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인재상 '능력' 보다는 '정직'이 우선
[뉴스핌=김신정 기자] 이현순 두산 부회장은 엔지니어들은 연구, 개발도 좋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고등학생, 대학생 8명과 공대 출신 기업CEO와 함께하는 대화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자리는 국내 공학·기술분야 전문가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개최됐다.
이현순 두산 부회장 |
이 부회장은 자동차 엔진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다. 한국 최초로 자동차 엔진을 만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학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자동차에서 30여년 일하다 지난해 3월 두산 경영혁신부문 부회장에 올랐다.
앞서 그는 4년 반 동안의 공군장교 시절에도 비행기 엔진을 사관생도들에게 가르칠 정도로 엔진에 빠져있었다. 군 시절 내내 비행기 엔진의 성능 및 시험 등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 자리에 모인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엔지니어로 일해 보니 공대생들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학창시절 팀플레이 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남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지를 배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이제는 엔지니어들도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마케팅적인 요소도 같이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시장을 먼저 읽고 고객 취향을 파악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두산의 경우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심어주려 노력하고 있다며 "직원 교육 개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두산의 인재로 '능력' 보다는 '정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해외 거래처와 계약시 정직하지 않은 곳과는 일을 같이 하지 않는다는 게 두산의 신조라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의 대처 방법이 궁금하다'는 한 고등학생의 질문에 "글로벌 대기업은 국내 보다는 해외시장이 더 중요하다"며 "현재 두산 직원 60%가 외국인이고 생산설비 55%가 해외에 있을 정도로 해외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중국 리더가 경제성장률을 어떻게 수정하고 바라보는지, 미국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등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외국계 기업 출신 인재들이 두산에 몰리는 비결에 대해선, "두산의 공용어는 현재 영어"라며 "그렇기 때문에 외국계 기업 출신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전체 직원의 60%가 외국인이다 보니 내부 관리직 회의를 할 때도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또 학생들에게 "국내 100대 기업 CEO 중 엔지니어 출신이 10년 전에는 40%였는데 지금은 60%"라며 "사장이 되고 싶다면 공대에 가라"고 조언했다.
국내 대표적인 엔지니어 출신 CEO에는 삼성전자의 권오현 부회장(서울대 전기공학), 윤부근 사장(한양대 전자공학)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울산대 재료공학),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서울대 전기공학),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서울대 전기공학) 등이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