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박 회장 적극 지휘로 입지 급부상..전경련과 대표단체 '신경전'
[뉴스핌=김신정 기자] 박용만 회장이 취임 2주년을 맞은 대한상의가 전경련을 제치고 국내 대표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는 박 회장이 수장을 맡은 지난 2년여간 재계에서의 위상과 역할에서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경제단체는 대한상의로, 박 회장의 적극성 때문에 대한상의 입지가 예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용만 회장 <사진=대한상의> |
두산그룹을 이끈 박 회장의 '패기 넘치는' 리더십은 대한상의에서도 통했다. 박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외교에 빠짐없이 동참해 경제사절단 1순위에 오르며 미주와 중동, 유럽 등지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박 회장은 취임초 재계와 정계 간 소통에 주력하며 경제 5단체와 김무성, 문재인 여야 대표간 간담회를 성사시켰다. 또 여야 정책위의장을 초청해 강연을 여는 등 대한상의가 재계와 정치권의 소통 채널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지난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서경배 아포레퍼시픽 회장을 회장단에 합류시킨 데 이어 올해 초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까지 대한상의에 끌어들이는 등 인적 네트워크의 저력도 과시했다.
이밖에 대한상의 내부 분위기도 바꿔놨다. 회장실 문도 유리문으로 바꾸며 임직원들과의 소통의지를 보였다.
박 회장의 한 측근은 "박 회장의 경쟁 중심이 아닌 같이 성장하자는 특유의 '따뜻한 리더십'이 대한상의에도 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그 동안 경제5단체 중 맏형으로 불리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경제단체 안팎에서 나온다.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한상의와 비교해 지위와 역할이 모호해졌다는 평가다.
대기업들이 회원사인 전경련 회장단 회의 출석률이 줄 곧 저조한데다, 연임하고 있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만의 확고한 리더십을 찾아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2017년 초 임기가 끝나는 차기 전경련 회장을 누가 맡을지 가늠조차 안되고 있는 상황으로 전경련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그 어느때 보다 대한상의가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며 "전경련은 허 회장의 조용한 스타일 때문인지 적극성을 엿보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 전경련과 대한상의 하계포럼 일정이 겹치면서 두 단체간 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전경련이 공교롭게 하계포럼을 대한상의 일정에 맞추면서 '자존심 대결'은 시작됐다. 올해도 전경련과 대한상의 하계포럼 일정이 지난 7월 22일~25일로 겹쳤다. 각각 제주도와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됐다. 기업 입장에선 같은날 어느 단체 포럼에 참석할지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과 대한상의 모두 내부일정과 연사섭외에 따라 일정을 정한 것으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재계에선 2년째 경제단체 순위를 두고 두 단체가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