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지표·실적 외 거래 기록 등 방대 자료 활용"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스포츠의류 제조업체 언더 아머는 지난달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발표 당일 9% 급락한 뒤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그런데, 이 회사에 대한 데이터를 미리 분석해둔 투자자라면 이러한 상황을 사전에 예상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전문 기관투자자라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기업 빅데이터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28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앞서 언더 아머는 이전부터 홈페이지에 게시된 작업 목록이 감소하고 있었고, 판매 중인 의류의 평균 단가도 하락하는 중이었다. 직장 및 상사 평가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에서는 언더 아머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내부 평가 등급도 하락했다.
이 같은 데이터 분석은 언더 아머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된다. 소비자들의 온라인 활동 중 상당수는 디지털로 기록이 남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핸드폰이나 이메일 사용 기록이 추적되거나 온라인으로 구매한 목록이 모니터링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기업은 홈페이지에 방대한 양의 자료를 게시하며 중앙 및 지방 정부도 작업 결과물의 상당수를 디지털로 남기고 있다.
데이터 회사들은 이 중에서 소비자들의 지리적 위치에 대한 세부 사항이나 소비 심리에 대한 분석 결과를 '빅 데이터'로 만들어서 파는 것이다. 투자 회사들은 경제지표나 기업 실적과 같은 전통적 자료 외에도 이러한 빅데이터의 보고(寶庫)가 향후 자산운용 업계의 서비스 수준을 보강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지속 가능한 수익률을 내려면 투자자들은 계속 늘어나는 자료를 획득하고 분석하며 이해하는 작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지 못하면 급변하는 투자 환경에서 뒤처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 운용사인 맨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샌디 래트레이는 "최소 일주일에 두 번은 데이터 분석 결과에 대한 중요 정보를 주는 사람을 만난다"며 "다른 헤지펀드와 다른 분석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금을 캐러 간 사람들 중 대다수가 빈 손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금이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