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릴리프 황준서, 5선발로 승격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이번 시즌 야심 차게 영입한 엄상백이 계속된 부진으로 후반기부터는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팀을 돕는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지난 17일 수원 kt 원정경기를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김 감독은 "엄상백에게 양해를 구했고, 현재 황준서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먼저 선발 기회를 주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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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 투수 엄상백. [사진 = 한화] |
이미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0일 KIA전 이후, 김 감독은 선발진 조정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그동안 엄상백이 선발로 나섰지만, 후반기엔 황준서를 먼저 고려할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변화의 여지를 남겼다.
김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엄상백은 불펜으로 이동해 주로 롱릴리프 역할을 맡게 된다. 김 감독은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질 경우 엄상백이 투입돼 경기를 이어가는 식"이라며 "남은 57경기 동안 불펜은 확실한 승리를 지켜야 하므로, (엄)상백이가 그 부분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엄상백 역시 이러한 보직 변경에 긍정적으로 응했다. 김 감독은 "(엄)상백이가 흔쾌히 받아줬고, 나중에 본인이 다시 잘하면 선발로 써달라고 하더라. 그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화는 이번 시즌 개막전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원(계약금 34억원·연봉 총액 32억5000만원·옵션 11억5000만원)에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엄상백은 지금까지 15경기에서 64이닝만을 소화하며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는 단 두 차례에 불과하고, 잦은 볼넷과 조기 강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가장 최근 승리도 4월 18일 대전 NC전으로, 벌써 두 달 넘게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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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투수 황준서가 지난 6월 15일 대전 LG와의 경기에서 4회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6.16 wcn05002@newspim.com |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제구력 저하가 꼽힌다.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많아지면서 볼카운트가 불리하게 흘렀고, 타자에게는 노림수가 되는 공이 자주 들어갔다. 실제로 엄상백은 선발 등판한 15경기 중 9경기에서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다.
이에 반해 선발진에 새로 합류한 황준서는 올 시즌 10경기 34.1이닝을 던지며 1승 3패 평균자책점 3.15로 작년에 비해 공에 힘이 붙었고, 제구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김 감독은 "준서를 문동주 다음 차례로 정했다. 다만 요즘 날씨가 변수이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선발진은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류현진, 문동주에 이어 황준서가 5선발로 자리 잡게 된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