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안전 선호" vs. ABN암로 "랠리 끝"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 폭락했던 금 선물 가격이 최근 다시 상승 쪽으로 돌아선 가운데, 온스당 1200달러에서 추가로 랠리를 보일지 여부를 놓고 투자은행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금 값은 최근 몇 주 사이 1200달러대를 회복한 후 주춤한 모양새 였으나 이 선에서 바닥을 다지면서 다시 상승 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금값 강세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정책 불확실성, 달러 강세 둔화 등으로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투자은행별로 전망의 온도차가 크다.
최근 1년간 금값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1일 HSBC 증권은 시장 심리가 급격히 비관적으로 바뀔 경우 금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간밤 S&P500지수는 보호주의 정책에 따른 리스크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면서 하락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 탄력을 받았다. 1월 전체 기준으로는 5% 넘게 올랐다.
HSBC 증권의 제임스 스틸 금속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해 "금값이 의미 있는 회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값이 오르려면) 정치적 혹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계속 발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금값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ECB에서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물가 상승 위험을 헤지하는 자산인 금에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이그나치오 비스코 ECB 정책위원은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위험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나, 핵심 물가상승률은 아직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ECB가 대규모 양적완화(QE)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클라스 노트 ECB 정책위원은 국제유가와 물가상승률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QE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ECB 내에서도 물가상승률에 대한 시각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네덜란드 은행 ABN암로는 HSBC 증권과는 달리 금값 상승이 끝났다고 진단했다. ABN암로의 조르제 보엘레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향후 수개월 동안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엘레는 "금값이 올해 상승 출발했으나, 온스당 1220달러에서 모멘텀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값이 1265달러에 걸쳐진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고 있다"며 "금값이 이를 뚫고 올라가지 않는 한 전반적인 추세가 하락 쪽에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값이 계속 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온스당 1050~11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