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남이섬·쁘띠프랑스 잇는 순환버스 인기
소중한 사람과 걷는 ‘벗길’ 팝콘같은 벚꽃 향연
셔텨만 누르면 그게 바로 수채화 ‘비주얼 폭격’
[뉴스핌=황유미 기자] 직장인 이고은(여·28)씨는 지난 2일 친구와 함께 가평·청평으로 당일치기 뚜벅이 여행(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을 갔다. 차가 없어서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잠시, 가평과 청평의 주요 관광지를 잇는 '가평 시티투어버스'를 활용해 원하는 관광지를 손쉽게 다녀올 수 있었다.
이씨는 "버스 타면서 부족한 잠을 보충할 수도 있었고, 하루종일 순환버스를 자유롭게 탈 수 있어서 좋았다"며 "오전 8시 출발해 아침고요수목원과 남이섬을 방문하고 서울로 돌아오니 저녁 7시 반쯤 됐다"고 했다.
남이섬, 쁘띠프랑스, 아침고요수목원 등 가평·청평의 주요 관광지를 순환하는 가평 시티투어버스. <사진=가평군 제공> |
◆ 뚜벅이의 좋은 친구 '투어버스'
청평과 가평은 'ITX-청춘열차'을 이용해 1시간이면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 거주자들에게 당일치기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게다가 2011년 4월부터 남이섬, 쁘띠프랑스 등 가평·청평의 주요 관광지를 연결해주는 순환버스(가평 시티투어버스)가 도입되면서는 뚜벅이 여행객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졌다.
여행객들은 순환코스 내에서 당일 티켓으로 자유롭게 환승이 가능하다. 이용요금은 1일 기준 성인 6000원, 청소년·어린이 4000원이다.
순환버스는 2가지 코스로 운행이 된다. A코스는 가평터미널·가평역을 출발해 자라섬, 가평레일바이크, 남이섬,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 쁘띠프랑스, 청평터미널·청평역, 아침고요수목원을 방문한다.
B코스는 목동터미널(가평군 북면)과 아침고요수목원을 왕복한다. 현암박물관, 가평레일바이크, 자라섬, 잣향기푸른숲, 취용예술관을 돌아 아침고요수목원까지다.
튤립, 진달래, 야생화 등으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아침고요수목원. <사진=가평군 제공> |
◆ '봄꽃' 즐기고 '닭갈비' 먹고
봄은 꽃의 계절이다.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봄꽃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은 아침고요수목원과 남이섬이다.
가평역에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이동하면 종점인 아침고요수목원에 도착한다.
축령산 자락에 위치한 아침고요수목원은 수목원이라기보다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호칭이 더 어울린다.
대학 원예학과 교수가 원예미학적인 관점에서 주제를 가지고 정원을 꾸며 놨다. 기와집과 함께 진달래, 목련 등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한 꽃들을 만날 수 있는 한국 정원에서부터 수목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하경정원까지 총 23개의 주제로 정원이 꾸며져있다.
길목마다 심은 색색의 튤립과 노랗게 꽃을 피운 산수유나무, 흐드러진 벚꽃 나무가 관람객을 반긴다. 발길 닿는 곳마다 꽃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가족과 연인들을 볼 수 있다.
온실에는 야생화 전시도 진행되고 있다. 15일부터 봄나들이 봄꽃축제도 열린다.
아침고요수목원을 둘러보고 배가 출출해지면 수목원 인근 펜션촌에 모여 닭갈비 전문점을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기존 유명한 철판 닭갈비를 비롯해 숯불 닭갈비를 치즈 퐁듀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수목원 다음의 '임초교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가평 시티투어버스는 표에 나와 있는 주요 관광지 9곳 외에도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3~4군데의 정류장에 추가로 차를 정차한다. 하지만 늘 버스가 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버스 기사에게 정류장을 확인한 뒤 내린다고 말하는 게 좋다.
프랑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쁘띠프랑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유명하다. <사진=가평군 제공> |
◆ 셔터만 누르면 '베스트샷'
임초교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하면 버스는 청평호를 지나 '쁘띠프랑스'에 정차한다.
쁘띠프랑스는 한국 안에 있는 작은 프랑스 문화마을이다. 프랑스를 그대로 옮겨온 것처럼 구성된 주택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시크릿 가든'과 '별에서 온 그대' 등 드라마 촬영지였다. 노랑, 초록, 하늘색의 벽과 주황색 지붕은 주변 자연 경관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 발길 닿는 곳마다 건물,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는 가족과 연인들을 볼 수 있다.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 또 있다. 바로 일본에서 한류 붐을 불러 일으켰던 '겨울연가' 촬영지인 남이섬이다.
메타세퀴어길도 유명하지만 봄에는 수양벚나무 군락지가 장관을 연출한다. 일반적인 벚꽃나무(왕벚나무)와 달리 늘어진 가지 사이로 새하얀 벚꽃이 흩날린다.
남이섬 벗길. <사진=남이섬 홈페이지 캡처> |
남이섬 중앙광장에서 호텔정관루 예약실까지 이어지는 벗길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소중한 사람과 꼭 함께 걸어야 한다고 해서 '벗길'이라 불린다. 좌우로 늘어선 커다란 벚나무들이 팝콘같은 벚꽃망울을 터뜨리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남이섬에서 사진만 찍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스릴 넘치는 짚와이어가 있다. 짚와이어는 남이섬 주차장에 세워진 약 80m 높이의 타워에서 와이어로프에 매달려 남이섬과 자라섬으로 이동하는 레포츠 시설이다. 상공에서 남이섬을 한눈에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