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단, 26일 한덕수·최상목·이상민 소환 조사
집무실 복도 및 대접견실 CCTV 확보...기존 진술과 차이 발견
경호처로부터 비화폰 서버 확보...지난해 12월 6일 정보 삭제 정황
홍장원, 12월 6일에 尹 정치인 체포 지시 증언...검경 수사 본격화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비화폰 서버와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 당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데 이어 국무회의 관계자들을 추가 소환조사하면서 내란 수사가 새로운 동력을 얻는 모습이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전날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을 소환조사했다.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은 전날 오전 10시, 최 전 부총리는 낮 12시에 경찰에 출석했으며 이 전 장관은 오후 8시쯤, 한 전 총리는 8시 50분쯤, 최 전 부총리는 9시30분쯤 귀가했다.
경찰이 이들에 대한 재소환 조사에 나선 데에는 경호처로부터 확보한 CCTV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단은 비상계엄이 선포되던 지난해 12월 3일 오후 6시부터 그 다음날까지 대통령 집무실 복도와 국무회의가 열린 대접견실 관련 CCTV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내란죄 혐의로 고발돼 입건된 이들에 대한 수사는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앞서 이들은 경찰 수사나 탄핵 심판 과정에서 국무회의 당시 계엄에 반대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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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현안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5.10 pangbin@newspim.com |
한 전 총리는 지난 2월 20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에 대해 "통상적인 국무회의와는 달랐고 형식적, 실체적으로 흠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우리가 이뤄 온 국가 핵심을 흔들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의 경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의혹을 받는 만큼 국무회의에서 관련한 정황 증거를 확보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장관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최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로부터 국회 관련 자금 차단과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 등과 관련한 임무를 하달받았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를 부인해왔다.
특수단은 기존 조사에서 진술과 다른 부분을 발견했다면서 조사 이유를 밝히고 있다. 향후 조사 과정에서 이들에게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특수단 관계자는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 소환조사에 대해 "대접견실과 집무실 복도 CCTV 확보해 분석을 해보니 국무회의 관련해서 출석 조사에서 진술했던 부분과 다른 부분이 확인됐다"면서 "단전단수도 연계는 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 특수단은 비화폰 서버에서 외부 침입에 의해 지난해 12월 6일 윤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비화폰 관련 정보가 삭제된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지난주에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한 수사가 개시됐다고 밝혔으나 아직 누가 삭제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상이 특정되지 않아 증거인멸 혐의로 특정 대상자가 입건된 상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서버를 관리하고 있는 경호처 관리자가 삭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화폰 정보 삭제가 발생한 지난해 12월 6일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시 12월 6일은 홍 전 차장이 국회 정보위에 출석해 비상계엄 당일 밤 10시 53분쯤 윤 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여 정리하라"면서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을 줄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모두 도와"라고 했고, 홍 차장은 "알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또 검찰과 경찰은 내란죄 관련 수사를 본격화하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비상계엄 사태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으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20명 규모로 비상계엄 내란죄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안전가옥(안가) CCTV에 대해서도 "수차례 보존요청을 했고, 이에 근거해서 임의제출을 계속 하는 중"이라며 "자료를 열람하면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