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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총통 선거현장에서 ] 녹색이 하늘색 덮었다, 차이잉원 압승은 중국에 대한 준엄한 경고

녹색 민진당 지지율 하늘색 국민당 압도
차이잉원 대 중국 강경책 탄력 받을 듯
'대만 민주 이해하라' 차이 회견서 강조

  • 기사입력 : 2020년01월12일 02:52
  • 최종수정 : 2020년01월13일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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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타이베이 = 최헌규 특파원] "녹색(민진당 차이잉원 이미지)이 하늘색(국민당 색깔)을 덮었다"

대만 현 총통인 민진당 총통선거 후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당선자)이 11일 총통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타이베이에서 만난 상당수 유권자들이 보인 반응이다.

이번 선거 최대 이슈는 대만의 정체성을 비롯한 중국과의 관계, 즉 양안관계 였다.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의 정체성과 함께 대만의 대 중국 양안 관계가 최대 쟁점이었던 이번 선거에서 사상 최대인 800만표가 넘는 득표수로 재선에 성공했다.

대만 언론들은 날이 바뀐 12일 새벽까지 개표 상황과 함께 이번 15대 총통선거에 대한 의미를 분석하는 한편 양안 즉 대 중국 관계에 대해 심층적이면서 다양한 전망을 제기했다.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이 대패하고 차이잉원 총통이 민진당 주석 직까지 사퇴할때까지만 해도 그가 재선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탈 원전 탈 중국화 정책으로 경제를 후퇴시켰다는 지적과 함께 지지율은 30%대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친 서민과 경제 살리기 공약을 내건 국민당 한궈위 후보 지지율은 50%에 육박했다.

[뉴스핌 타이베이 = 최헌규 특파원] '이겼다'.  11일 저녁 대만 총통 선거 개표에서 차이잉원 총통의 재선이 확정되자 시내 베이핑 동루 민진당 경선총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이 실황 중개를 보면서 환호성을 터트리고 있다. 2020.01.12 chk@newspim.com

하지만 홍콩 민주화 시위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홍콩 시위로 인해 대만 국민들은 중국 일국양제의 진면목과 그 위험성을 실감하게 됐다". 홍콩사태가 터지면서 지지율은 일순간에 바뀌었다. 일국양제에 대한 거부감이 폭발했다. 차이 총통은 '오늘의 홍콩은 내일의 대만'이라고 주장하며 홍콩사태를 선거 이슈로 내세웠고 전략은 주효했다.

12일 새벽 대만 둥썬(東森)TV는 "이번 선거 결과는 홍콩 민주화 시위가 발생한 이후 일국양제 거부와 독립 지향의 민진당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6월 홍콩 사태가 터지기 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력통일 불사' 발언으로 대만을 압박하고 나선 것도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차이잉원 총통은 중국의 대만위협을 선거 쟁점화 함으로써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차이잉원 총통은 11일 저녁 9시쯤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시간에 국제 기자회견을 갖고 "양안(대만과 중국)은 평등하게 대화해야 한다. 중국은 대만의 민주주의를 이해해야한다"며 대중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또 '친중이냐 친미냐'는 노선 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대만은 자유 민주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11일 낮 택시를 타고 중샤오푸싱 지하철 역으로 이동하던 도중 택시기사가 틀어놓은 유튜브 방송에서는 타도시, 심지어는 해외에서 까지 비행기를 타고 투표를 하러 주민등록지로 가는 유권자가 많았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기사에게 물어보니 대만에는 주민등록지에서만 투표를 할수 있을 뿐 부재자 투표가 없다는 대답이었다.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열망이 그만큼 뜨거웠다는 얘기다.   

통일과 독립에 대한 국민의식도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에 유리한 작용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대만의 50대 이상 세대와 국민당 지지자들은 통일을 주장하는 반면, 50대 이하, 특히 40대 이하 젊은 층과 대다수 민진당 지지층은 '대만은 중국이 아니다'이란 생각이 강하다. 이는 젊은 층 유권자들의 투표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선거 결과로 '92 공식' 즉 하나의 중국이라는 개념은 완전히 유명무실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민진당 싱크탱크 둥스치 주임은 11일 저녁 "대만은 양안관계에 있어 보다 분명한 독립 정책을 지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직 외교관인 대만의 한 지인은 "아마 중국 공산당은 이번 선거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을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의 대만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931만명 유권자들의 선택과 일국양제에 대한 거부는 시대의 흐름이었다며 차이 총통은 그 흐름을 아주 잘 활용한 '행운아' 였다고 말했다.

차이잉원 총통의 행운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19년 한해 내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대만 산업과 기업은 대다수 나라와 달리 오히려 톡톡한 반사이익을 얻었다.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2019년 대만 증시 가권지수는 23.3%의 상승률을 보이며 증시 개설 3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또 눈앞의 단기적 국민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장기적 국익을 위해 노동정책과 연금개혁을 강력히 밀어붙였고 진심이 받아들여지면서 결국 이 역시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는데 큰 힘이 됐다. 

미중 무역전쟁 통에 대만의 미국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국의 2019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64%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보다 유리한 투자 생산 환경을 갖춘 아세안과 인도 등 국가로 생산 시설을 옮기도록 유도한 차이잉원 정부의 '신남향 정책'도 경제 주권을 다지고 민심을 결집하는데 기여를 했다.

타이베이=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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