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지연 사태 해명 과정서 수차례 거짓말..승객보상도 미흡
[뉴스핌=이성웅 기자] 안전논란이 끊임없던 제주항공이 도덕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최근 엔진고장에서 비롯된 연쇄 운항지연 사태를 고객들에게 해명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거짓말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저녁 7시40분 일본 간사이 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여객기(7C1305편)가 다음날 새벽 1시30분까지 출발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탑승 예정이던 150여명의 승객들은 약 6시간 동안 공항에 발이 묶여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날 운항지연 사태는 앞선 항공기 사고의 연장선이다. 지난 3일 인천을 출발해 사이판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 1대가 엔진고장으로 운항이 중단됐고, 이로 인해 다른 운항 스케줄까지 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여객기 뿐만 아니라 나머지 여객기들도 1~2시간 가량 운항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덕성 논란은 제주항공이 이번 결항사태를 승객들에게 해명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제주항공은 첫 번째 지연(저녁 7시40분~밤 10시35분)이 발생할 당시부터 사실과 다른 사유를 말했다. 당시 탑승을 준비하던 한 승객은 "제주항공 직원으로부터 인천공항에서 급하게 이륙하는 비행기들을 보내기 위해서 해당 편이 지연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항공은 두 번째 지연사태가 발생하자 말을 바꿨다. 안내방송을 통해 “인천공항의 짙은 안개로 탑승이 3시간 더 지연된다”고 안내한 것.
제주항공의 말 바꾸기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해당 항공기 승무원은 승객들이 거듭되는 운항지연을 항의하자 "사이판행 항공기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체편이 없어서 지연됐다"고 설명했지만, 제주항공 간사이 공항 측 담당자는 승객들에게 '기상문제'로 인한 지연이라고 다른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B737 항공기. 해당 사건과는 무관함. <사진=제주항공> |
하지만,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5일 밤 11시 이후 기상문제로 인천공항에 착륙하지 못한 여객기는 없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해당 시간 대에 기상으로 인해 지연명령이 내려진 항공사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거짓된 설명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안전문제 때문에 기상과 관련한 부분은 특별히 신경쓰고 있고, 티웨이항공의 경우도 그 시간대에 지연이 있었던 걸로 안다"고 해명했다.
제주항공의 거짓말 사태가 사실로 드러나면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탑승객들에게 최초 지연된 3시간에 대해서만 운임료의 일정부분을 지연보상금으로 지급했다. 추가지연은 기상문제이기 때문에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제주항공 측 입장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초에 했던 설명은 간사이 공항 직원들의 설명이 잘못됐었던 것 같다"라며 "일반적으로 이번처럼 동결기(운항 불가능한 항공기)가 발생한다면 연결편 문제에 따른 지연으로 설명한다"고 해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