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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시대,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아시나요?

기사입력 : 2017년07월04일 11:34

최종수정 : 2017년07월04일 13:29

에너지 절감·신재생에너지 사용
가파도 가사도 죽도 등 운영

[뉴스핌=방글 기자] 작년 한 태양광 전시회를 가보니 ‘에너지 제로하우스 체험관’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외관과 내부, "에너지 제로 하우스가 뭐에요?" 라고 묻자, “벽지와 창호 등이 고단열 제품으로 돼 있어 열이 새어나가지 않게 보호해줍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온수는 지열을 이용해 생성됐고, 조명은 태양광발전으로 반짝이더군요.

에너지자립섬 죽도 모습. <사진=한화제공>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최근 탈원전 등 에너지 관련 얘기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곧 다가올 무더위에 에어컨 없이는 못살텐테 혹시 또 전력 대란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집을 따뜻하게 하거나 시원하게 하는 것,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 이런 기본적인 일들이 외부 전기 공급 없이 가능할까요? 

포르투갈에서는 지난해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청정에너지 공급만으로 107시간 동안 국가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과 석탄화력 발전 없이는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전력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잠깐은 가능하겠지만 말이죠. 태양광이나 지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원전 한 기의 발전량과 크게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에너지 제로’는 이미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국내만 봐도 ▲가파도 ▲가사도 ▲죽도 ▲거문도 ▲조도 ▲우도 등의 ‘에너지 자립섬’을 심심치 않게 찾아낼 수 있죠. 아직은 자동차가 필요 없는 작은 섬에서만 가능합니다.

에너지 제로 하우스는 '돈 벌어주는 집'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전기요금이 안나오기 때문이지요. 물론 생성하고 남는 전기는 되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 100% 에너지 자립은 힘들고 에너지 절감 요소기술과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합쳐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에너지 자립을 실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에너지자립섬 가사도 모습. <사진=효성제공>

여기서 잠깐, 가사도에 살고 있는 한 가정을 잠시 들여다볼까요?

#1. 비가 오는 아침, 가사도에 사는 A씨는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합니다. 물론 온수는 지열을 이용해 데워졌죠. 문제는 헤어 드라이기. 우중충한 날씨 덕에 태양광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비축해둔 전력으로 드라이기를 사용합니다. 냉장고나 TV,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은 가사도 곳곳에 설치된 풍력발전으로 이용할수 있습니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A씨와 같은 일상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1991년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시작된 '패시브 하우스'가 유럽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탓이죠.

에너지 제로 하우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패시브 하우스 형태와 액티브 하우스입니다.

패시브 하우스는 고단열 제품을 사용해 외부로 새어나가는 열을 차단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건축자재가 중요한 역할을 하죠. 반면 액티브 하우스는 태양열이나 지열, 풍력 등을 사용해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에너지 제로 하우스는 에너지 손실을 63%가량 줄일수 있는 패시브 기술과 손실되는 37%를 생성하는 액티브 기술을 접목해 유지되는 셈이죠.

LG하우시스의 고단열 창호 수퍼세이브. <사진=LG하우시스>

때문에 건설업계과 건자재 업계에서도 제로하우스로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LG하우시스와 KCC 등 국내 건자재 업계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고효율 건축자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LG하우시스는 로이유리를 사용해 이중창을 적용하면 냉난방비를 40%까지 절약할 수 있는 고단열 창호를 내놨습니다. 또, 열전도율이 낮고 오랜기간 단열 성능이 유지되는 PF(페놀폼) 단열재도 생산중이죠.

KCC는 유리는 물론 페인트를 통해서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서울 양재동의 현대자동차 연구센터나 경기 창원 센트럴 타워 등의 외관에는 KCC의 고감각 반사유리 ‘썬마일드’가 사용됐죠. 썬마일드의 장점은 가시광선의 실내 유입을 적절히 조절할 뿐만 아니라 태양열 차단을 통해 냉방 부하를 줄여주고 직사광선에 의한 부분적 온도 상승을 막아준다는 데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옥상을 밝은 색의 차열 페인트로 도색합니다. 지붕이 직접 받는 열기 축적을 감소시켜 건물의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죠.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손실을 막기 위해 고효율, 고기능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에너지세이빙을 구현하는 데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CC의 차열페인트. <사진=KCC>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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