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회장, 시간외매매로 지분 매각...승계 완료
사조시스템즈, 사실상 지주회사로 변경
[뉴스핌=강필성 기자] 사조그룹이 3세 체제로 전환됐다. 주진우(67세) 사조그룹 회장과 그의 장남 주지홍(39세) 사조해표 상무가 보유한 사조그룹 계열사 지분을 시간외 매매하며 사실상 사조시스템즈를 최상위로 두는 지주회사의 구조로 변경된 것이다.
31일 사조그룹 등에 따르면 주 회장은 지난 27일 사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사조산업의 지분 25만주(5%)를 사조시스템즈에 시간외매매를 통해 넘겼다. 이와 함께 주 상무는 사조해표가 보유한 사조산업 지분 5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사들였다.
주 회장은 앞선 지난 8월에도 사조산업 주식 50만주를 사조시스템즈에 매각한 바 있지만 사조시스템이 사조산업 최대주주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거래에서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의 지분 23.7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급부상했고, 주 회장은 14.94%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이어 지분 4.87%를 확보하게 된 주 상무가 3대 주주로, 3.90%을 지분을 가진 사조해표가 4대 주주로 됐다.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가 39.7%의 지분을 보유한 주 상무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그가 사조그룹의 핵심 기업인 사조산업을 지배하게 된 셈이다.
지난 25일 주 상무는 자신이 보유한 사조해표의 주식 20만9880주를 전량 사조산업에 매각한 바 있다. 당시 매각 대금 27억2844만원은 사조산업의 지분 확보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주 상무가 이번에 사들인 사조산업 지분가치는 30억5500만원 수준이다.
시간외매매를 통해 이뤄진 이들의 지분 이동은 일부 예견되기도 했다. 주 회장이 사조시스템즈에 지분을 매각해 3세 체제를 공고히 하리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사조그룹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한 사조시스템즈에 오너가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며 경영승계를 한 것이 사실상 편법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자녀가 최대주주인 회사를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시키고 이 기업에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력 계열사 지분을 매입한다는 것은 사실 전형적인 편법 증여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사조산업은 최근 몇 년간 매출이 꾸준히 하락해 지분을 확보할 비용도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상황. 일각에서는 인위적인 주가하락 유도가 자리했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3세 체제로 넘어간 최근 지분거래 과정에서 주 상무에게 부과된 증여세는 전무하다. 다만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조그룹은 승계 절차를 거의 마무리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사조시스템즈의 투자부문과 사조산업의 투자부분이 각각 분할 후 합병해 지주회사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