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발케 등 최측근 비리 연루에 압박 느낀듯
[뉴스핌=배효진 기자]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결국 세계 축구계의 수장직을 내려놓았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과 마르쿠스 가트너 FIFA 재무책임자 등 최측근이 잇따라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데 따른 압박을 견디지 못한 까닭이다.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 회장 <출처=블룸버그통신> |
블라터 회장은 3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축구인들은 이번 선거결과를 기대하지 않은 것 같다"며 "재선거를 실시하는 것이야말로 FIFA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사임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수년간 FIFA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며 "재선거를 실시하는 것 이 외에 대대적인 개혁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제12대 FIFA 회장 선거에 앞서 유럽축구연맹을 비롯한 축구계는 블라터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었다. FIFA 고위 간부 7명이 비리 혐의로 체포되는 등 부패스캔들이 일파만파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은 이를 거부하고 선거에 출마,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를 꺾고 5선 연임에 성공했다.
한편 FIFA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후임자를 물색해 장기간 공석 사태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블라터 회장은 "이른 시일에 후임자를 선출할 수 있도록 임시 총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내년 멕시코에서 열리는 제66회 FIFA 총회의 이전에는 재선거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10월까지는 재선거가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전 세계 축구계는 블라터 회장의 사임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은 "어려웠겠지만 용기있는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길 FIFA 신임 부회장은 "블라터의 사임은 FIFA 개혁이 본궤도에 오르는 데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렉 다이크 영국축구협회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FIFA의 개혁을 위한 첫번째 발걸음으로 세계 축구계에 좋은 소식"이라며 환영했다.
한편 이날 스위스 검찰은 성명을 통해 블래터 회장은 수사대상이 아니었으며 그의 사임결정이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미칠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