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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밀실서 만드는 구조조정 보고서

기사입력 : 2016년08월22일 17:36

최종수정 : 2016년08월23일 06:51

[뉴스핌 = 전민준 기자] 지난 18일 아침 7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홀에 국내 석유화학업계 CEO들이 모였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이수현 삼남석유화학 사장, 홍현민 태광산업 사장, 이완재 SKC 사장 등 업계 상위 8명의 CEO가 한국석유화학협회 주관 ‘조찬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아침 호텔을 찾은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외국계 컨설팅 업체가 작성한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연구용역 중간보고가 이뤄졌다. 컨설팅을 맡은 베인앤컴퍼니는 합성고무와 TPA, 폴리스틸렌, 폴리염화비닐  등 4개 품목을 구조조정 해야 한다며, CEO들에게 그 배경 및 후속조치에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 핵심현안의 하나인 구조조정 보고서가 나왔지만, 이날 현장을 찾은 언론사 기자는 고작 다섯명 뿐이었다. 한국석유화학협회가 행사 일정만 알린 채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은 탓이다.

기자가 “왜 행사 일정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느냐”라고 묻자 협회 관계자는 “협회와 컨설팅기업이 상호 비밀유지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만약 알렸다면 기자들이 몰려 골치 아팠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의 관심을 끄기 위한 전략이 일단 통한 것이다. 중간보고도 문을 철저히 걸어 잠근 가운데 진행돼, 마치 ‘밀실회의’를 방불케 했다.

앞서 한국철강협회도 지난 7월 중순, 서울 가락동 철강협회 회의실에서 보스턴컨설팅그룹과 매출 상위 8개사 대표를 모아놓고 중간보고회를 가졌는데, 사전공지 된 내용이 전혀 없었다.

결국 한국석유화학협회와 한국철강협회 모두 업계의 전반적인 의견을 듣지 않은 채 힘 있는 자들의 입맛에 맞는 방향대로 산업 보고서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중간보고 되는 상황을 공개하고 거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밀실 작업으로 끝나 전혀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보고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철강‧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 애정이 전혀 없는 외국계 컨설팅기업의 손에 과업을 맡겼다는 비난이 거센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베인앤컴퍼니와 BCG에 돈 만 퍼주고 남는 것 없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런 따가운 눈총은 비단 한국석유화학협회와 한국철강협회에만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철강인(人)과 석유화학인의 정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상당히 높다.

정부는 업계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표방했던 것과 달리, 연구용역 시작부터 끝까지 전부 다 관여하고 있다.

실제 기자는 지난 8월 5일 '"동국‧세아제강 키워라", 철근 강관 구조조정 지침 나왔다'라는 제목의 철강업 구조조정 중간보고 결과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직후, 정부 관계자로부터 "내용이 사실과 다르니 당장 내려라"는 전화를 받았다.

기자가 취재 과정 중 "철강업 구조조정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라고 물었을 때는 "아는 게 전혀 없다"고 하더니 제1순위로 전화한 것이다.

한국철강협회는 이달 말,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오는 9월 말 구조조정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져 하나마나한 연구용역 이었다는 거센 비판은 분명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상황이 나타나기 전에 지금이라도 빨리 중간내용을 공개해서 의견을 수렴,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활용할 수 있는 보고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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