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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영의정 아들이 불러온 '정권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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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남인 영수 허적..아들 허견 눈감다 정권교체 불러
340년전 조선 숙종 때 일화가 주는 교훈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조선 숙종 5년(1679년) 음력 2월10일. 한 통의 상소가 왕에게 전달된다. 한성부 좌윤 남구만이 올린 상소다. 

'신이 맡고 있는 직책은 곧 서한 때 좌우내사와 경조윤이란 직책입니다. 대전(大典·경국대전)을 상고해 보면 한성부는 경도·사산의 싸움과 살인 등의 일을 관장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일에서 금기 사항을 범하거나 월법한 자가 있으면 모름지기 귀천을 논할 것 없이 한결같이 율령으로 다스려야만, 비로소 사람들의 마음을 승복시키고 도성을 맑게 할 수 있거늘, 어찌하여 그 손을 올리고 내림에 따라 죄가 달라지겠으며, 힘이 있는 자는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 나가고 힘 없는 백성을 절절 매게 하십니까.

신은 항간에 파다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고(故) 청풍부원군의 첩의 동생은 곧 전(前) 교서정자 허견(許堅)의 아내인데, 부원군의 첩이 허견과 다툴 일이 있어 허견의 집에 갔다가 허견에 맞아 이가 부러지는 상처를 입고는 울부짖으며 귀가할 때 길에서 고래고래 지르는 고함 소리가 저자 거리를 크게 울렸으니, 누군들 그 소리를 듣지 못했겠습니까. 한성부에서는 대개 여염집 천한 부인네나 시정에서 품파는 종들이 사사로이 서로 치고 받거나 사소한 말다툼까지도 소송을 심리해서 처리함으로써 강한 자와 약한 자가 서로 능멸하는 폐단을 없애는 것인데, 유독 이번 일만은 법대로 추문하여 다스렸다는 말을 아직 듣지 못하였습니다. 부원군의 첩이 비록 천인이라고는 하지만 곧 자전(滋殿·왕의 어머니)의 서모(庶母)입니다. 허견이 감히 그렇게 구타하고 욕을 보였는데도 조신들은 전하를 위하여 말하는 자가 없으며, 본부(本府)에서는 법을 관장하는 곳으로 감히 따져 묻지 않으니, 이는 진실로 고금천하의 위태롭고 어지러운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지도 않았고 들어본 적이 있지도 않았던 일입니다.'

요약하면 이렇다. 한성부 좌윤, 즉 요즘으로 치면 서울시에서 형벌을 조사하고 관장하는 관리 남구만이 '허견을 벌주라'는 상소를 올렸다. 조선시대에는 삼권분립 개념이 없어 한성부 좌윤이 서울시내 검사와 판사 역할을 겸임했다.

허견은 당시 영의정 허적(許積)의 서자다. 서자라고는 해도 아버지가 영의정이자 당시 권력을 쥔 당파인 남인(南人)의 수장이니 위세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청풍부원군의 첩이 무슨 일 때문인지 허견의 집에 따지러 갔다 두들겨 맞아 이가 부러졌다. 귀가하면서 온 한양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러 도성에 그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런 큰 사건이 있었는데도 사건을 처리하는 관아에 고발장이나 고소장 하나 접수되는 일이 없었다. 성 안에서 사소한 싸움이라도 한성부 좌윤이 수사해 처벌하지만 이처럼 한양도성을 뒤흔든 사건이 발생했으나 본부(本府), 즉 한성부 내에서도 입과 귀를 닫고 모른척 했다. 세간이 떠들썩한 사안이었지만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는 일이 없었다. 이에 참지 못한 한성부 좌윤 남구만이 영의정 서자인 허견을 처벌해 달라고 상소를 낸 것이다.

실록에는 숙종이 '깜짝 놀라' 해당 부서로 엄격하게 조사해 조치토록 했다. 그러나 영의정 허적도 상소를 낸다. 요즘 흔히 듣는 '사실무근'이라고 맞받아 친다. 임금도 여당의 당수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니 한발 물러선다.

'허적이 상소하여 이가 부러진 일을 스스로 해명하고 그것은 사실무근(事實無根)한 말이라고 아뢰니, 임금이 따뜻한 내용으로 비답하였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숙종 때 남인의 영수 허적의 초상화.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01호다. <자료=문화재청> 2020.09.17 fair77@newspim.com

◆사실무근이라는데..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끝난 게 끝난 게 아니었다. 영의정 아들과 관련된 사건은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다. 집권 여당인 남인은 '허견 구하기'에 '올인'한다. 사흘 뒤 임금에게 남구만이 올린 상소에 관한 직강 김정태의 반박상소가 올라온다. 직강은 성균관 정5품 벼슬이다. 요즘으로 보면 친여당 서울대 교수가 상소를 전달한 셈이다.

'직강(直講) 김정태(金鼎台)가 상소하기를, 듣건대 남구만이 아뢴 세 건의 일을 모두 조사하라고 명하셨다는데, 허견은 곧 수상(首相) 허적의 서자입니다. 허적의 충성은 다른 사람과 비교도 되지 않거늘, 늙은 나이에 어찌 즐겨 서자를 위해 전하를 속이는 짓을 하겠습니까. 전하께서 남구만의 속임수에 넘어가서 천하 후세에 웃음거리가 될까 염려됩니다.'

다시 말하면 조선의 영의정인 허적의 충성심으로 볼 때 아들의 잘못을 국왕에게 '거짓보고'를 하겠느냐는 뜻이다. 영의정이 '사실무근'이라 하니 그대로 믿고, 임금이 남구만의 상소에 현혹돼 조사에 들어가거나 하면 후세에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쯤되면 당시 야당인 서인(西人)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남구만의 첫 상소가 오른 지 20일 뒤 남구만이 또다시 상소를 제기한다. 이번에는 허견의 '백주대낮 남의 아내 강탈 사건'이 보고된다.

'남구만이 상소하기를, 남의 아내를 빼앗은 사건이 발각돼 법조에서 추핵해보니, 이동귀의 딸 이차옥은 서억만의 아내였습니다. 남에게 빼앗긴 사건이 발각되었으나, 허적의 압력을 받아 일이 실없이 되겠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납치과정도 상세히 기록돼 있다.

'여종 숙지가 공술하기를, 이동귀의 서족이 차옥을 맞이하고 그 또한 차옥을 따라가는데, 저물녘에 어떤 사람이 안장 얹은 말 한 필을 몰고 와서 급히 이르기를, '서동지(서억만의 아버지) 아내가 갑자기 병이 위독해졌는데, 마침 집 안에는 심부름할 사람이 없어 나에게 마중을 부탁했다고 하였습니다. 차옥이 깜짝 놀라 황급히 그 말을 타고 갔는데 말을 모는 사람이 채찍을 쳐서 마구 달렸으나 미처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길에서 한 사람에게 물었더니, 머리가 헝클어진 한 여인이 급히 사직동으로 향했는데(허적의 집이 바로 이 동네에 있다) 그 사람이 아닌 지라고 했습니다. 5, 6일이 지난 어느날 황혼에 차옥은 서씨집 문밖에 버려졌습니다. 이동귀 등이 데리고 와서 납치당한 연유를 물으니, 사직동 오른쪽 가에 한 집이 있는데, 집이 높다랗고 크며 마당이 널찍하였다고 했습니다.'

해가 저물녘에 말을 몰고 달려온 누군가가 이차옥에게 '시어머니가 위독하니 빨리 가자'고 하면서 말에 태웠고, 총알처럼 말을 달려 가버려 여종이 따라갈 수 없었다. 주인이 사라진 뒤 여종 숙지가 여기저기 물어보니, 사직동 큰 기와집으로 간 듯하다는 말을 들었다. 약 5-6일 뒤 서억만의 아내 이차옥이 문 밖에 버려진 채 있었는데, 물어보니 허적의 집이어서 의금부가 조사해보니 허견이 납치한 것으로 판명났다는 것이다.

20여일 사이에 허견이 잇따라 사고를 치면서 조정은 여야간 힘겨루기에 들어간다. 영의정 아들이 연관된 데다, 영의정 허적이 비호한다는 의혹이 일면서 정국은 격랑에 휩싸인다.

여당인 남인은 허적을 보호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한다. 야당 서인은 총공세를 펼치며 집권당의 부도덕성을 부각한다.

승자는 누굴까. 야당은 집권여당을 이길 수 없었다. 전적 한범제가 허견의 죄를 논하였다 파직을 당했다. 첫 상소를 올린 좌윤 남구만은 유배를 당한다.

남인 당수 허적의 승리다. 허적은 왕에게 이렇게 말한다. '신의 자식이 만약 남의 아내를 빼앗아 신의 집에 두었다가 돌려보냈다면, 어찌 신이 집에 있으면서 알지 못할 리가 있습니까. 만약 신이 알면서도 아뢰지 않았다면, 이는 신의 죄입니다. 성상께서 물불 가운데서 건지시어 편안한 자리에 놓아주시니, 신은 실로 죽을 곳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같은 당에 속한 남인 권대운도 허적을 거든다. '뜻을 잃은 무리들이 밤낮으로 원망하고 독을 품어 기어이 일을 저질러 교묘하게 맞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조정에 있는 여러 신하들은 일찌감치 물러나는 것이 좋으며, 신들도 돌아가 전리(田里)에서 죽도록 하여 주소서.'

허적은 자기 집에서 일어난 일을 왜 내가 모르겠느냐며 마음을 알아준 왕에게 경의를 나타냈다. 집권여당의 멤버 권대운은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야당(서인)이 떠들어 대니 차라리 여당 고위층이 다 물러나서 고향에 가겠다며 숙종을 은근히 협박한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조선 숙종의 친필 휘호. 보물 제 1630호 숙종어필 칠언시다. 2020.09.17 fair77@newspim.com

◆영의정 아들 사건 막았지만..결국 정권 종말

영의정의 아들이 친 사고는 여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러나 허적과 남인정권이 보인 행태는 같은 남인 내부에서도 분란을 일으킨다. 남인의 원로이자 판중추부사 허목은 집권여당의 당수인 허적을 탄핵하는 상소를 올린다.

'백성은 괴로워하는데도 일에 부지런하다는 것으로 주상의 뜻을 현혹시켜 권력을 독차지하는가 하면, 그의 서자 허견은 하는 짓이 무례하지만 법을 맡은 자도 그것을 막지 못합니다. 남구만의 상소로 일이 비로소 발로되기는 하였으나, 비호하고 덮어버려 남구만은 귀양가고 허견은 끝내 무사하니, 인심이 더욱 불쾌해 하고 있습니다. 의리를 버리고 세리(勢利)를 좇는 무리가 안팎으로 늘어서서 문정이 저자와 같고 뇌물이 줄을 이으며, 귀척·환관과 깊이 관계 맺고 아첨하고 아양떠는 자와 친히 지내니, 주상께서 이 사람과 더불어 국사를 꾀한다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기 어려울 것입니다.'(숙종 5년(1679년) 6월 13일·판부사 허목이 영의정 허적의 죄를 논하는 차자를 올리다)

여당 내부에서도 허적의 잘못을 지적하는 '내부총질'이 일어났지만 허적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들의 잘못을 묵인한다.

불과 1년 뒤, 천년만년 갈 듯 하던 허적의 권세는 몰락한다. 계기는 허적의 오만과 비호에 급급했던 아들의 역모사건이다. 숙종 6년(1680년) 3월28일. 임금은 갑자기 군부 수장에 대한 교체를 단행한다. 남인이 맡고 있던 군부의 핵심 훈련대장과 총융사를 서인 김만기와 신여철로 교체한다.

'아! 재앙과 변이가 거듭 이르고, 불안한 의심이 여러 가지가 있고, 거짓말이 떠들썩하니, 서울에 있는 친위병을 거느릴 장수의 임명은 국가와 지극히 친하고, 직위가 높은 사람으로 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광성 부원군 김만기를 훈련대장으로 삼으니 곧 이날에 병부를 받아서 임무를 살피라. 총융사는 신여철에게 제수하니 또한 당일에 병부를 받아서 공무를 집행하라.'

이른바 서인에게 정권이 넘어가는 경신대출척(庚申大黜陟), 경신환국의 시작이다. 숙종은 서인과 남인에 대한 견제와 숙청을 통해 왕권을 확립하는 환국정치에 능했다. 하지만 정권교체에는 명분이 필요했다.

이긍익이 지은 연려실기술에는 경신환국의 발단이 허적의 방자와 오만이라고 지적한다. 숙종은 허적의 할아버지 허잠에게 공로를 표하는 시호를 내렸다. 왕이 하사한 시호는 가문의 영광이다. 허적은 잔치를 열었는데, 이른바 유악(油幄)사건이 일어난다. 유악은 기름을 먹여 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천막이다. 허적의 잔칫날에 비가 오자 숙종은 왕이 궁중에서 쓰는 용봉차일을 보내도록 했다. 그런데 왕의 허락도 없이 허적이 이미 집으로 가지고 갔다.

허견의 사건으로 조정이 시끄러워진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임금을 능멸하는 허적의 행동에 숙종은 남인을 몰아내고 서인을 등용한다.

여기에 허적의 아들 허견이 종지부를 찍는다. 허견이 종실인 복창군·복선군·복평군과 더불어 역모를 꾀한다고 정원로가 고변한 '3복의 변'이 터진다. 허적 일가와 남인의 실세 윤휴가 처형되고 관련된 남인들이 대거 축출됐다. 정권은 완전히 서인에게 돌아갔다.

한국고중세사 사전에 따르면 경신대출척은 조선의 정치사를 뒤바꾼다. 여러 당파가 야당과 여당으로 나뉘어 논쟁하면서도 때로는 협력하던 붕당정치에서 일당 전제의 형태로 바뀌었다.

이후 조선은 서인정권에서 서인 속에서도 하나의 가문인 안동김씨가 대대로 집권하는 세도정치로 변질된다. 사실상 일당독재가 수백년을 이어가면서 조선은 국력이 허약해져 결국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참화를 겪게 된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조선 숙종초 정권을 이끈 남인의 영수 허적이 살던 서직단 일대(붉은 원표시)의 모습. <자료=수선전도> 2020.09.17 fair77@newspim.com

◆340년전인데 어디서 많이 본 모습

조선시대 남인정권은 소수파였다. 원래는 동인(東人)에서 갈라져 나왔다. 선조 때까지 정권은 동인들이 독식했다. 하지만 인조반정을 서인들이 주도하면서 조선후기는 서인천하로 바뀐다. 남인은 동인에 속했지만, 인조반정을 지지하고 가담하면서 정국의 파트너로 부각됐다. 숙종에 앞선 현종 때 정권을 잡아 숙종초까지 이어졌지만 경신대출척으로 철퇴를 맞고 세력이 약화됐다.

숙종15년(1689년) 장희빈 세력을 이용해 정국을 장악하기는 했지만 5년 뒤 장희빈이 몰락하면서 정계에서 멀어졌다. 영정조 시대 탕평책의 일환으로 어느 정도 역할을 다하긴 했지만, 서인 가운데 노론이 주도하는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정조 사후 중앙정계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340년전 조선 조정에서 벌어진 모습이 어딘가에서 많이 보던 모습이다. 현재 정치권과 판박이처럼 닮았다. 당시 소수정권이던 남인은 '밀리면 죽는다'라는 생각에서 무리한 방어를 했다. 그러나 그러한 오판이 종국에는 정권반납이라는 무리수의 단초가 됐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 판단을 잘해야 하나 보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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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AI 반감' 급속도로 확산"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인공지능(AI)의 성지인 미국 안에서 대중들의 AI 반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18일 보도했다. 고용 불안과 전기료 상승에 대한 불만, 자녀 교육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이 한데 버무려지면서 AI 산업의 고속 성장세가 무색할 만큼 AI에 반감을 드러내는 저항군들의 기세가 급속도로 자라나고 있다고 신문은 짚었다.  ◆ 미국 대중들의 AI 반감...중간선거 이슈로 부상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에릭 슈미트는 최근 AI에 대한 청년들의 반감을 온몸으로 실감했다. 애리조나대 졸업식 연설자로 나선 슈미트가 연설을 이어가던 중 AI가 가져올 장밋빛 미래를 설파하는 대목이 나오자 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AI가 인간 삶을 더 나은 쪽으로 이끌 것이라는 빅테크 업계의 주장 혹은 낙관과는 판이한 민심이다.  지난달에는 텍사스의 20세 남성이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의 자택에 화염병을 투척한 사건도 있었다. 그는 오픈AI의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도 위협 행위를 벌인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인디애나폴리스의 시의원인 론 깁슨의 경우 데이터센터 건립안 승인 후 자택 현관문에 13발의 총구멍이 나는 것을 경험했다. 현관 매트 아래에는 "데이터센터 반대(NO DATA CENTERS)"라는 메모가 나왔고, 이틀 뒤에도 'F'자로 시작하는 욕설이 적힌 쪽지가 발견됐다. AI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은 통계 수치로도 확인된다. 스탠퍼드대와 UC버클리가 진행한 최근 여론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미국이 AI 혁신을 가능한 한 더 빠르게 가속화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대략 절반만 호응했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인 동네의 민심은 더 흉흉하다. AI발 전력 수요 증가로 전기요금이 오르자 '이런 민폐도 없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미주리주 페스터스에서는 시의회가 6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승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유권자들이 시의원 4명을 전원 축출했다. 메인주에서 애리조나에 이르는 여러 주의 지자체에서 신규 데이터센터 설립을 금지하는 조례안 제정이 진행되고 있다. 에릭 슈미트 전(前) 알파벳 회장 <출처=블룸버그> ◆ 일자리 불안·교육 불신이 만든 피로감 AI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은 언론 지상을 통해 시시각각 유권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여러 기업들에서 감원 소식이 잇따르자 AI 자동화가 결국 사회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대량 실업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노동자들 사이에서 늘고 있다. 학부모와 교육계에서는 AI가 교육의 질을 훼손하고, 학생들의 학습 태도와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걱정이다. AI를 이용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학생들의 일상이 되면서 'AI는 점점 똑똑해지는데 아이들은 갈수록 바보가 되어 간다'고 학부모들과 교육 종사자들은 한탄한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유해 콘텐츠(성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 때문에 내 아이가 오염될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이런 불안이 누적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AI가 삶을 편리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자녀 세대의 미래까지 맡길 수 있는 기술인지는 의문"이라는 회의론이 퍼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대중의 불만이 쌓이면 정치를 움직이고 규제를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마가(MAGA) 진영 내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실리콘밸리 출신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가을 중간선거가 다가올수록 전통 마가 지지층인 백인 블루칼러와 뒤늦게 마가와 결탁한 실리콘밸리의 규제 해방론자들 사이에 반목 또한 커질 수 있다. 메타플랫폼스 AI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리 집 뒷마당에는 No...빅테크 여론전 나서 대형 AI 기업과 인프라 사업자들의 경우 막대한 자금을 마련해 데이터센터 증설에 나섰지만 지역사회 반발이라는 벽 앞에 가로막힐 때가 적지 않다.  해당 동향을 추적하는 '데이터센터 워치'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사회의 반대로 차단됐거나 지연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최소 48건, 사업비 규모로는 총 1560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만 지역 사회의 반발로 취소된 프로젝트는 20건에 달해 분기 기준 가장 많았다. AI 인프라 컨설팅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CEO는 "몇 달 안에 오픈AI와 앤스로픽을 겨냥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AI를 싫어한다. AI의 인기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이나 정치인보다도 낮다"고 꼬집었다. 민심이 나빠지자 AI 빅테크들은 여론전과 정치권 로비에 수억 달러의 자금을 들이고 있다. 전력 사용료를 더 내겠다는 약속과 함께 데이터센터는 많은 일자리와 풍요를 가져올 것이라는 홍보전도 병행 중이다. 오픈AI의 글로벌 대외 담당 책임자인 크리스 리헤인은 "AI를 두려움의 관점에서 쉼없이 이야기하면 당연히 두려움을 증폭시키게 된다"며 "에너지 비용과 아동 보호 등 구체적 문제 해결에 집중해 왜 이 기술이 국가와 세계에 이로운지 더 정교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이미지 = 배상희 기자] osy75@newspim.com 2026-05-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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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균 월급 1200만원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 임직원의 올해 1분기 평균 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급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실적 회복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임직원들의 급여 수준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임직원(등기 임원 제외)의 1인당 평균 보수는 약 3600만 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를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매달 1200만 원 안팎의 급여를 받은 셈이다. 이 같은 급여 수준은 동일한 방식으로 추산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07만~3046만 원과 비교해 25% 넘게 뛴 수치다. 지난 2023년 대비 2024년의 증가율이 11.6%였던 점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2배 이상 높았다. [자료=한국CXO연구소] 이번 분석은 공시 제도 변경에 따른 급여 공백을 추산하는 과정에서 도출됐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서식 규칙 개정으로 지난 2021년까지는 분기별 임직원 보수 현황 공시가 의무였지만, 2022년부터 반기와 사업보고서 등 연 2회만 공개하도록 제도가 바뀌면서 1분기와 3분기 급여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소는 과거 1분기 보고서상 성격별 비용상 급여와 임직원 급여 총액 간의 비율이 76%~85.5% 수준으로 일정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해 수치를 산출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별도 재무제표 주석상 성격별 비용-급여 규모는 5조6032억 원으로 파악됐다. 작년 1분기 4조4547억 원에서 1년 새 1조1400억 원 이상(25.8%) 늘어난 규모로, 삼성전자가 1분기 성격별 비용에 해당하는 급여액이 5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급여 규모 자체는 크게 증가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율은 오히려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산출 과정에선 올 1분기 성격별 비용상 급여(5조6032억 원)에 과거 급여 총액 비율의 하한선인 76%를 적용하면 급여 총액은 4조2584억 원, 상한선인 85.5%를 대입하면 4조7907억 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올 1~3월 국민연금 가입 기준 삼성전자의 평균 직원 수인 12만5580명을 대입하면 임직원 1인당 보수는 3391만~3815만 원(월 1130만~1270만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연구소는 두 비율의 중간 격인 81%를 적용해 평균 보수를 3600만 원 내외로 최종 추산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전자는 월급보다 성과급 영향력이 큰 회사이기 때문에 올해 1분기 평균 급여도 이미 지난해보다 25% 이상 늘어 성과급 제외 기준으로도 1억4000만 원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성과급까지 반영되면 연간 보수는 앞자리가 달라질 정도로 한 단계 더 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 소장은 "2022년 이후 분기 보고서 의무 공시 항목이 축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은 경영 투명성 차원에서 직원 수와 급여 현황 등을 자율 공개하고 있다"며 "투자자와 주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의무 공시를 다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 2026-05-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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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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