한 우울증을 겪어야만 했다. 현실 속에서 방황을 거듭하던 최 씨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다. 다행히 3일만에 의식을 회복하면서 목숨을 건졌지만, 최 씨는 삶을 살아갈 동력을 잃은 상태였다.

최 씨는 퇴원 후 더 악랄해졌다. 마약을 사기 위해 어머니의 패물 등 돈이 될만한 건 모두 훔쳐 달아났다. 마약에 취해 길거리에서 잠을 자거나 노숙자들 무리에 섞여 무료급식소를 전전했다. 금단증상이 심할 때는 일주일 동안 밥도 먹지 않고 지냈다.

평소처럼 지하철에 쓰러지듯 잠들었던 최 씨가 눈을 뜬 곳은 ‘정신병원’이었다. 최 씨는 격렬하게 저항했고 다른 환자들을 폭행해 결국 병원에서 강제퇴원 당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최 씨는 부모님 앞에서 새끼 손가락을 물어 뜯어 ‘혈서’를 썼다. 마약을 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겠다는 각오였다. 최 씨는 업체 수십 곳의 문을 두드려 어렵게 정수기 판매사원으로 취업했다. 하지만 이미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최 씨는 다시 우울증을 겪으면서 일자리를 잃고 정신병원에 재입원하게 된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지옥같은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최 씨를 위한 일자리는 없었다. 그러던 중 운좋게 한 대형 회집 지배인으로 채용된 최 씨는 각오를 다졌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이미 마약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쇠약해진 상태였다. 최 씨는 두 달 후 일을 그만뒀다. 최 씨는 과거에 함께 살았던 미국인 여성에게 연락했다.

다행히 최 씨를 잊지 않았고 고맙게도 미국으로 오면 일자리를 구해주겠다고 말했다. 최 씨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실컷 마약을 즐기겠다고 마음 먹었다. 당장 은행을 찾아가 신용카드를 몇 장 만들었다. 온갖 편법으로 마약을 구매했고 명품 가방과 옷도 구매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찰의 수사를 피해왔던 최 씨는 미국으로의 출국을 며칠 앞두고 평생 처음으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다. 이 일로 최 씨의 ‘아메리카 드림’ 역시 물거품이 돼버렸다.

출소한 최 씨에게는 ‘빚’만 남아 있었다. 이미 신용불량자로 전락했고 경제적으로 완전한 파산상태에 이르렀다. 집으로 돌아간 최 씨에게 부모는 “이미 호적에서 팠으니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 길로 최 씨는 다시 노숙자로 돌아왔다. 이미 마흔이 넘은 나이였다. 마약으로 인해 심각한 당뇨를 앓고 있었고 치아도 20개나 빠진 그야말로 ‘산송장’이었다.

최 씨는 평생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는 죄책감과 마약을 끊고 싶다는 생각에 스스로 치료시설을 찾아갔다. 시설의 동료들은 최 씨의 단약(마약을 끊는 일)을 물심양면 도왔다. 서로 단약 이후 원하는 삶을 얘기하면서 응원하고 또 격려했다.

최 씨는 시설 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일기도 썼다. 하루도 빠짐없이 적은 1년 동안의 일기에는 최 씨의 단약 과정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입소 초반 최 씨는 심각한 금단증상을 겪으면서 몇 번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마약 생각이 떠돌았다. 하지만 최 씨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시설 동료들과 부모님을 생각하며 참고 참고, 또 참았다.

자신과 싸움을 끝낸 최 씨는 한 대학교에 입학했다. 늦깍이 대학생이었지만, 최 씨는 입학식날 홀로 참석해 엉엉 소리내 울었다. 마약에 취했던 과거의 자신을 원망하고 또 용서하는 눈물이었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서야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최 씨는 이제 새로운 삶을 꿈꾼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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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다시 청와대…낙수효과 기대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 22일부터 언론 브리핑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되면서, 용산 대통령실 시대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말부터 청와대에서 집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시 청와대 시대가 오는 것이다.  2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부근의 효자동과 통의동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을 방문해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기대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기자와 취재원들의 만남이 무작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전체 상인과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23일 효자로 남단에서 청와대 방향을 바라본 모습. 우측으로 경복궁 영추문이 눈에 들어온다. 2025.12.23 calebcao@newspim.com ◆ "낙수 효과로 장사 잘 될 것 기대 중" 이날 오전 자하문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A씨는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돌아왔다니까 기대하는게 크다"면서 "아무래도 직원들도 돌아오고 하니 매출이 늘어나지 않겠어요?"라고 예측했다. A씨는 장사를 시작한지 3개월 가량 지났다고 밝혔다. 점심 무렵인 오전 11시쯤 효자동에서 5년째 음식 장사 중인 김광재 청기와집 사장(62)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移轉) 전후를 설명했다. 김 사장은 "용산으로 가기 전에는 점심 장사로만 60~70명 정도를 받았고, 청와대 외곽을 경비서는 경찰 인력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서 "그러다가 청와대를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나서는 5~6개월간 관광객이 몰려들며 300명씩 받는 '특수'를 누렸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후에 거의 다 관람하고 나서 청와대 신비감이 떨어졌고 2년 가까이 장사가 엄청 안됐다"면서 "용산으로 가기 전에 비하면 반 토막 정도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대통령실이 돌아온다니까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김 사장과 대화하는 중간에 청와대 외곽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직원 7명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김 사장이 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손님들의 자리 안내를 한 후 다시 돌아와 인터뷰를 계속했다. "지금도 사람들이 들어오잖아요. 저분들은 기동대인데, 낙수효과지. 근무하는 인원이 몇 천은 될 테니까. 그 안에서 식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밖으로 나와서 먹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도시락을 맞출 수도 있으니까 우리에겐 기회지." 집회나 시위에 대한 걱정이 없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시위 걱정? 시위대가 온다고 식당을 부수진 않으니까, 왔으면 밥이라도 한 그릇 먹겠지 우리 손해는 아닐 겁니다"라면서도 "다만 주민들은 피해를 볼 수도 있겠네요. 막 욕하고 시끄럽게 떠들고 할 테니까"라고 내다봤다. ◆ "별 체감 안 되는데" 시큰둥한 반응...임대료 증가 걱정도 효자동에서 남쪽에 인접한 경복궁 옆 통의동 골목에서 25년째 한식당을 하고 있는 60대 여성 B씨는 "솔직히 (장사가 잘 되는)체감이 아직은 안가요. 뭐 돌아오면 나아지겠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우리 집은 경찰이나 직원들이 오는 집은 아니에요. 그 전에도 그렇게 많이 오지 않았고. 주로 경복궁에 놀러 온 사람들이 찾아와요"라며 "(이전에 청와대 사람들이)오더라도 그 사람들은 왜 이렇게 룸을 찾는지, 음식 맛보러 오는 게 아니라 대화하려고 오는거야. 그래서 대통령실 돌아왔다고 해도 그냥 그래"라며 얼버무렸다. 경복궁과 통의동을 가르는 효자로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76세 남성 C씨도 대통령실 복귀가 자신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바람에 상권 변화에 따른 불안정성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원래 12월은 비수기라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체감이 안 가는 걸 수도 있는데, 여기서 15년 장사를 했는데, 그 전에도 대통령실 직원들이나 경찰들이 우리 가게에는 오지 않았어요." C씨의 가게는 커피콩을 직접 볶는 '로스팅' 전문점이다. 과거 문재인 정권 시절에는 청와대에서 커피콩을 사러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 고객은 경복궁을 찾는 관광객들이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가기 전에 이 안쪽 골목에는 비싼 한식집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고위 관료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었겠죠. 그런데 용산으로 가버리니까, 그 집들이 다 카페로 바뀌었어요. 옛날엔 이 근방에 카페가 5~6곳이었는데, 올해만 20곳 넘게 생겼어요." C씨의 설명에 따르면 청와대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며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한다. C씨의 추측으로는 올해 들어 주변 상점들의 임대차 계약 만료일이 겹쳤는지, 전체적으로 월세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이 부근 월세가 보통 30평에 500만원을 내는데, 다른 카페들 보면 더 큰 평수겠지만 1000만~1500만원 내는 곳도 있습니다. 근데 보시면 알겠지만 장사가 안돼요. 내 나이에는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월세만 내면 버티지만 다른 곳들은 걱정입니다" 집회와 시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시위도 두 종류가 있다"며 "무슨 노조들이 하는 시위는 매출과 관계 하나도 없고 시끄럽지만, 여러 시민단체나 각 개인이 와서 하는 시위는 장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옆 무궁화동산에서 만난 산책 중이던 동네 주민 D씨는 "원래 여기가 조용하기도 하고 시끄러운 곳"이라며 "용산으로 갔을 때도 큼지막한 시위는 항상 광화문에서 했기 때문에 별 차이는 못 느꼈다"고 얘기했다. D씨는 "옛날 2008년에 광우병 시위를 크게 할 때는 집에 가는 길도 시위대랑 경찰에 막혀서 불편한 게 많았다"면서 "그런 것만 제외하면 동네 사는 게 나쁘진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선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와 관련해 수백억원의 혈세가 낭비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용산에서 다시 청와대로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이 269억원, 그 자리에 국방부가 다시 들어오는 데 238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2년 윤석열 정부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길 때 든 비용 800억원을 합산하면 총 1300억원의 비용이 낭비된 셈이다. calebcao@newspim.com 2025-12-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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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19만명 정보 유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 약 19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신한카드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하고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신한카드는 23일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전화번호를 포함한 총 19만2088건의 개인정보가 신규 카드 모집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2025.06.18 yunyun@newspim.com 유출된 정보는 ▲휴대전화번호 18만1585건 ▲휴대전화번호와 성명 8120건 ▲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성별 2310건 ▲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월일 73건 등이다. 신한카드는 조사 결과 주민등록번호,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민감한 신용정보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가맹점 대표자 정보 외 일반 고객 정보와도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해킹 등 외부 침투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니며 조사 결과 일부 내부 직원의 신규 카드 모집을 위한 일탈로 밝혀진 만큼 유출된 정보가 다른 곳으로 추가 확산될 염려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당 정보로 인한 실제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향후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고 사실과 사과문을 게시하고, 가맹점 대표자가 본인의 정보 포함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조회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개별 안내도 병행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객 보호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이 '목적 외 개인정보 이용'인지, '정보 유출'인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할 필요가 있으나, 적극적인 고객 보호를 위해 '정보 유출'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unyun@newspim.com 2025-12-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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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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