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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행복진단서]⑦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기회보장, 낙오자 줄여야"

기사입력 : 2023년04월02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4월03일 08:42

"하나뿐인 성공기준·기회 부재…우리 모두 낙오자"
"쏠림사회서 개성사회로…기성세대가 역할 해야"
"5년 정부 임기 넘어서는 중장기 계획 수립해야"

코로나팬데믹을 겪으며 전 세계인의 일상에도 급격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대한민국의 행복지수가 'OECD 하위 1%권'이라는 유엔 진단서가 날아들었다. 국민 행복감은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등을 거치며 최근 3년 내리 악화됐다. 코로나앤데믹 전환을 앞둔 현재 '불행'은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위험이고 '행복'은 미래 사회 핵심 어젠다 중 하나이다. 대한민국 행복의 걸림돌은 무엇이고, 어떻게하면 국민이 행복해 질 수 있을지 뉴스핌이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신정인 기자 = "대한민국이 왜 불행하냐구요? 단일화된 성공 기준에 기회마저 적은 사회이기 때문이죠. 낙오자가 되기 쉽다는 뜻입니다."

국민 행복감은 낙오될 확률과 반비례한다.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이 최근 뉴스핌 인터뷰에서 내린 진단이다.

[대한민국행복진단서] 글싣는 순서

1. '코로나 3년' 불행 커졌다
2. '취준생·고독사' 5명 중 1명 사회적 고립
3. '만족' '행복' 비수도권 높아...환경이 좌우
4. 교육 자율성 부재…MZ 관통한 '불공정' 이슈
5. 급변하는 인구구조, 경제 성장 '마이너스' 경고
6. "韓정치, 국민 행복 발목잡는 주범"
7.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기회보장, 낙오자 줄여야"

한국은 최근 또 다시 '국민행복지수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하위 1%'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유엔(UN)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인 행복지수는 '조사대상 137개국 중 57위, OECD 회원 38개국 중 35위'에 머물렀다.

매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성적표는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우리 사회가 획일화된 성공 기준을 내려놓지 않는 이상 행복지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보인다. 김 원장이 내린 처방약은 '개성'이다. 개성사회는 곧 가치와 성공기준이 다원화된 사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현곤 국회 미래연구원장. 2023.03.30 leehs@newspim.com

◆ "쏠림사회서 개성사회로…가치 다원화·기회 보장으로 낙오자 줄여야"

"좋은 사회로 나아가려면 '쏠림사회'에서 '개성사회'로 전환해야 합니다. 단일화된 기준만 제시하는 쏠림사회에선 그 기준에 들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낙오자입니다. 기준선에 든 상위 그룹만 성공한 것으로 여겨지고 나머지는 행복해지기 어려운거죠. 똑같은 기준을 갖고 경쟁하면 계속 패배감만 맛볼 뿐입니다. 반면 성공 기준이 다원화된 사회일 수록 낙오될 가능성도 줄어들죠. 자기만의 기준으로 자기 자신과만 경쟁할 수 있다면 행복하겠죠. 그것이 개성사회입니다. 혹자는 개성의 중요성을 간과하는데, 절대 아닙니다. 개성은 국가 행복도와 100퍼센트(%) 비례합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지향점이죠."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기로 이름난 핀란드 사례를 보면 된다. 핀란드는 올해 실시된 유엔 조사에서도 국가 행복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6년 연속 세계 1위다. 비결은 '낙오될 걱정'이 없다는 데 있다.

"핀란드는 국민 단 한 명도 낙오되지 않도록 합니다. 핀란드 국정 철학과 교육 목표는 개인의 개성과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이렇게 가야 좋은 사회로 갑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은 개성사회로 나아가는 길 어디쯤에 서 있을까. "개성사회요? 거의 빵(0)점에 가깝습니다. 굉장히 낮은 단계죠." 김 원장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한국 사회는 완전히 쏠림사회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성장해온 측면도 있습니다. 지금까진 그저 잘 살아보자는 것만이 목표였던 탓도 있죠."

그렇다고 해서 변화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 곳곳에서 시그널이 감지된다.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이른바 'MZ(엠지) 세대'가 대표적이다. 개성사회의 첫 세대로 움트는 이들이 낙오되지 않고 사회에 자리잡도록 기성세대가 제 역할을 다 해야한다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기방식과 기준을 갖고 기존 잣대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게 보입니다. 이에 사회 분위기도 바뀌어가는 게 보이죠. 무언가 계기가 있다면 사회가 확연히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교육부터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 '공부 중심'인 우리 교육 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해주기 힘들죠. 개성을 중심하는 젊은 세대도 이 같은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렵고요. 사회 구성원들이 어려서부터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 복지, 정부 정책 등 모든 게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개성사회는 곧 기회가 많은 사회이기도 하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사회 구성원들은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간다. 기회의 숫자는 국민 행복지수로 이어진다. 행복도가 높은 북유럽은 상대적으로 기회의 숫자가 많은 반면, 한국 사회의 기회 인식 수치는 주요 선진국 최하단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그 가치가 모두 존중된다면 사회 구성원들은 각자 본인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습니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그것이 곧 기회로 연결될 것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2023.03.30 leehs@newspim.com

◆ "정부 5년 임기 넘어서는 중장기 계획 세워야…국회 입법화 제안"

국회 싱크탱크인 국회미래연구원은 국민 행복감을 조사·연구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만든다. 삶의 만족도, 정서적 안정감 등 추상적인 개념을 과학적·경험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국민들의 행복 수준과 결정적 요인 등을 분석해 이를 토대로 정책 대안까지 발굴한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행복감 변화 추이를 따라가면 경제수치 등 객관적 지표가 예측할 수 없었던 중요한 사회적 현상들을 예측할 수 있다. 국민행복지수로 영국의 브렉시트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한 것이 대표적인 국제 사례다.

나아가 국회미래연구원은 미래환경 변화를 예측·분석하고 국가 중장기 발전전략을 도출해 국회 정책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 목적을 두고 있다.

김 원장 취임 이듬해인 2021년 연구원은 국가중장기아젠더위원회 간사를 맡아 중장기 국가 중점 목표와 해법을 제시하는 성과('미래비전 2037, 성장사회에서 성숙사회로 전환' 보고서)를 냈다. 지난해엔 사회적 관계·환경·교육·경제·정치·국제 등 6대 분야 미래 시나리오를 예측하고 분야별 중장기 전략과 최우선 정책까지 제시한 보고서('대한민국 미래전망 연구')를 만들었다. 올해는 국회미래연구원 주도로 연금개혁, 기후위기, 인구위기, 교육개혁 등 8개 국가 현안을 주제로 국회와 관련 기관들이 함께 논의하는 장이 열린다. 

"아쉬움이 있다면 이 같은 중장기 전략은 20년, 30년 단위로 수립돼야 하는데 정부 임기가 5년인 탓에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부처가 세운 대부분의 기본 계획은 5년짜리입니다. 한 가지 정책을 장기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다만 핀란드 사례를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핀란드 새 정부는 임기 1년 내 10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 국가발전계획을 수립해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 임기를 넘어서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도록 의무화돼있다. 우리나라도 핀란드 모델을 도입하자고 김 원장은 제안했다. 국민연금, 교육, 노동, 기후위기, 지역균형발전 등 국가 미래를 좌우할 주요 현안에 대해선 새 정부가 20년 단위 중장기 계획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도록 입법화하자는 구상이다. 

"핀란드는 굉장히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사례인데 우리도 시도해볼 만 합니다.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여야 의원들이 힘을 모으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현곤 국회미래연구원장. 2023.03.30 leehs@newspim.com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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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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