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엔트리 5명 확대···엄상백, 강재민 포함 포수 한 명, 박정현 콜업 예정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 김경문 감독이 9월부터 적용되는 KBO리그 확대 엔트리를 앞두고 한화의 구체적인 구상을 내놓았다. 특히 올 시즌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엄상백의 1군 복귀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지난달 31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오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9월 확대 엔트리가 시작되면 투수 엄상백과 강재민을 포함해 포수 한 명, 내야수 박정현 등 총 5명이 콜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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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 투수 엄상백. [사진 = 한화] |
한화는 이날 경기에서 3-5로 패하며 주말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내줬다. 마침, 같은 시기 1위 LG가 최하위 키움에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와 LG 간의 승차는 오히려 5.5경기로 벌어졌다. 사실상 선두 추격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결국 한화는 남은 9월 일정에서 선수단 운용을 다변화하고, 향후 가을야구를 대비하기 위한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9월부터는 엔트리가 기존 28명에서 33명으로 늘어난다. 이에 각 구단은 전력 보강과 선수 기용 실험에 집중하는데, 김경문 감독은 그중에서도 엄상백의 재합류를 강하게 시사했다.
투수 보강은 두 명이다. 먼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사이드암 강재민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2일 전역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 4.1이닝을 던지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평균자책점은 4.15였고, 마지막 SSG전에서는 무실점 피칭으로 최종 점검까지 마쳤다. 강재민은 2020~2023년 1군에서 207경기를 소화하며 통산 평균자책점 3.65, 46홀드, 13세이브를 남긴 만큼 이미 검증된 불펜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2020시즌과 2021시즌에는 필승조로 활약하며 평균자책점 각각 2.57, 2.13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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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불펜 투수 강재민. [사진 = 한화] |
그리고 또 한 명의 이름이 바로 엄상백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78억원이라는 대형 자유계약신분(FA) 계약으로 한화에 합류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19경기(16선발)에서 1승 7패 평균자책점 7.42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2군행을 반복했다. 특히 지난달 LG전에서는 1이닝 6실점으로 붕괴되며 선발 자격을 잃었다.
하지만 최근 퓨처스리그에서는 불펜으로 나서며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였다. 고양전에서는 흔들렸으나 SSG와의 두 차례 등판에서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이 최고 시속 149km까지 올라왔고,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어 던지며 구위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경문 감독 역시 "앞으로 엄상백은 선발이 아닌 구원으로 기용하겠다"며 역할을 재조정했다. 선발로는 단조로운 투구 패턴 탓에 약점을 드러냈지만, 짧은 이닝에서 힘을 집중한다면 과거 kt 시절 불펜으로 활약했던 장점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기대다.
포수진 보강에는 허인서가 유력하다.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88, 9홈런 32타점으로 괜찮은 타격 성적을 기록했지만, 1군에서는 여러 차례 기회를 받았음에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내야수로는 상무 전역 후 합류한 박정현이 후보에 올랐다.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06과 5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이고 있으나, 김 감독은 "정해진 자리가 없다"라며 유격수·3루수·1루수 등 다양한 포지션 실험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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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 5월 15일 선발투수로 나선 한화의 엄상백이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사진 = 한화] 2025.05.15 wcn05002@newspim.com |
현재 한화는 2위 자리를 확고히 지켰지만, 선두 LG와는 5.5경기 차로 멀어졌고, 뒤를 쫓는 SSG·롯데·삼성과는 8경기 차로 여유가 있다. 사실상 1위 추격은 힘들지만 2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9월 잔여 20경기 동안 무리한 운영 대신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엄상백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번에도 반등하지 못한다면, 이번 시즌 엄상백은 물론 다음 시즌에도 1군 입성이 불확실해질 수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