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말 삼성 김성윤 타구 악송구로 2실점 허용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준플레이오프 3차전의 승패는 단 한 번의 수비에서 갈렸다. SSG는 뼈아픈 실책으로 스스로 무너졌고, 삼성은 기가 막힌 수비와 행운이 겹치며 웃었다.
13일 대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초반부터 변수의 연속이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쏟아진 비로 인해 1회말 도중 37분간 중단됐고, 경기가 재개된 뒤에는 양 팀 선발투수 삼성의 원태인과 SSG의 드류 앤더슨이 긴장감 있는 투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3회말, 예상치 못한 한 장면이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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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SSG의 2루수 안상현이 13일에 열린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3회 악송구를 하며 2실점을 허용했다. [사진 = 티빙] 2025.10.13 wcn05002@newspim.com |
삼성의 공격에서 1사 후 강민호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뒤이어 류지혁이 1, 2루 사이를 뚫는 안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진 2사 1, 3루 상황, 타석에 들어선 김성윤은 앤더슨의 커브를 잡아당겨 2루수 방면으로 약한 타구를 보냈다. SSG 2루수 안상현이 앞으로 달려들며 정확히 포구했지만, 이후 송구에서 문제가 터졌다.
발 빠른 김성윤을 의식한 탓인지 안상현의 송구는 너무 서두른 나머지 옆으로 크게 빗나갔다. 1루수 고명준이 몸을 날리며 잡으려 했지만 공은 뒤로 빠졌다. 그 사이 3루 주자 강민호가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1루 주자 김지찬까지 전력 질주로 홈을 파고들며 추가 득점을 올렸다. 만약 안상현이 침착하게 송구했다면, 1루에서 재밌는 승부가 나올 뻔했던 장면이었고 최선의 경우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실책은 곧장 2실점으로 이어지며 SSG에 치명타가 됐다.
흔들린 앤더슨은 곧이어 구자욱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고 세 번째 실점까지 내줬다. 결국 SSG 벤치는 3회 도중 앤더슨을 강판시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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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삼성의 2루수 류지혁이 13일에 열린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2회 안상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지 바로 잡지 못했지만 침착하게 병살타를 만들었다. [사진 = 티빙] 2025.10.13 wcn05002@newspim.com |
반면 삼성의 수비는 '운'과 '침착함'이 함께한 장면이었다. 2회초 SSG의 공격에서 최지훈이 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자 김성욱의 파울플라이가 잡히며 한숨 돌렸다. 이어 안상현이 친 강한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삼성 류지혁이 공을 잡는 듯했지만, 순간적으로 미끄러져 떨어트렸다. 위기 상황이 될 수도 있었지만 류지혁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떨어진 공을 재빨리 주워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곧장 1루로 던졌다. 귀루하던 최지훈이 그대로 아웃되었고, 전력 질주하지 못했던 타자주자 안상현도 잡히며 기가 막힌 병살타가 완성됐다. 심판진은 고의 낙구가 아닌 자연스러운 플레이로 판정, 결과적으로 '행운의 병살'이 인정됐다.
물론 삼성도 8회 3루수 김영웅의 실책과 9회 2루수 양도근의 실책이 있었다. 하지만 8회 바뀐 3루수 전병우가 엄청난 호수비로 병살을 만들었고, 9회에도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이었기에 치명적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결국 SSG 안상현의 실책이 두 팀의 명암을 완전히 갈랐다.
삼성은 무너지지 않은 집중력으로 흐름을 가져갔고, SSG는 단 한 번의 실책이 경기 전체를 무너뜨렸다. 결국 '침착한 수비'와 '조급한 실수', 이 두 가지가 이날 승패를 결정지은 핵심 요인이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