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 0.41% 내린 1909.71pt 마감...6거래일 연속 하락
금융당국, 주식공매도 규제 강화 등 증시 안정화 대책 검토
"정부 증시 부양정책, 상징적 의미"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정부가 증시 안정화 대책을 내놨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최근 하락장에서 싼값에 주식을 사들였던 저가매수 흐름도 멈췄다.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은 심리적 효과에 그칠 뿐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코스피 추이 [자료=키움증권HTS] |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에서 기관투자자는 99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정부가 필요시 증시 안정 대책 가동하겠다고 나섰지만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도 989억원어치 주식을 팔았고, 개인만 1774억원 순매수로 대응했다.
기관투자자는 최근 하락장에서 7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 방어했다. 특히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지자 연기금 대규모 사자에 나섰다.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을 아우르는 '연기금 등'은 코스피에서 △지난 2일 4626억원 △5일 5207억원 △6일 432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2일(종가 기준)부터 2000선을 밑돌았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 대외 불안전성이 불거지면서다. 전날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고 코스피는 장중엔 1900선마저 내줬다.
정부의 증시 안정화 대책 발표에도 코스피 지수는 요지부동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7.79포인트(pt), 0.41% 내린 1909.71pt에 마감했다. 6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부는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발동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논의 중인 컨틴전시 플랜은 △증시 수급 안정과 변동성 완화를 위한 증권 유관기관 및 기관투자자 역할 강화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 △주식공매도 규제 강화 △일일 가격제한폭 축소 등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그리고 윤석헌 금육감독원 원장(왼쪽부터)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08.07 pangbin@newspim.com |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상징적 수준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날 발표한 내용은 정부가 금융·주식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정도"라며 "그동안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가 주식시장을 방치한다고 느꼈던 투자심리가 이날 회의로 정부가 주가 하락을 지켜만 보지 않겠다는 걸로 바뀌는 상징적 의미"라고 평가했다.
다만 "공매도 제한 조치는 급락을 막는 심리적 기능을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론 주식시장을 받치는 부양정책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기금의 저가매수가 마무리 국면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기금은 이날 코스피에서 361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날 보다 매수 규모는 줄었지만, 6거래일 연속 '사자'를 유지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연기금은 국내 증시가 금융위기 상황을 가정한 역사적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판단에 싼값에 산 것"이라며 "지난 5일까진 계획대로 샀다가 어제 지수가 더 빠지니 추가 매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빠지면 살 수 있겠지만 대내외 여건과 경제 상황이 좋아진 게 아니기 때문에 오늘 같이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 연기금이 들어올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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