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부 뉘른베르크에서 주전 활약 후 1부 묀헨글라트바흐 이적
본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지만 측면 공격수, 측면 수비수 소화 가능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이 새로운 피를 수혈한다. 독일에서 태어나 성장한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가 강력한 소속 의지와 홍명보 감독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지며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해외에서 뛰는 혼혈 선수가 남자 대표팀에 발탁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달 열리는 미국·멕시코 평가전에 나설 A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카스트로프의 이름을 직접 불렀다. 대표팀은 오는 9월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레드불 아레나에서 미국과 이어 10일(한국시간) 멕시코와 평가전을 치르며 북중미 월드컵 본선 개최국과 실전 감각을 맞추고 동시에 현지 적응 효과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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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지난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JTBC뉴스 중계화면 캡처] |
카스트로프는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 독일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을 만큼 일찍부터 유망주로 주목받았으며, 지난 3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리그 뉘른베르크에서 주전으로 활약해 92경기 7골 9도움을 기록했다. 본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이지만 측면 공격수와 측면 수비수 등 여러 위치를 소화한 경험이 있어 멀티 플레이어로 평가받는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발탁 배경에 대해 "카스트로프가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책임감을 보였다. 이번 소집을 통해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면서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량적 특징에 대해 "우리에게는 황인범, 김진규, 박용우, 원두재 같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있지만, 카스트로프는 그들과 다른 전투적이고 거친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대표팀의 3선과는 유형이 다르다. 그의 '파이터' 성향은 팀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스트로프를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활용할 뜻을 내비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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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번 9월 A매치를 앞두고 홍명보호에 발탁된 카스트로프. [사진 = 카스트로프 SNS] 2025.08.25 wcn05002@newspim.com |
실제로 카스트로프는 독일 무대에서 점차 입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로 이적해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 데뷔했다. 25일 열린 개막전에서 후반 38분 교체 출전해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1부 무대를 밟았다. 현재 한국 대표팀 미드필더 중 5대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이재성(마인츠05)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도였는데, 이강인이 2선에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비와 연결 능력을 동시에 갖춘 카스트로프의 합류는 대표팀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
대표팀 역사 속 혼혈 선수의 사례는 흔치 않다. 국내 무대에서 뛰었던 장대일과 강수일 정도가 있었고, 여자 대표팀에서는 지난해 한국·미국 혼혈 케이시 유진 페어가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번 카스트로프 발탁은 남자 대표팀 차원에서 새로운 이정표라 할 수 있다.
물론 병역 문제는 혼혈 선수 발탁의 걸림돌로 종종 언급돼 왔다. 그러나 카스트로프처럼 선천적으로 복수국적을 지닌 해외 거주자의 경우 병역 연기가 37세까지 가능하며, 이후 전시근로역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직접 입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적 요인도 발탁 가능성을 높였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