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자녀 특혜 취업 의혹을 제기한)언론사에는 정정보도를 청구할 계획으로서 만일 정정보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후보자 및 후보자 가족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법적 조치를 할 계획임을 밝혀 둔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언론과 전쟁을 선포했다. 자녀들의 취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개탄스러운 일', '법적 조치' 등을 내세우는 등 감정 섞인 대응을 하고 있다.
▲정경부 곽도흔 기자 |
후보자 개인으로서는 배우자나 자녀들의 사생활까지 까발려지는 것이 달가울리 없다. 하지만 이는 국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통과의례다.
앞서 인사청문회를 거쳤던 인사들이 그랬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도 전날 청문회에서 자녀가 군 복무시 후방부대에서 편한 보직을 받은 것에 대한 지적을 받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현오석 부총리의 아들은 편법증여와 국적논란에 따른 병역회피 의혹 등을 받았고, 박재완 전 장관도 아들의 스포츠카를 재산신고에 누락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주 한 언론사는 최 후보자 자녀들의 특혜 취업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후보자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재직 시에 후보자 아들이 다니는 회사가 정부의 지원을 받았고 이후 삼성전자에 취업할 때도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또 딸의 경우 모 외국계 금융회사의 인턴으로 월 200만원이 되지 않는 급여를 받다가 최 후보자가 부총리 후보로 유력시되던 시기에 골드만삭스에 취업해 월 89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이에 후보자는 기재부 대변인 명의로 "정확한 근거없이 공직자의 자녀라는 사실만으로 ‘아니면 말고’, ‘의혹 부풀리기’ 식으로 보도하는 관행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 후보자는 해명자료를 만들 때 '개탄스러운' 등의 문구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가 등에서는 최 후보자의 발언 강도가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후보자는 자신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자녀들이 거론됐다는 점에서 흥분했을 수도 있지만 부총리는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로 그 누구보다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필요 이상의 과잉 대응은 언론 길들이기로 비쳐질 수도 있다. 곧 부총리가 될 최경환 후보자의 아들이 우리나라 최대기업인 삼성에, 딸은 글로벌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에 취업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은가.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