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KIA가 또 한 번 아쉬운 판단 하나로 승부의 흐름을 잃고 말았다. 윤도현의 순간적인 머뭇거림이 동점 기회를 없앴고, 이는 곧 팀의 가을야구 희망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KIA는 7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한 점 차 분패를 당했다. 전날 승리로 7위까지 뛰어올랐지만 불과 하루 만에 다시 8위로 내려앉았다. 이제 KIA는 정규시즌 18경기밖에 남지 않았고, 5위 kt와의 격차는 3.5경기까지 벌어졌다. 디펜딩 챔피언에게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단어가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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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 7일 창원에서 열린 KIA와 NC의 경기에서 9회초 KIA의 윤도현의 스윙에 대해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하고 있다. [사진 = 티빙] 2025.09.07 wcn05002@newspim.com |
이날 경기의 결정적인 장면은 9회초에 나왔다. KIA는 0-2로 뒤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윤도현이 스트라이크 낫아웃 상황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장면이 뼈아팠다. 후속타자 박찬호가 솔로 홈런을 기록했기에 윤도현의 출루 실패가 더욱 아쉬웠다.
윤도현은 NC 마무리 류진욱과 맞섰다.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몸쪽으로 빠지는 공이 들어왔고, NC의 김형준 포수가 잡을 수 없는 코스였다. 순간 방망이가 나가다 멈춘 윤도현은 체크 스윙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 잠시 당황했고, 공이 포수 뒤로 빠진 뒤에도 곧바로 전력 질주하지 못했다. 주저하다 뛰기 시작했지만, 특유의 빠른 발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초기 판정은 세이프였다. 하지만 NC 벤치는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체크 스윙과 1루 세이프 판정을 동시에 걸어 전략적으로 대응했다. NC는 왜 2개의 비디오 판독을 동시에 걸었을까. 만약 윤도현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고 가정할 때, 체크 스윙 판독 결과 스윙이 아니면 3볼 2스트라이크로 윤도현이 다시 타석에 돌아와야 했다. 체크 스윙 판독을 했는데 그대로 스윙이었다면 그때 1루에서 아웃/세이프 판정을 보겠다는 것이었다.
결과는 NC가 원하는 대로 흘러갔다. 심판은 스윙으로 판정했고, 이어 1루 아웃이 선언됐다. KIA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였고, 이어진 박찬호의 홈런은 '허망한 한 점'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윤도현이 공이 빠지자마자 전력으로 달렸다면 살 확률은 충분히 있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스윙이었나, 낫아웃인가'라는 혼란 속에 반응이 늦어졌다. 이는 경험 부족에서 비롯된 아쉬움으로 해석된다. 프로 선수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다음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며, 애매한 장면에서는 무조건 뛰는 게 정답이었다.
윤도현의 아쉬운 플레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일 한화전에서도 3루 수비 도중 베이스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상대 주자를 세이프 시켰고, 이 플레이 이후 KIA가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3-21이라는 대패를 당했다. 같은 실수가 연달아 나오면서 윤도현 개인뿐 아니라 팀 전체에도 뼈아픈 결과를 안기고 있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KIA는 아쉬운 순간 하나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채 귀중한 승리를 놓쳤다. 시즌 막판, 디펜딩 챔피언의 가을야구 탈락 위기는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wcn05002@newspim.com