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한 환율 흐름…550억 가량의 인수합병 등 투자 가능 자금 보유
[뉴스핌=고종민 기자] 국내 1위이자 글로벌 3위 줄자(tapeline) 제조업체인 코메론이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면서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고마진·하이스펙 제품 주문의 확대로 영업이익률 향상이 예상되며, 계절적 성수기인 2·3분기 실적도 평년 대비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코메론 홈페이지> |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 48.6% 증가한 159억원, 33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미주 판매법인인 코메론 US의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27% 성장한 61억원으로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 같은 내용을 기반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코메론 올해 예상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5월18일 기준)은 각각 670억원, 125억원, 107억원이다.
흥미로운 점은 유일하게 공식 코메론 기업보고서를 내고 있는 메리츠증권이 앞서 이번 달 12일에는 영업이익 114억원, 순이익 98억원으로 추정했다가 1분기 실적 발표(15일)를 확인하고 18일 급히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예상 실적의 재평가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일각에선 올해 순이익을 140억원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실적을 가늠할 투자 포인트는 미주 유통 채널·달러/원 및 엔/원 환율·원재료 가격 등이다.
코메론은 월마트(2000년부터 줄자 공급, 미국 2300개 매장 보유), 로우즈(Lowe’s, 540개 매장), 머나즈(Menards, 150개 매장)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4년 기준 줄자 매출 비중은 72%에 달했고 미주 지역으로의 매출 비중은 52%였다. 코메론은 미국의 스탠리(Stanley), 일본의 타지마(Tajima) 와 함께 글로벌 줄자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줄자 시장 규모는 연간 약 3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코메론의 시장 점유율은 약 15% 수준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대부분의 수출제품이 미국에서 팔리는 만큼 달러 강세는 우호적인 수출환경을 조성한다.
지난해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1000원 무렵까지 하락했던 달러/원 환율은 올 들어 1100원을 전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엔화 가치에 영향을 받는 원재료 가격의 경우도 수년간 하향 안정화를 거치고 있다.
줄자에 사용되는 철강소재는 압연을 요하는 탄소강이며, 섬유제 줄자의 기본 소재가 되는 유리실(Fiberglass Yarn)은 한국 및 대만이 주요 원재료 조달국이다. 여기에 주재료인 대부분의 철강류(특수강·스텐강) 원재료가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어 엔화 약세가 수익 개선에 영향을 주고 있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줄자 제품의 수명은 전문가 제품의 경우 1~2 개월 정도이고, 일반용 제품은 1~2 년 정도를 보이고 있어 전문가 제품의 경우 소모품 성격이 강하다"며 "최근 중국 및 대만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진출하고 있으나 직립도 품질 면에서 중국 제품의 경쟁력은 열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직립도란 줄자가 구부러지지 않고 얼마나 뻗어나갈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특성"이라며 "이것이 곧 줄자의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용과 일반용의 차이는 사용빈도와 정도에서 발생한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상급자용 제품을 자주 소비하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제품보다 기능을 강화한 형광자켓 줄자·에코락 줄자 등 신제품들이 출시됐다"며 "1분기보다 2와 3분기에 수요가 집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줄자는 주택경기와 소비 심리에 영향을 받는다"며 "미국의 경우 리모델링과 DIY(가정용품의 제작·수리·장식을 직접 하는 것) 문화 발달로 내수 수리 등으로 인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유럽·중국 등 잠재적인 시장의 리모델링 및 DIY이 향후 기대되는 시장 수요"라며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부분"이라고 내다봤다.
또 업계는 풍부한 현금성 자산과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 이슈에 주목하고 있다.
코메론의 순현금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90억원 가량된다. 매각 예정인 부동산(171억원) 등 자산까지 포함하면 현금성 자산은 550억원 가량으로 늘어난다.
유동 자금은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M&A 자금으로 쓰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아직 구체적인 기업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진 않지만 특정 사업 분야에 치중된 사업 구조를 다변화시키기 위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