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관련 경계감 여전…변동성 급등 대비해야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지난주 잇따라 신고점을 경신한 뉴욕증시는 이번 주 높아진 경계감 속에 조정 가능성을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 실적에 맞춰졌던 포커스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와 유럽 정책 이슈 등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지난주 기업 시적 호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전망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기업들의 법인세 인하 방안을 수 주일 내로 공개할 것이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를 부추겼고 주요 지수는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2만269.37로 마감되며 한 주 동안 1%가 뛰었고, S&P500지수는 2316.10으로 마감돼 0.8%의 주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5734.13으로 마무리되며 지난 한 주 1.2%를 전진했다.
TIAA 인베스트먼트 수석 투자전략가 브라이언 닉은 “시장의 일일 움직임과 주간 흐름에 정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정책 차원에서 시장 계획을 망칠 일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스트레이딩 수석 시장 전략가 마이크 오루케는 배런스(Barron’s)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변수에 쉽사리 반응하는 시장 패턴이 당장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책에 대한) 실체와 프레임워크가 생길 때까지 지금처럼 잡음에 대한 시장 반응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경계감 속 조정 가능성 ‘모락’
지난주 실적의 경우 투자 심리를 개선시킬 만큼의 양호한 펀더멘털 변화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제너럴모터스 등 대기업들의 실적 부진 소식이 전해지긴 했지만 톰슨로이터 IBES 조사에서는 4분기 실적이 8.4% 개선돼 3분기 기록한 4.3%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올 상반기에도 두 자릿수의 실적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앨저 최고경영자(CEO) 다니엘 정은 실적이 증시를 위로 끌어 올리고 있다면서 “실적 전망이 양호해 올해 견실한 증시 성적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연속 상승에 대한 피로감 누적으로 인해 뉴욕증시는 이번 주에는 조정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시장 리스크로 자리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쉽사리 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이번 주 연준이 트럼프 변수와 더불어 시장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오는 14일과 15일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증언에 나설 예정이라 발언 내용에 따라 시장이 일희일비할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더들은 옐런 의장이 올해 세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다시금 시사할 것인지, 또 다음 인상 시기는 언제가 될 것인지 등을 주목하고 있다.
BMO 프라이빗뱅크 잭 에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분명 (옐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으며,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낮은 공포지수(VIX)는 앞으로 변동성이 급등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CBOE VIX 지수는 10까지 내리며 투자 안도감이 확산됐음을 보여줬다.
◆ 고개 드는 유럽 이슈
배런스는 최근 실적 호재가 눈길을 끌긴 했지만 이제는 유럽 이슈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리스의 경우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이 3차 구제금융 지급을 앞두고 추가 채무경감 필요성을 언급해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은 바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조만간 3차 구제금융 집행 관련 IMF의 검토 결과가 나올 것이며 긍정적 결론이 기대된다”면서도 IMF가 핵심적인 자금 지원 역할을 할지 아직 불분명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위원회(EC) 의장 역시 IMF가 아직 지원 참여 결정을 내리지 못해 3차 구제금융이 무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해 긴장감을 높였다.
오는 7월 전까지 3차 구제금융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리스는 만기가 도래하는 70억유로 규모의 국채 상환에 실패해 디폴트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한편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 등에서 올해 잇따라 예정된 선거는 작년 영국과 미국에서의 포퓰리즘 바람을 이어 받아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다만 메릴린치 전략가 로넌 카르는 유럽 내 실적 성장세가 올해와 내년 미국 기업들보다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시장은 15일 공개될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등의 경제 지표들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