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1사 2, 3루서 유격수 땅볼에 2실점 허용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뼈아픈 실책에 발목을 잡히며 LG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시즌 막판 매 경기 결과가 우승 향방에 직결되는 상황에서 나온 패배라 충격은 더 크게 다가왔다.
한화는 25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0-7로 완패했다. 같은 날 선두 LG가 롯데를 꺾으면서 양 팀 간 승차는 3.5경기로 벌어졌다. 한화로서는 뼈아픈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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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포수 최재훈. [사진 = 한화] |
이날 한화는 기대를 걸었던 선발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첫 회부터 흔들렸다. 와이스는 1회말 두산 제이크 케이브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반면 타선은 두산의 에이스 잭 로그의 강력한 구위와 정확한 제구력에 눌려 초반부터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2회까지 한 개의 안타밖에 뽑아내지 못하며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위기는 곧바로 이어졌다. 와이스는 2회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안타를 맞은 데 이어 강승호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무사 1, 2루에 몰렸다. 정수빈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지만, 양석환이 태그업으로 3루까지 파고들면서 상황은 한층 더 불리해졌다. 이어 강승호가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면서 1사 2, 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한화에 치명적인 장면이 터졌다. 김기연의 내야 땅볼을 유격수 심우준이 안정적으로 잡아내며 자동 태그가 가능할 정도의 완벽한 홈 송구로 이어졌지만, 포수 최재훈이 이를 놓치며 포구 실책을 범한 것이다. 잡아야 할 송구를 놓치면서 3루 주자 양석환은 물론 2루 주자 강승호까지 홈을 밟았다. 스코어는 단숨에 0-3으로 벌어졌고, 경기 흐름은 완전히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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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지난 13일 대전 롯데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피칭을 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8.14 wcn05002@newspim.com |
이후 와이스가 조수행과 안재석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더 이상의 실점은 막았지만, 한화 입장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균열이 생긴 순간이었다. 0-1과 0-3은 심리적으로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경기 중반까지 끌려간 한화는 결국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타선은 끝까지 침묵했다. 두산 선발 잭 로그의 공 앞에 8회까지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한 채 영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와이스의 불안한 투구, 타선의 극심한 침체가 겹쳤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최재훈의 치명적인 송구 포구 실책이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뼈아픔이 더 크다. 팀의 안방을 지키며 공수에서 꾸준히 기여해온 베테랑 포수지만 이번 시즌 수비에서의 실책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물론 아직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화는 LG와 대전 홈 3연전을 반드시 스윕한 뒤 남은 3경기에서도 상승세를 탈 경우 LG와 순위 역전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과제다. LG는 현재 매직넘버를 '3'으로 줄여 놓은 상태라, 대전 원정에서 2승만 챙기면 자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다.
결국 한화가 드라마 같은 반전을 꿈꾼다면 남은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이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보여야 한다. 특히 내야 사령관이자 주전 포수인 최재훈이 실책을 딛고 안정감을 되찾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잠실에서의 아쉬운 패배는 분명 뼈아프지만, 아직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 한화가 이번 시즌 홈구장인 대전에서 LG에게 패배한 적이 없었기에 주말 LG와의 운명적인 3연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