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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현장르포] '4선 터줏대감' 양승조 vs '피닉제' 이인제..."충남이 뜨거워진다"

"철새 정치인 왜 나왔나…대통령 있는 당 뽑을 것"
"정치 오래 했으니 '척하면 척'…경력은 무시 못 해"
민주당 양승조 후보 우세 속 "뚜껑 열어 봐야 알지"

  • 기사입력 : 2018년05월31일 18:39
  • 최종수정 : 2018년06월01일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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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뉴스핌] 조현정 기자 = 31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6·13 지방선거의 격전지로 꼽히는 충남도지사의 선거전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충남지사 선거는 천안에서 내리 4선 국회의원을 지낸 '터줏대감'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피닉제(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라고 불릴 정도로 높은 인지도가 강점인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가 맞붙었다.

(왼쪽)충남지사 선거에 나선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 /사진= 각 후보 캠프 제공

충남은 안희정 전 지사가 2010년 당선돼 내리 2선으로 진보 진영의 길을 다졌던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더해지면서 초반에는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안 전 지사,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역풍을 맞게 되자 한국당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역 기반 정당이 뚜렷하게 없는 이 곳은 역대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 진영 어느 한 곳에 표를 몰아 주지 않고 골고루 나눠주는 성향을 보여 '대한민국 정치 지형의 축소판'으로 불렸다.

그동안 선거를 치를 때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남은 최근 젊은 층이 유입되면서 정치색이 바뀌고 있다. 이날 취재진이 충남 아산시 온양 온천, 천안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기자가 만난 10명 중 7명 정도의 민심은 한국당에 아예 등을 돌린 분위기였다.

민심과 마찬가지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이 격차를 보였다. 일단 양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그 뒤를 이 후보가 바짝 쫒고 있어 이번 선거는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누가 이 지역에 깃발을 꽂을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6·13 지방선거의 격전지로 꼽히는 충남도지사의 선거전 열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 조현정 기자 jhj@

◆ 인물 보다는 '당(黨)'…젊은층, 민주당 지지 높아

공식 선거운동 첫 날 양 후보는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발판 삼아 바닥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반면 이 후보는 두 차례 대선 출마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지도를 내세웠다.

양 후보는 '복지' 중심으로, 이 후보는 '경제'에 방점을 찍었다. '복지가 먼저냐, 경제가 먼저냐'라는 화두가 충남지사 선거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온양온천역에서 만난 박모(62·여)씨는 "'복지'나 '경제'나 공약은 다 비슷한 것 같다. 해놓고 안 지키면 그만 아니냐"며 "'공약'보다는 '당'을 봐야 한다. 내 주변은 거의 한국당 싫어한다. 난 (한국당이) 싫어서 민주당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양 전통시장의 상인 이모(49)씨는 "양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질 생각이다. 민주당을 뽑을 것"이라며 "(안 전 지사) 그 일이 투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양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해 "너무 옛날 사람 이미지가 강하다"며 "철새 정치인은 싫다"고 손사래를 쳤다. '철새 정치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탓에 민심을 되돌리기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용화동에 거주하는 이기원(45)씨는 "양 후보를 뽑을 생각이다. 대통령이 있는 당이 낫지 않겠냐"며 "양 후보가 이 후보보다 낫다. 왜 또 나오는지 모르겠다. 뉴스에 빨간 옷만 나와도 나는 채널을 돌려 버린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천안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종인(56)씨는 "손님들이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예전에는 민심이 반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국당 욕을 많이 한다"며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지금 추세로라면 민주당 양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후보는 한물 간 사람"이라며 "자기 입 맛 따라 당을 왔다 갔다 '능구렁이' 같은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천안 시내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종권(48)씨는 "이 당, 저 당 옮겨 다녔던 중심도 없고 소신도 없는 사람이 도지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그런 모습이 미워서 나는 파란색(양 후보) 찍을 것"이라고 전했다.

[천안 = 뉴스핌] 조현정 기자 = 충남은 수도권과 남부 지방의 가교 역할을 통해 선거의 전체적인 흐름을 결정하는 요충지다. 사진은 온양온천역·천안역 전경.

'부동층 표심' 아직 몰라...50대 이상 중장년, 이 후보 지지 많아 "경력 무시 못해~"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민심은 당적과 지지율을 떠나 침체된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 상인 이만옥(72·여)씨는 "먹고 살기 바빠서 누구를 뽑을까 고민할 시간도 없다"며 "지금보다 나빠지지만 않는다면 바랄 게 없다"고 토로했다.

온양온천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52)씨는 "이인제 그 양반은 정치도 오래 하고 참 훌륭한 분이기는 하다"며 "양승조 후보는 잘 모르겠다. 뉴스를 보니까 (양 후보가) 우세하다고 하는데, 이왕이면 힘 있는 사람이 되면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공주가 고향이라는 변호사 조모(41)씨는 "이 후보는 정치인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식견이나 철학이 있는 편인데, 상황 대처 능력은 높지 않은 분 같다"며 "충남에서 (이 후보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충남 사람들 성향상 밀어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젊은 층에서는 민주당 지지가 압도했다. 대학생 박모(23·여)씨는 "제 또래 친구들은 아직 정치에 크게 관여하기 보다는 관심을 이제 막 갖기 시작하는 추세"라며 "문재인 정부가 젊은층이 원하는 정치 모습을 보여 주니까 인식이 좋다"고 평가했다.

20~30대 젊은층이나 40대에 비해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천안역에서 만난 유석렬(76)씨는 "괜히 '불사조'라고 불리는게 아니다. 오래 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라며 "정치를 오래 했으니 '척하면 척' 다 알지 않겠는가. 경력은 무시 못한다. 어련히 알아서 잘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jh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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