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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의 심리학②]일상화된 '폭로'... 이젠 너도나도

기사입력 : 2019년01월09일 05:00

최종수정 : 2019년01월18일 12:25

과거에는 윤석양 이병·이문옥 감사관 등 '공적 폭로' 주류
개인주의 확산·미디어 발달로 점차 나를 위한 '사적 폭로'로 확대
전문가 "개인 권리 의식 높아져...언제 어디서나 폭로 가능한 환경"

[편집자주] 지난해 미투운동에 이어 올해는 ‘폭로논쟁’으로 한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작은 외침부터 정부를 상대로 한 정책고발까지 폭로의 양상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개인미디어 와 기술 발전으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판도라의 뚜껑을 열 수 있는 '폭로사회'가 도래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바야흐로 꽃피우고 있는 폭로의 사회·심리적 함의를 뉴스핌이 들여다 봅니다.

[폭로의 심리학] 글싣는 순서
ⓛ 왜 폭로하는가
② 일상화된 '폭로'
③ 폭로의 변천사..기자회견서 유투브까지 
④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1
⑤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2
⑥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3
⑦ 후폭풍..바람직한 문화 정착
⑧ 폭로 그 후의 삶
⑨ 취재기자 방담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과거 폭로는 소수의 용기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보안사가 민간인 1303명을 사찰했다고 폭로한 윤석양 이병, 감사원이 대기업의 부동산 투기 감사 중단을 폭로한 이문옥 감사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 이른바 ‘공적 폭로’가 일반적인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는 폭로가 빈번한 시대다. 직장인 A(31)씨는 얼마 전 자신이 속한 회사의 문제점을 블라인드 앱(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재했다. 게시물에는 연봉 체계의 문제점, 사내 악습 등 회사 내부 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를 놓고 자사 동료들은 물론 타사 사람들도 갑론을박을 벌이며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이러한 글들이 이 공간에서는 일상적이라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심지어 이렇게 글이 올라오면 바로 다음날 회사 전체에 소문이 퍼질 정도란다. A씨는 “평생 다닐지도 모르는 직장인데, 부당한 일이 있으면 혼자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참는 것이 미덕’ 폭로가 서툴렀던 사회

예전에는 폭로가 요즘처럼 일상 속에서 빈번하지는 않았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문제를 숨기고, 조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졌다.

동시에 폭로자는 곧 배신자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인맥문화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치부를 폭로한 사람에게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어 철저히 배제했다. 이러한 역경을 뚫고 폭로를 하더라도 그 내용이 파급력을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여건도 부족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확산하는 개인주의, “나를 위해 폭로한다”

최근에는 개인주의가 점차 확산하면서 폭로의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공익을 위한 폭로는 물론 나를 위한 ‘사적 폭로’가 일상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취업포탈 사람인이 직장인 901명을 대상으로 ‘사내 개인주의 문화’를 주제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1.5%가 사내 개인주의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20대의 비율(83.1%)이 가장 높았으며 △30대(76.2%) △40대(51%) △50대 이상(39.7%) 순이었다.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개인주의 문화를 더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젊은 세대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보다는 ‘나’를 우선시하는 데 익숙하다. 집단으로부터 겪은 부당함을 알리는 폭로에 대해 거부감이 옅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명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개인의 권리에 대한 의식이 과거보다 훨씬 커지며 ‘내가 왜 당해야 하는데?’하는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개인의 의식이 변하면서 결국 사회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언제 어디서나 폭로가 가능한 ‘공론장’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폭로하고 싶은 이들을 공론장으로 이끌었다. 익명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SNS는 물론 오픈채팅,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등 폭로의 공론장이 크게 확대됐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나의 억울함을 폭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17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김학선 기자 2014.12.17

특히 '블라인드앱'은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조현민 광고담당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을 세상에 알렸다. 두산인프라코어 ‘신입사원 명예퇴직’,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앱을 통해 알려졌다.

블라인드앱은 가입자 수가 150만여명에 달하며 가입한 회사도 4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올라오는 각종 폭로글은 오픈채팅, SNS를 통해 퍼져나가고, 언론보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기업 입장에선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세대의 특징은 즉각적인 반응을 얻고 싶어 한다는 점”이라며 “기존의 '익명성'이라는 특징과 함께 스마트폰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폭로가 가능해지고 이에 대한 반응이 이뤄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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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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