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초이자 KBO 전체 4번째 '외국인 15승 듀오'
와이스 "여기서 야구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화가 드디어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라는 걸출한 두 외국인 투수와 함께 '에이스 갈증'을 해소했다.
한화는 무려 14시즌 동안 15승 투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며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2011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15승 투수 부재'는 특히 외국인 선수들에게서 뚜렷했다. 대부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긴 탓에 외국인 투수는 늘 실망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한화 외국인 투수의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은 2018년 키버스 샘슨이 남긴 13승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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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외국인 원투펀치 폰세(왼쪽), 와이스. [사진 = 한화] |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한화가 자랑하는 두 외국인 원투 펀치, 폰세와 와이스가 나란히 15승 고지를 밟으며 한화 마운드의 역사를 새로 썼다. 폰세는 지난달 12일 롯데를 상대로 시즌 15승을 선점했고, 와이스는 9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추가하며 합류했다. 이렇게 한화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 '15승 듀오'가 탄생했다.
10일 기준 성적은 더욱 인상적이다. 폰세는 16승 무패, 평균자책점 1.76, 탈삼진 228개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와이스는 15승 4패, 평균자책점 2.90, 탈삼진 185개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의 존재감은 단순한 팀 에이스를 넘어 KBO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원투 펀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 투수가 시즌 15승을 넘긴 것은 2010년 류현진(16승)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게다가 한화 투수 두 명이 동시에 15승을 돌파한 것은 빙그레 시절을 포함해 이번이 다섯 번째다. 과거 사례를 보면 1989년 이상군·한희민(이상 16승), 1996년 구대성(18승)·송진우(15승), 1999년 정민철(18승)·송진우(15승), 2006년 류현진(18승)·문동환(16승)이 그 영광의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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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폰세. [사진=한화] |
특히 이번 기록은 한화 최초의 '외국인 15승 듀오'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KBO 전체로 시야를 넓혀도 보기 드문 사례다. 단일 시즌 한 팀에서 두 외국인 투수가 나란히 15승 이상을 거둔 경우는 역대 4번째에 불과하다. 앞서 2016년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22승)·마이클 보우덴(18승), 2018년 두산의 세스 후랭코프(18승)·조시 린드블럼(15승), 2022년 LG의 케이시 켈리(16승)·애덤 플럿코(15승)가 같은 대열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9일 롯데전에서 와이스는 15승을 달성하자 "15승은 정말 축복이다. 시즌 초반 몇몇 팬분들이 내게 15승을 할 것 같다는 말을 해줬다. 그 말이 시즌 내내 뇌리에 꽂혔다. 우리 팬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기 때문에 믿음을 꼭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목표를 이뤄내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발투수에게 승리라는 기록은 묘하다. 수비가 도와줘야 하고, 타선에서 득점 지원을 해줘야 하고, 뒤에 나오는 불펜이 어떻게 해주느냐에 영향을 받는다. 모든 공은 우리 불펜과 포수들, 야수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라며 15승을 함께해준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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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지난 13일 대전 롯데와의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 피칭을 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8.14 wcn05002@newspim.com |
구단 최초 외국인 동반 15승에 대해서도 와이스는 "정말 멋진 기록이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큰 영광이다. 지금 여기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하다. 정말 큰 행복감을 느낀다"라고 했다.
9일까지 리그 전체에서 15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폰세와 와이스 단 두 명뿐이다. 이들의 활약은 팀 성적과도 직결됐다. 그동안 한화가 '15승 듀오'를 배출한 시즌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어졌으며, 이 중 세 번은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라갔다.
현재 한화는 정규시즌 15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1위 LG와 4경기 차가 나는 2위에 올라 있다. '15승 듀오' 폰세와 와이스의 원투펀치는 정규시즌뿐 아니라 가을야구에서도 한화의 비상을 이끌 핵심 전력으로 꼽히고 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