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무형문화재의 비명②] 말뿐인 명예보유자..“단물만 빼먹고 버리나”

기사입력 : 2018년10월02일 14:32

최종수정 : 2018년10월02일 14:32

명예보유자 기피 현상 심각..5년 새 절반 이하로 '뚝'
"이름만 거창한 명예보유자 제도..실상은 인간문화재 무덤"

[편집자] 무형문화재는 한 민족의 전통과 얼, 정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척도다. 유형문화재가 옛 선조들의 기술과 지혜의 집약체라면, 무형문화재는 고도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이 함축된 민족의 정체성이다. 하지만 2018년 현재 무형문화재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를 보존하기 위한 예산은 점점 줄어들고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에 대한 예우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전승자들에 대한 ‘처벌’ 중심의 관리체계도 무형문화재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무형문화재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A씨는 최근 당뇨가 심각해지면서 병원을 드나들고 있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전승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병세가 악화돼 체중도 8kg이상 줄었다. 전수조교와 이수자 등 제자들은 “전승활동을 중단하고 문화재청에 명예보유자 지정 신청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A씨를 설득하고 있다.

‘명예보유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활발한 전승활동이 어려운 보유자에 한해 부여되는 특별한 지위다. 하지만 A씨는 최근 동료 보유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명예보유자 신청을 포기했다. 동료들로부터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지원금도 줄어들고 후학도 양성할 수 없는 사실상 이름뿐인 보유자가 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A씨와 비슷한 고령의 동료들 역시 지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같은 이유로 명예보유자 신청을 거부하고 있다.

A씨는 “명예보유자는 국가무형문화재에 평생을 헌신한 전승자들을 예우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로 들었는데 실상은 단물 빠진 전승자 취급에 불과했다”며 “전승자들 사이에서는 명예보유자를 ‘보유자들의 무덤’이라고 부른다”고 토로했다.

◆명예 없는 명예보유자

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명예보유자 제도는 고령이나 병으로 전승활동이 어려운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로 2001년 처음 도입됐다.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기존에 지급되던 전승지원금 대신 특별지원금과 사후 유족들에게 장례위로금이 지급된다. 명예보유자는 문화재청 소속 문화재위원회가 정상적인 전승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하거나 본인이 신청하면 심의 후 지정한다.

하지만 특별지원금이 전승지원금보다 액수가 적고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후학 양성이 엄격하게 금지돼 보유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름만 거창할 뿐 기존 보유자 지위보다 오히려 격이 낮아지는 것과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명예보유자에게 지급되는 특별지원금은 100만원으로 전승지원금 130여만원(취약종목 170여만원)보다 낮다. 특별지원금은 명예보유자 제도 도입 당시 90만원이었으나 13년 동안 고작 10만원이 올랐다. 또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그 즉시 기존의 보유자 지위는 박탈된다. 공식적인 후학양성이 금지되는 셈이다.

이처럼 명예보유자로 지정되면 기존 보유자 지위를 보유하고 있을 때보다 처우가 열악해져 명예보유자 기피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5년 간 명예보유자 지정 현황. [그래픽=임성봉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명예보유자 지정현황’을 살펴보면 2013년 36명이었던 명예보유자는 2014년 30명, 2015년 26명, 2016년 23명, 2017년 17명으로 매년 줄어들다가 올해 16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5년 이내에 명예보유자가 단 한 명도 남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가무형문화재 기능 분야 보유자 B씨는 “지금의 명예보유자 제도는 ‘늙고 병든 보유자는 이 돈 줄테니 그만 현장에서 물러나라’는 말과 같다”며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에게 명예란 목숨만큼 중요한 가치지만 지금은 명예라는 단어만 들어도 모두 소스라친다”고 말했다.

◆“명예도 예우도 없는 인간문화재 거부한다”

문화계는 “명예보유자 제도는 그 이름에 비해 도입 당시 졸속으로 마련되면서 숱한 부작용과 불만을 낳았다”고 입을 모은다. “인간문화재들이 자신들의 배만 불리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두려워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명예보유자 제도가 도입하던 2005년 당시 한국무형문화재총연합회는 “문화재청이 인간문화재의 명예를 위협하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며 비상총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총회에서 제기됐던 주장은 △현실성 없는 특별지원금 △명예보유자 예우 방안 부재 △명예보유자 명칭 문제 등이다. 이 중 명예보유자 제도에 별다른 예우 방안은 포함돼 있지 않고, 단순히 현금 지급 등의 지원만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명예보유자라는 명칭 역시 간호사, 기능사 등에 쓰이는 사(師)자가 아닌 놈 자(者)자를 사용한 점도 인간문화재들의 반발을 불렀다. 이들은 당시 총회에서 “인간문화재를 존중해야 하는 문화재청부터가 무형문화재를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이 제작한 안내 팸플릿. [사진=국립무형유산원]

현재 보유자들은 명예보유자 명칭에서 ‘명예’ 대신 ‘원로’라는 단어를 사용해 줄 것을 문화재청에 요구하고 있다. 명예보유자 제도가 인간문화재의 명예를 드높이기는 커녕 오히려 격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은 “현행 명예보유자 제도는 사실상 예우라고 부를만한 내용이 없다 보니 전승자들이 이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문화재청에 지속적으로 명예보유자 명칭 변경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은 “인간문화재들은 최저임금도 안되는 수입으로 평생 우리 전통의 맥을 잇는 분들”이라며 “국가가 이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예우를 보장해줘야 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imbong@newspi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